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저는 독립운동가인 청암 이하복 선생의 손녀 이미준입니다. 지난 1988년 한양대 간호학과를 졸업한 후 성애병원 보험심사과 과장으로 있다가 미국 St. Samaritan Hospital CP연구소, 메리츠화재 자동차보상지원부 전문사원, 삼성생명 보험의학연구소 수석연구원, 강북삼성병원 미래헬스케어팀 팀장을 거치며 보건정보관리 석사와 간호학 박사까지 취득했습니다. 현재는 국립공주대에서 의료정보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Q. 보험회사에서 근무하다 간호학 박사과정까지 마쳤던 동기가 있다면?

A. 대부분 간호사라고 하면 임상만 길이라고 얘기하는 생각들 사이에서 저는 항상 ‘왜?’라는 질문을 많이 했었고 ‘임상이 아닌 내가 즐기며 행복할 수 있는 다른 길이 있지 않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졸업을 앞둔 시점에서 우연히 보험심사 일을 하게 되면서 제가 즐기며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게 됐고 저한테 잘 맞았던 것 같아요. 병원의 경영을 책임지면서 꼼꼼하게 진료비 심사가 제가 제일 잘할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지요. 또한, 미국에서의 경험은 제가 다른 세계로 꿈꿀 수 있는 또 다른 길을 열어주었습니다. 미국에서 오면서 우연한 기회에 보험사로 가서 간호사가 보험사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곳에서 최선을 다한 결과 박사학위를 받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석사와 박사과정 모두 직장을 병행하면서 진행했는데 이 부분에서 상사, 동료, 가족들의 도움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Q. 간호사인 점이 그동안의 삶에서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A. 지금의 제 모습 자체가 제가 간호사 출신이었기 때문이고 그것은 제게 너무나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간호사가 아니었다면 지금 이 자리에 있기 어려웠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간호사라서 항상 남을 도와주는 습관이 몸에 배어서 나 혼자만의 이기적인 생각보다는 조직과 구성원을 생각하고 대의를 위하는 길을 택하게 되더군요. 그리고 타인과 화합하는 길을 찾고 문제에 대해 반대보다는 대안을 마련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됐습니다.

Q. 임상과 비교해 일반 직장 생활의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A. 간호사는 2년 이상은 임상에서 경험해야 그 이후 무엇을 해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임상 간호사는 어렵고 힘든 직업입니다. 하지만 임상을 평생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끝이 없지만 적어도 2년만 참아내자고 목표를 잡으면 그 길이 생각보다 자신과 잘 맞을 수 있고 그 이후에 다른 길을 찾아도 그 경험은 너무나 소중하고 값진 경험이 될 것입니다. 임상의 경험을 통해 다른 직장도 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 직장의 경우 임상에서 의사의 오더에 의해서 수동적으로 일하지 않고 자기 주도하에 업무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적극적이고 수동적으로 일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사람의 경우는 일반 직장이 더 맞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반면에 직장동료와 성과로 경쟁해야 하는 부분이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고과에 따라 연봉이 달라지고 승진의 기회가 달라서 경쟁을 피할 수 없으며 외국어 능력에 따라 인정의 범위가 달라지는 점 등을 고려한다면 무수한 시간에 대해 자신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Q. 업무 중 성취감을 느낀 최고의 순간과 어렵고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A. 병원에서 보험심사업무를 할 때는 작은 누락도 찾아내서 병원의 경영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행복했습니다. 처음 보험과 발령을 받고 그 전달에 비해 청구액이 2배 가까이 늘었다고 이사님이 간호사를 보험과에서 업무하게 하길 잘했다고 하신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았고 믿어주니까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거 같아요. 그리고 보험사 근무할 때는 선량한 보험고객을 위해 적정보험금을 산정하고 보험금을 지급하고 모럴헤저드 발생을 막고 정책으로 반영될 때 성취감을 느끼곤 했어요. 강북삼성병원 미래헬스케어팀에서는 삼성계열사 임직원 대상의 모바일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임상적 수치가 좋아졌을 때와 건강한 도시 마을 만들기 사업을 통해 건강증진이나 건강관리가 의료비 절감의 또 하나의 대안으로 정착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어렵고 힘든 시간도 많았습니다. 간호 인력으로 생소한 직업에 뛰어들어 타인과 경쟁이 너무 힘들었고 항상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이 존재함에 좌절한 적도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의료계가 아닌 기업의 경우는 여성이 버티고 경쟁하는데 아직도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Q. 의료정보학과 교수님이 되신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A. 본래 교수가 목적은 아니었지만 계속해서 학문을 갈구하고 연구를 하다 보니 주변에서 교수를 추천하기도 했고 오랜 시간 겸임교수를 하면서 교수의 길을 언젠가는 가겠다는 생각을 무의식중에 했던 거 같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교수 임용 공고를 보게 되었는데 제가 그동안 경험한 분야와 또 맞는 전공 분야의 임용 공고였기에 지원했습니다. 평소에 논문을 꾸준히 쓰다 보니 감사하게도 임용이 됐습니다. 교수를 목표로 준비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저처럼 꾸준히 한 분야에서 일하다 보면 기회가 올 수도 있습니다. 저는 현재 건강보험청구심사 과목과 신체손해사정사 관련 과목인 손해사정이론, 보험이론, 제3보험이론 등의 과목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Q.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정상적인 수업이 어려운데, 교수님은 어떠신가요?

A. 처음 임용되자마자 코로나19로 학교 전체가 너무 혼란스러워 저 또한 혼란스러웠습니다. 2주 개강이 연기됐다가 비대면으로 수업이 결정되면서 대면으로 학생을 만나지 못한 채로 강의를 하게 됐습니다. 한양대와 순천향대에서 했었던 동영상 강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학교의 지원도 많고 저 같은 경우는 대면 수업보다 힘든 점이 있지만, 자료 준비하면서 또 다른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사회가 뉴노멀로 변해가면서 시대에 맞추어 적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줌을 이용해 회의도 하고, 수업도 하는 모습을 보며 비대면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생각보다 많아 이런 부분이 지속적으로 발전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동일한 분야로 진출을 원하는 후배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A. 자신에서 엄격하고 쉬지 않고 노력하고 학습하고 남보다 많은 아이디어를 투자해서 경쟁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도전할 마음의 준비가 되면 도전하시라 권하고 싶습니다. 남과 같은 삶이 아닌 다른 삶을 꿈꾸고 스스로 일을 만들고 개선해나가고 싶다면 지금부터 본인이 가려고 하는 직업에 맞는 학습과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을 권합니다. 보험사로 가고 싶다면 신체손해사정사 자격증이나 보험계리사 그리고 언더라이팅 자격인 CKLU 자격증을 취득하면 입사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병원의 보험심사과는 본인이 일하는 병원에서 그 부서로 가고 싶다는 것을 부서장에게 전달하고 자리가 나면 추천받는 방식으로 근무가 가능합니다.

 

Q. 앞으로 새로운 계획이 있으시다면?

A. 새로운 계획은 학생들을 잘 양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우리 학생들이 잘 양성돼 사회에서 꼭 필요한 인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 싶습니다. 저는 이제 10년 안에 정년을 맞게 됩니다. 그동안 제가 경험한 분야를 잘 정리해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을 쓰고 연구자로서 논문도 많이 써서 학문적으로 이바지하도록 노력하고 싶습니다. 이제는 그동안 해온 것들을 잘 정리하고 마무리하는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퇴직 후에는 여행하면서 세상의 다른 모습을 보면서 봉사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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