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청 관계자들이 14일 방호복을 입고 서울 송파구 구립요양센터에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3만9196명으로, 1주 전보다 확진자 수가 약 두 배씩 늘어나는 ‘더블링’ 현상이 이어졌다.
=송파구청 관계자들이 14일 방호복을 입고 서울 송파구 구립요양센터에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3만9196명으로, 1주 전보다 확진자 수가 약 두 배씩 늘어나는 ‘더블링’ 현상이 이어졌다.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상황이지만 고위험군 집단인 요양병원 등 감염취약시설은 여전히 ‘방역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방역당국이 실효적 대책 마련을 미루는 사이 집단감염의 불씨도 번지고 있다.

 

14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2일 경북 지역 한 대학병원의 호흡기 병동 5인실에 입원했던 환자 전원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호흡기 질환자는 코로나19에 더욱 치명적이지만 감염 예방에 구멍이 생긴 것이다. 환자를 돌보던 간병인들도 줄줄이 감염되고 있어 파장은 더 커질 수 있다.

 

한 보호자는 “호흡기 병동이라 특별히 코로나 관리가 될 줄 알고 안심했는데 집단감염 상황이 발생해 당황스럽다”며 “고위험군이라 조심하며 지냈는데 결국 병원 내에서 확진됐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유행 때마다 피해가 집중됐던 요양병원·시설에서도 다시 감염 우려가 번지고 있지만 제대로 된 매뉴얼이 갖춰지지 않아 현장에선 우왕좌왕하고 있다. 한 요양보호사는 “최근 어르신 5명이 잇따라 확진됐다”며 “매일 소독하고, 선제 검사를 하는 것 외에는 여전히 현실적인 매뉴얼이 없어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경기도 파주의 한 요양병원에서는 128명이 집단감염돼 지난 7일부터 코호트 격리에 들어가기도 했다. 간호사를 비롯한 3명이 처음 확진 판정을 받은 지 며칠 안 돼 속수무책으로 전파됐다고 한다.

고위험군이 집단생활을 하는 시설일 수록 감염 예방 대책을 더 서둘러 마련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5차 대유행(지난 1월 30일~4월 24일) 당시 요양병원·시설에서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한 환자는 5541명이었다. 같은 기간 사망자 3명 중 1명이 이곳에서 숨진 것이다. 다른 요양보호사는 “병원의 자체 매뉴얼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지원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요양병원·시설에 환기 설비를 확충하는 등 감염병에 대비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실태조사 단계에 그쳐 있다. 면회 제한 등 방역 강화 조치도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감염에 대한 의료기관의 경각심이 떨어진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실제 수도권 한 요양병원의 경우 의료진이 최근 확진됐지만 밀접 접촉한 환자들에게조차 아무런 공지 없이 쉬쉬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한 종합병원 호흡기질환 병동에서도 얼마 전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동선에 포함된 화장실 소독도 하지 않는 등 기본적 사후 조치도 소홀히 하다가 항의가 빗발치기도 했다.

 

정부는 전날 코로나19 재유행 대응 방안을 발표하면서 요양병원·시설 방역 강화 조치는 특별히 내놓지 않았다. 유행 상황을 지켜보면서 면회 제한, 운영 최소화 등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방역당국이 강조하는 중증화·사망 억제를 위해서도 감염취약시설 대비책 강화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많다. 한 요양원 관계자는 “아직 정부 지침이 나오지 않아 대면 면회를 유지하고 있지만 걱정이 많다”라며 “감염 예방을 위한 선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출처=국민일보(https://www.kmib.co.kr/news/index.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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