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지 않고 간호를 말하지 마라”

평생을 간호학자로, 교육자로 살아온 송지호 성신여대 명예교수가 『성취가 성공보다 행복했다』를 출간했다.

자서전 형식의 에세이인 이 책에는 35년을 간호학 교수로 살아온 인간적인, 참으로 인간적인 성취의 여정을 담았다. 성공보다는 성취란 실제를 통해 젊은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주는 시대와 역사성이 녹아있는 감동의 이야기이다.

일과 미래, 그리고 진정한 리더로서, 지장, 덕장으로서 스스로 개척해가는 내일의 희망이 우리를 감통하게 한다. 간호와 그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로 설계해가는 모습에서 가슴 뭉쿨한 감동이 그대로 전해진다.

1학년에서 3학년으로의 월반, 그 당시 국내 최초로 초등학생이 주산 3급에 합격한 꼬마 주산왕. 중학교 입시에서 충남 전체 수석합격. 글짓기대회마다 휩쓴 글짓기 솜씨. 국가장학생 시험합격. 중·고시절 테니스 전국체전 대표선수로 뛰면서도 공부도 1등을 놓친 적이 없는 믿지 못할 성취. 고3때 전국 영어·수학학력경시대회에서 3등입상을 한 것이 계기가 되어 국립의료원(NMC) 간호대학과의 운명적 만남이 시작된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으로부터 전액장학생 입학허가까지 받았으나 간호대학 총학생회장, 전국간호학생회 부회장을 하며 간호의 정체성을 알리려 국립극장에서 ‘나이팅게일 음악회’ 개최, KBS에 출연해 화제를 낳기도 했다.

졸업 후 1년차 햇병아리 간호사가 국립병원 간호사 데모를 주동하여 끝내 간호직 공무원 9급 발령을 8급으로 승급시킨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그 후 대한항공(KAL) 스튜어디스 공채시험 수석 합격. KBS 아나운서 합격. KAL TV 광고모델로 출연. KAL 최초의 기혼여성으로 발령 받는 등 여성이 불이익을 받던 시절 발굴의 능력으로 특별한 대우를 받는 기록을 세운다.
 
이후 NMC의 부름을 받고 간호에 컴백, 교수 공채에서 연구논문 2편 대신 각서로 대체하고 파격적인 교수 발령을 받는다. 학사와 석사, 박사를 9년 만에 이루어내고 전문대 교수들이 박사학위가 전무하던 시절 박사학위를 취득한다. 또한 전문대 교수로는 최초로 투표를 통해 ‘대한아동간호학회’ 회장에 선출된다. 학회장으로서 다국적기업 P&G와 매일유업과의 연이은 MOU를 통해 매년 2억 원을 후원받아 아기상담센터를 최초로 설립해 간호의 위상을 세상에 알린다.

42년간 국립의료원장이 겸직해오던 차관급 학장(총장)직을 간호학 교수로서 최초로 취임한 후 처음으로 보건복지부 장·차관, 실·국장, 산하단체장이 참석하는 확대간부회의에 정규멤버가 되어 또 한 번 간호의 위상을 높인다.     

교수 생활을 하는 동안 내내 3년제 졸업간호사들의 학사학위에 대한 아픔을 해결해 주기 위해 고군분투해 호주대학과 미국대학과의 협약을 맺고 최초로 1년 과정으로 간호학사학위를 취득함과 동시에 해외취업의 문을 열어 주었다. 또 관행적이던 해외취업 커미션 2천만 원을 알선업체들에게 받지 못하게 하는 눈물겨운 노력으로 결국 해외취업의 무료시대를 열었다. 그 과정에서 저항하는 알선업체들로부터 청와대 신문고에 간호사를 팔아넘겼다는 어이없는 고발까지 당하는 전대미문의 수모를 겪으면서도 간호사를 위해 그 뜻을 굽히지 않고 2천만 원의 커미션을 없애는데 성공했다.

법에도 없는 국립대학과 사립대인 성신여대의 통폐합을 성사시킨, 무에서 유를 창조한 간호인으로서의 당당한 이야기. 대학발전기금 1억 원을 기부한 통 큰 노블레스 오블리주. 성신여대 간호대학장 7년간 국내외적으로 최초의 미국대학 의과대학 예과 과정을 간호대학에 설치해 미국 의사를 배출하는 글로벌의과학과의 신설로 장안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성신여대 부총장직을 고사하고 성신여대 교수회 공동회장이 돼 부도덕한 총장 퇴출운동에 앞장서는 등 치우치지 않는 걸음을 험난한 교육자의 길을 걷기도 했다. 올곧은 교수의 본보기가 돼 정년퇴임 후에도 성신여대 총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선출한 총장후보 1위가 됨으로서 간호의 위상과 그 품격을 또 한 번 떨쳤다.

마지막으로 한국간호교육평가원장에 취임함으로서 의료법 시행 후 203개 간호대학의 인증평가를 시행, 완수하고 전문대학 간호과 지정심사를 통해 ‘간호교육 4년제 일원화’라는 간호계 숙원사업을 달성함으로서 마지막 소임을 다한 간호계의 별인 저자의 인간승리의 서사시이다.

끝으로 송 교수는 간호계를 향한 일침도 잊지 않는다. 개인적 탐욕으로 간호계를 휘젓거나 제왕처럼 군림하는 자는 리더라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지금 우리 간호계에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것은 만연된 갈등과 분열을 하나로 아우르고 묶어내는 노력이라며 지도자는 입속의 혀 같은 예스맨들만 주변에 두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지도자에게는 복종하는 사람보다는 함부로 대할 수 없는 불편한 인재도 써야 한다며 아닌 것을 아니라고, 틀린 것을 틀렸다고 말하는 것이 진정한 충성이고 리더는 그런 예스맨이 아닌 사람을 포용하는 포용능력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지금까지 타산지석이 되어 준 모든 이들이 나를 성장시키고 성숙시키는 스승이었다”며 “인생을 돌아보면 성공보다는 최선을 다한 그날의 성취가 내 인생이었고 행복이었다”고 말한다.

아울러 “간호의 자존심과 명예를 걸고 열성을 다해 살면서 이루어낸 성취가 인정받고 공인되며 그 성취를 공유하고 나눔으로써 얻은 보람을 젊은이들과 나누고 싶었다”고 출간 소감을 밝혔다.    720쪽, 기록연 펴냄,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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