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안녕하세요 선생님^^ 선생님께서 미국 존스홉킨스 간호대학원에 합격하셨다는 소식 들었어요! 먼저 너무 축하드립니다! 지난 인터뷰 이후로 어떻게 지내고 계셨는 지 근황 한번 알려주세요~!

안녕하세요 이번에도 이렇게 인터뷰 요청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존스홉킨스 간호대학교 박사과정 합격이라는 좋은 소식으로 다시 찾아뵐 수 있어서 정말 기쁩니다. 지난 인터뷰 이후로 굉장히 많은 일이 있었어요. 특히 한국에 방문해서 특강, 강연을 하면서 학생분 들을 실제로 만났던 게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실제로 제 강의를 보신 분들도 많아서 저를 일찍 알아보시고 먼저 다가와서 인사를 많이 해주셨는데 정말 너무 반갑고 행복했던 기억입니다.

 

Q2. 미국 간호 대학원 중에서도 가장 탑이라는 존스홉킨스 간호 대학원에 합격하셨어요! 대학원을 목표했을 때부터 존스홉킨스만 바라보신 걸까요? 다른 대학원 후보가 있었는지 궁금해요!

제가 미국에 이민 오면서 세웠던 굵직한 목표들이 몇 개가 있습니다. “한국에 다시 돌아온다고 해도 미국에서 반드시 학위 하나는 따서 손에 쥐고 오자!”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이왕 미국까지 가 본 김에 미국 대학에서 공부도 해 보고 와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에서였죠. 이민 온 첫 1-2년은 뉴욕에서 간호사로 커리어 개발에 집중하고 적응하는 시간이었고, 3-4년째부터 대학원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정착한 곳이 뉴욕이기 때문에 미국의 East coast(미국의 동부 안가 지역) 특성상 여러 명문 학교와 아이비리그 학교들이 위치해 있습니다. 다양한 학교와 전공의 졸업생 및 재학생들과 직접 만나 이야기도 나누어 보면서 제가 어떤 학교를 가야 할지 선택지를 좁혀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관심 있는 컨퍼런스를 적극적으로 찾아보고 직접 참석하여 대학원 준비를 위한 네트워크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지원할 대학원들의 리스트를 만들고 그중에서 지원 조건과 시기가 맞는 학교들을 표로 정리하고, 또 학풍이나 위치, 커리큘럼 등을 고민해서 대학원 입시를 준비했습니다. 존스홉킨스가 우선순위였지만 감히 제가 합격할 거라고 스스로도 절대 장담할 수 없었기 때문에 여러 군데를 지원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합격한 곳들도 있고, 불합격한 곳도 있습니다. 불합격한 곳이 있으면 반드시 이메일로 레터를 보내서 정중하게 이유와 피드백을 요청했습니다. “제가 왜 떨어졌죠?” 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제가 더 발전할 수 있을까요?” 혹은 “교수진들이 중요하게 보는 가치가 무엇인지, 또 그것을 제가 충족시키기 위해서 조언을 해 주실 수 있나요?”라고 여쭤봤죠.

물론, 그중에 존스홉킨스 대학교는 저의 최우선 순위인 학교였습니다. 존스홉킨스 대학교가 의학의 발전에 역사적으로 큰 기여를 해오고 있음은 다들 잘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최근 소천하신 전 보건복지부 장관 김모임 박사님이 존스홉킨스 대학교 동문이시라는 점도 크게 작용했습니다. 제가 일찍이 간호대학교 학부생 때 그분의 발자취를 처음으로 알게 되었어요. 간호학 전공후 교육, 행정, 정책 수립뿐만 아니라 WHO(세계보건기구)와 ICN(International council of nurses)과 같은 국제기구에서도 주도적인 활동을 하신 분입니다. 존스홉킨스 대학교는 의학, 건강 및 보건학 분야를 이끌어갈 리더를 만들어내는 최고의 대학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점을 존스홉킨스 지원 시 에세이에 포함해서 적었습니다. 간호학을 전공으로 하는 사람으로서 해당 분야 세계 최고의 대학에서 공부를 하고싶고, 그렇게 하기 위해 나는 이러한 과정과 노력을 해왔음을 포트폴리오로 만들어서 보냈습니다. “제 이력서와 포트폴리오에서 보시다시피 저는 제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앞으로도 존스홉킨스 대학에서 그러한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라고 면접에서 말했던 기억이 납니다.

 

Q3. 아직 개강 전이실 거 같은 데 캠퍼스 투어는 다녀오셨나요? 주변 환경은 어떻나요? 존스홉킨스 대학원의 캠퍼스 시설이나 환경이 궁금합니다!

