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화면 캠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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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전 유튜브 채널에 간호사 태움과 관련된 녹취록 영상이 올라온 뒤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논란이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 녹취록 영상은 ‘성북구 간호사 태움’이란 제목의 2분30초 가량의 파일이다. 19일 오후 5시 현재 18만회를 넘어섰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끊임없이 확산되고 있다.

음성 파일에는 상사로 보이는 이가 A씨에게 큰 소리로 “나와” “일어나” “서 있으라” 등의 말을 했다. A씨는 “그냥 가만히 서 있지는 못하겠다” “왜 벌 받듯 서 있어야 하냐”며 처벌의 합당한 이유를 설명해달라고 했다. 그러나 “명령 불복종이냐” “지시를 못 따르겠다는 거냐” “이유를 설명해 줘야 하냐” “얘기하기 싫다” 등의 음성이 영상파일로 녹음돼 있다.

공개한 녹취록 영상과 관련 A씨는 SNS에 자신은 지난해 졸업한 신규라고 소개한 뒤 이날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A씨는 “당일 아침에 원래 근무시간보다 15분 일찍 스테이션에 도착했는데 30분 더 일찍 오라고 했고 업무량이 많거나 바쁜 병원이 아니어서 그 부분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겨울 며칠 일했음에도 업무시간에 본인(들)은 핸드폰 주구장창 만지면서 신규가 잠깐 만지는 것 보면 폰 보지 말라하거나 한 번의 실수에도 같이 비웃고 무시, 뒷담화, 신규에게 이것도 모르느냐 식의 말, 네네 알겠습니만 강요하는 위에 연차 쌤들 태도 때문에 불만이 많이 쌓여 있어 물론 그때 제 말투가 고분고분 예쁘지는 않았다”며 “따지는 식이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그렇다고) 신규에게 간호과장 및 차지가 스테이션 안에 들어오지도 못하게 했다”면서 “약물 믹스 등 아무 일도 못하게 하고 병원 물품에도 손대지 못하게 했다”며 “다른 간호사 따라다니며 업무(도) 배우지 못하게 하고 복도에 가만히 서 있게 하는 벌을 줬다”고 말했다.

아울러 “실습학생 자리에 앉지 말고 일어나라며 밀고 넘어뜨리는 등 직장 내 폭행 괴롭힘 (녹취록) 영상”이라고 파일에 대해 소개했다. 

특히 A씨는 녹취록 영상에는 없지만“대학병원 수쌤 느낌 과장님이 옛날 같았으면 니 멱살 잡고 밖에서 흔들었다, 부모한테 교육을 어떻게 받아서 말대답을 따박따박 하냐, 너 같은 신규 처음본다 라고 하시길래 세월이 많이 바뀌었죠라고 대꾸했다”며 “과장님은 80먹은 노인한텐 죽으라 하지 그러냐 나는 뭐 뒷방늙은이란 말이냐 너도 10살짜리에게 세월이 많이 바뀌었단 말 들어봐라 기분 얼마나 개○같은지 라고 고래고래 소리질렀다”면서 “따로 면담하는 공간도 아닌 모든 간호사, 환자들이 보는 스테이션 안”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A씨는 “그 후 저를 스테이션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밖에서 서 있게 했고 앉으니까 일어나게 (녹취록) 영상처럼 했다”면서 “처음부터 동영상 찍으려고 한 것도 아니고 그 전에 부모님 언급, 욕설, 고함 등에 충격을 받아서 이건 아니다 뭔가 증거를 남겨 놔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후부터 영상 찍은 거”라고 덧붙였다.

A씨는 “결국 징계위원회가 열린다고 했고 저는 사직서를 쓰지만 징계위원회는 노동청 조사를 피하기 위한 형식적인 것 같다”며 “노동청에서 조사 후 징계 등의 딴 조치가 없었다 해도 병원이 받는 벌금은 30만 원 정도라고 한다”고 말하면서 어이없다고 탄식했다.

끝으로 A씨는 “태움이라는 (걸)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라는 핑계 삼아 당연히 있는 거고 대부분 신규쌤들은 부당해도, 억울해도, 힘들어도 말하지 못하고 참으시거나 부당함을 토로하면 은근히 따돌림, 압박 주는 게 아직까지는 현실인 거 같아 안타깝다”며 “병원 뿐 아니라 모든 직장 내에서 갑질, 괴롭힘, 폭언 폭행은 사라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녹취록 영상이 확산되면서 SNS에는 “복도에 가만히 서있게 하는 벌을 주고 업무에 적응은커녕 아무 일도 배우지 못하게 하는 전형적인 태움이다”, “대한민국 수많은 간호사들이 태움으로 시달리고 있다, 용기있는 자세를 응원한다”, “군대에서도 없어진 군기문화 뿌리뽑아여 한다, “신규간호사에게 응원의 댓글을 달아주자”는 등 A씨를 옹호하는 댓글이 달리고 있다.

한편,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12월 18일 공개한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간호사 10명 3명은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으며 보건의료인력 중 경험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괴롭힘 유형으로는 '폭언'이 가장 많았다. 가해자로 주로 상급자인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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