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 선별진료소에서 이현아 간호사가 고향인 경북 안동에 살고 있는 어머니 김영숙씨와 영상 통화로 안부를 전하고 있다./뉴스1
대전 유성구 선별진료소에서 이현아 간호사가 고향인 경북 안동에 살고 있는 어머니 김영숙씨와 영상 통화로 안부를 전하고 있다./뉴스1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환자가 발생 이후 지금까지 간호사가 일주일에 3명꼴로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환자를 돌보다가 코로나19에 걸린 간호사들의 감염 경로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아 방역 최일선을 담당하고 있는 간호사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연숙 의원(국민의당)에 따르면 코로나19 첫 환자가 발생한 1월 20일부터 지난달 29일까지 9개월간 코로나19에 감염된 의료인력은 159명이었다. 이중 간호사가 101명으로 의료진 가운데 가장 많다. 특히 이는 일주일에 2.8명꼴로 감염된 셈이다. 이어 간호조무사 33명, 의사 10명, 치과의사 1명, 방사선사, 물리치료사 등 기타인력이 14명이었다.

의료진이 감염된 경위를 보면 병원의 일반적인 진료 과정 중에 코로나19 환자를 통해 직접 감염된 경우가 68명이었고, 확진자 병동 근무 중 감염된 사례가 17명, 선별진료소 근무 중 감염이 4명이었다. 이와 함께 병원 내 방문자나 입원환자, 병원 직원 감염자 등을 통한 병원 내 집단발병으로 감염된 경우는 70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최근 수도권 중심으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면서 간호사 감염이 크게 늘고 있다. 의료인력 감염자는 모두 159명으로, 지난 7월 13일까지의 의료인 감염(133명)에 비해 최근 두 달 반 사이 26명이나 증가했다. 이중 간호사가 22명으로 간호사 코로나19 감염에 가장 많이 노출돼 있었다. 

또 확진자 병동에서 환자를 돌보다가 감염된 의료진 역시 대부분 간호사들로 지난 7월 13일까지는 10명이었고 최근 두 달 반 새 6명이 추가 확진됐다. 이는 확진자를 치료하는 음압병동 등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이 코로나19에 그만큼 많이 노출되고 취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연숙 의원은 “보호장비를 갖추고도 코로나19 병동에서 감염자가 늘고 있어 간호사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면서 “방역당국은 간호사들이 더 이상 감염되지 않도록 감염 경로를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감염 원인이 보호장비나 의료환경의 문제인지, 개인의 부주의인지를 분석해 보호장비 개량이나 장시간 근무 금지 대책 등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한간호협회는 이와 관련 간호사의 업무가 다른 의료 직종에 비해 감염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훨씬 커 생기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간호사들의 경우 보호장비를 입고 오랜 시간 환자 곁에서 일하기 때문에 업무강도가 높고, 과로에 지치기도 쉽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시간씩 코로나19 병동 근무를 요구하는 병원이 많다. 서울의 A병원 간호사는 “4시간 동안 방호복을 입으면 두통이나 어지럼증에 시달린다”며 “화장실에 자주 갈 수도 없어 식사나 물먹기조차 꺼리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신경림 간협 회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환자가 늘면서 간호사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면서 “방역당국이 적극적으로 간호사 안전대책을 세워달라”고 요구했다. 우선 “코로나19 병동 간호사 수를 지금보다 크게 늘려 근무 시간을 1~2시간으로 줄이고, 충분한 휴식 시간도 보장할 지침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병원마다 감염전문간호사 배치를 의무화하고 감염사례를 교육자료로 만들어 전국의 병원과 간호사들에게 보급하고, 감염에 따른 위험수당 지급은 물론 감염자에 대해 별도의 보상시스템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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