존스홉킨스는 미국 동부의 메릴랜드(Maryland) 주에 속한 볼티모어(Baltimore) 도시에 있습니다. 안타깝지만 볼티모어는 여러 가지 커뮤니티 이슈들이 있는 도시입니다. 빈곤, 치안 문제, 마약,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과 반달리즘(vandalism) 등 여러 가지 해결 과제를 안고 있지요. 학교에서도 이러한 문제를 아주 잘 알고 있고 셔틀버스 운행, 라이드 셰어(Ride-share), 보안요원을 촘촘히 배치, 안전 관련 알림 시스템 등 여러 가지 시스템으로 학생과 교직원들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의 특징 중 하나가 한 골목골목마다, 또 동네마다 분위기가 매우 다르다는 것입니다. 존스홉킨스 본 캠퍼스 주변은 주로 학생들과 연구원, 교직원들이 많이 거주하므로 조용하고 안전합니다. 제가 걱정했던 것 보다 훨씬 더 평화롭고 좋은 곳 이어서 놀랐어요. 학교 캠퍼스는 개교한 지 150년이 넘은 학교답게 고풍스러운 건물과 잔디, 벚꽃나무, 고목으로 둘러싸여 아름다운 공원을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약 730만 자료를 보관하고 있는 도서관, 새로 리노베이션 된 레크리에이션 센터(gym)에는 클라이밍, 수영장 등 최신 시설뿐만 아니라 하이킹이나 바다 스포츠와 같은 데이 트립 여행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어서 인상 깊었습니다. 제가 주로 공부하게 될 곳은 존스홉킨스 이스트 볼티모어 캠퍼스인데, 이곳에 존스홉킨스 병원과 간호대학, 의학대학이 함께 있습니다.

 

Q4. 선생님께서 받으실 커리큘럼 중 어떤 커리큘럼이 가장 기대되실까요?

DNP(Doctor of nursing practice) 박사학위의 특성상 임상 실습이 필수입니다. 제가 전공으로 하는 마취전문간호사 즉 CRNA (Certified registered nurse anesthetist)가 되기 위한 최소 임상 실습 시간은 약 2000시간, 전신마취 케이스 약 850개 이상 실시하여야 졸업 후 면허를 위한 시험에 응시하는 조건이 됩니다. 일반적인 전신마취 케이스는 물론이고 척수마취 (spinal anesthesia), 경막외마취 (epidural anesthesia), 신경차단술 (nerve block), 난도가 높은 기도삽관과 호흡관리 (fiberoptic intubation, video assisted intubation, jet ventilation 등) 또한 모두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수기술에는 수술 중 환자 생명 유지에 필요한 모든 스킬을 포함합니다. 환자가 심장수술을 한다면 폐동맥압 카테터(pulmonary artery catheter)나 중심정맥관(central vein catheter) 삽입, 동맥 혈압 감시(arterial blood pressure monitoring) 카테터 삽입 등이 필요하겠죠? 필요시 초음파 장비를 사용하기 때문에 관련된 의료 장비를 다룰 줄 알고 영상 이미지를 판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모든 것 또한 CRNA program 실습 기간 동안 배우고 수행하게 됩니다. 또한 과마다 실습 케이스를 채워야 합니다. 신경외과(neurosurgery), 이식수술(transplant), 소아(pediatric), 개심술(open heart surgery), 산부인과(obstetric), 트라우마와 응급수술에도 대응할 수 있어야 하죠. 이러한 점에서 존스홉킨스라는 최고의 시스템에서 정말 다양한 케이스를 접하고 공부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가 됩니다.

 

Q5. 대학원을 준비하시는 데에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특히나 존스홉킨스 대학원이라 합격 컷도 높았을 거라 생각됩니다!

미국의 대학원은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지원자를 평가하는데, 굵직 굵직한 평가 항목은 아래와 같습니다.
- GPA : GPA란 Grade Point Average의 약자입니다. 쉽게 말해서 학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한국은 4.5점이 만점이지만 미국은 4.0 만점으로 환산하여야 합니다. 이 환산을 해 주는 기관(World Education Service)이 있기 때문에 미리 해 두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물론 학점은 높으면 높을수록 좋습니다만, 저는 학점이 높은 편이 아닙니다. 그래도 경쟁력 있는 학점을 말씀드리자면 4.0 만점에 3.5 이상이면 좋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이미 지나간 학점을 후회해도 어떻게 하겠습니까…? 학점이 저처럼 낮아도 충분히 다른 요소로 보완이 가능하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또한 프리레퀴짓(prerequisite = 선행학습)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유독 학점이 낮은 과목이 있다면(C이하) 해당 과목만 지역의 근처 college에서 새로 수강해서 학점을 재이수하는 방법입니다.

