MBC뉴스 화면 캡쳐
MBC뉴스 화면 캡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지역거점병원 등 코로나19 대응 최전선에 있는 의료기관들이 간호사 인력부족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코로나19 환자가 집단 발생한 대구지역의 경우 더욱 더 열악하다. 대구보훈병원의 경우 외부 지원인력 없이 89개 병상을 46명의 간호사가 이틀을 주기로 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 계명대 동산병원은 30명에 가까운 확진환자를 간호사 1명이 책임지고 있다.

여기에다 코로나19 전담병동 간호사들의 경우 인력부족으로 격무에 시달리고도 제공되는 마땅한 휴게공간 없이 병원 장례식장이나 통로의 벤치에서 쪽잠을 자며 환자 간호에 매진하고 있다.

코로나19 전담병원 인근 병원 간호사들도 대거 착출되면서 아이에게 코로나19가 감염될까 두려워 사비를 들여 따로 거처를 마련하는 등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다.

또 마스크, 체온계 등 기본 장비와 방호복 등 보호장구마저 충분히 지급 받지 못하고 있어 코로나19 감염에 그대로 노출되는 사례까지 일부 발생하고 있다.

일반병동에 있는 간호사들 역시 코로나19 전담병원 간호사와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코로나19 환자가 늘어났다고 해서 다른 질병이 있는 환자들이 사라지지 않는 상황에서 동료들이 코로나19 전담병동이나 전담병원으로 빠져나갔기 때문에 두배 이상의 업무를 떠맡고 있다.

그렇다면 코로나19 발생 이전에 간호사가 얼마나 부족했기에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 걸까?

병원간호사회가 매년 조사 발표하고 있는 '병원간호인력 배치현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간호사 1명이 보는 평균 환자 수는 18.5명이다.

이를 종별로 보면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평균 11명을 보고 있는 반면, 종합병원은 18.3명, 병원급은 21.6명의 환자를 담당하고 있다.
 

이는 미국(5.7명), 스웨덴(5.4명), 노르웨이(3.7명) 등 외국과 비교해 보면 적게는 2배 많게는 6배의 노동강도에 이미 어려움을 겪어왔다는 얘기가 된다.

또 이로 인해 많은 간호사들이 병원을 떠나게 되면서 인력부족의 악순환은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경력 간호사뿐 아니라 신규간호사 이직률도 매년 상승해 5년 전인 2015년 33.9%에서 2019년에는 45.5%로 11.6%포인트나 높아졌다. 신규간호사 2명 중 1명은 입사 1년 이전에 병원을 떠난다고 볼 수 있다.(본지 2월 24일자 「1년 이내에 신규간호사 2명 중 1명 병원 떠난다」 기사 참조)

정부도 간호사 근무환경 문제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2년 전 ‘간호사 근무환경 및 처우 개선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간호인력을 늘리고 처우를 개선해 간호사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실제 내용은 아직까지 거의 없다.(본지 1월 23일자 「간호사 처우 개선 대책, 권고와 모니터링 수준에 불과」 기사 참조)

이로 인해 간호사 1명이 담당하는 환자 수는 5년 전인 2015년 17.1명에서 오히려 1.1명이 늘어났다.

특히 간호사들이 가장 많은 근무하는 종합병원의 경우 간호사 1명이 담당하는 환자 수가 2015년 16.2명에서 2019년에는 18.3명으로 2.1명이나 증가했다.

간호계는 이와 관련 “이제라도 코로나19를 교훈 삼아 간호사에 대한 낮은 처우와 높은 업무강도, 간호사 1인당 과도한 환자 수, 간호사의 노동가치를 반영하지 못하는 간호관리료 수가체계 등을 정부가 나서서 과감히 뜯어 고쳐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 “그럴 때만이 간호사 인력부족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고 국민이 기대하는 의료의 질과 간호행위에 대한 서비스 수준도 높아질 수 있을 아니라 코로나19 사태와 같이 국가적인 어려움 이 발생했을 때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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