-경력 : 임상 경력은 간호학 대학원 진학의 특징인 듯합니다. 특히 저처럼 마취전문간호사(Certified Nurse anesthetist) 과정일 경우에는 RN(Registered Nurse)로써 중환자실 경력 최소 1-2년을 요구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생들이 중환자실 경력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응급실, 병동, 시술, 수술실 등 다양한 경력에서 시작하였다가 중환자실로 옮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 기타 대외 활동 및 리더십 : 미국의 대학원은 학생의 Personality(인성)과 Emotional intelligence(감성지능)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학생의 스토리를 듣고 싶어 합니다.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어떻게 대응하는지, 스트레스 상황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는지(회복탄력성, resilience), 그런 경험이 있는지 등을 보여주면 좋습니다.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을 보여주는 좋은 예시가 봉사활동이죠, 반드시 봉사활동이 아니더라도 지원자가 사회와 세상에 어떠한 열정을 가지고 있는지 보여 줄 수 있으면 됩니다. 저의 경우는 한국에서 이민 와서 힘들었던 점을 어떻게 이겨 냈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책임간호사와 프리셉터로 역할을 확장하여 사람들을 교육할 수 있는 위치에 오기까지 여정, 동시에 프셉마음-심혈관계편 도서를 집필하고 지속적으로 후배 교육 활동을 해 온점 등으로 저라는 사람에 대해서 보여 줄 수 있었습니다. 간호사로서 중환자실에 full-time으로 일을 하면서 코로나 판데믹을 뉴욕에서 직격탄으로 맞이하고, 그 와중에도 시간관리를 해서 짬짬이 도서를 출판했다는 것도 어필할 수 있었습니다.

- 에세이 라이팅 : 제일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Essay writing이라고도 하고, personal statement라고도 합니다. 같은 간호 대학원이라도 세부 전공별로도 주제가 상이 할 수 있습니다. 대학원 과정을 마칠 수 있는 학업적인 능력과 시야, 학생의 발전 가능성, 작문 스킬 등을 종합해서 평가합니다. 사실 서류에서 우리는 다 비슷비슷해 보이거든요. “나”라는 사람을 직접적으로 입학 담당 교수님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이러한 것들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약 선발 인원의 3-4배수를 면접을 보게 됩니다. 면접을 보고 난 뒤에 결과를 기다리시면 됩니다. 이 시간이 가장 힘든 시간입니다. 합격 후 존스홉킨스 오리엔테이션 때 교수님께서 하셨던 말씀 중에 기억에 남는 말이 있습니다. “You are chosen for a reason. The competition is over. Welcome to John Hopkins”

 

Q6. 미국에서 대학원을 준비하시는 선생님들께 이것만은 꼭 준비하라고 하고 싶은 부분이 있을까요?

간호대학을 다니는 학생이시라면 학점을 잘 관리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이 부분이 부족했기 때문에 더 그렇게 느끼는 것 같아요. 4.0 만점으로 보았을 때 최소한 3.0은 넘어야 합니다. 경쟁력 있는 학교를 준비하신다면 3.5 이상이면 좋습니다. 특히 교양과목 보다 전공과목, 굵직 굵직한 과목, 과학 과목 (수학, 화학, 생리학 등)의 학점만 따로 보는 학교도 있으니 이런 과목은 저처럼 포기하지 마세요……(저는 미국에 와서 프리레퀴짓으로 재수강해서 겨우 메꾸었습니다)
이미 학교를 졸업하신 간호사이시라면 차지널스, 프리셉터, Quality improvement나 위원회 활동에 관심을 가지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리더십이 정말 중요한 평가 항목이거든요. 또한 이러한 활동을 하면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에게 추후 대학원 입학 준비 시 추천서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미국에서는 여러 가지 추가 자격증(certification)이 많습니다. 저도 자격증을 세 개를 추가로 취득하였는데요, 이러한 점이 학문적인 성취와 학습능력을 보여줍니다.

 

Q7. 대학원 생활에 대한 선생님만의 목표가 있으실까요?

존스홉킨스에서 박사학위를 따고 졸업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정말 큰 목표이고 제 인생에서 큰 도전입니다. 지금 목표는 무사히 졸업하는 것입니다. 제 주변의 다른 간호사 친구들이 전문간호사 석사 과정을 마치고 졸업식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있어요. 학사모를 쓰고 가운을 입고 있는 모습이 정말 멋있어 보였습니다. 저도 언젠가 존스홉킨스 교정에서 학사모를 쓰고 학위수여식을 하는 모습을 상상하고 있습니다.

 

Q8.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미국에서 대학원 진학을 고민 중이신 선생님들께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실까요?

미국에는 간호학에서 석/박사를 결합할 경우 정말 다양한 전공들이 있어요. 이 전공과 진로들에 대해 소개를 드리고 싶습니다.
석사 학위를 MSN (Master of Science in Nursing)이라고 합니다. 해당 전공에는 Informatics(정보학), education(교육학), administration(행정), leadership and management (리더십 및 관리학), health care politics (보건정책학), public health(공공보건)가 있고 또한 잘 아시는 NP(Nurse practitioners, 전문간호사) 과정이 있습니다. NP의 세부 전공 또한 Acute care NP (응급, 급성기 전문), Primary care NP (예방, 1차 의료 전문), Family NP (가정의학), Neonatal and pediatric (신생아 및 소아), Psychiatric mental health NP (정신과), Women’s health (여성 건강) 등 아주 다양한 전공이 있습니다.
박사 학위에는 두 가지 큰 길이 있습니다. DNP(Doctor of nursing practice)와 PhD(Doctor of philosophy)입니다. 이 두 과정의 큰 차이점을 설명드리자면 DNP는 임상 실무, 직접적인 환자 관리, 근거중심실무(evidence-based practice)를 도입하는 박사과정입니다. 금방 말씀드린 NP 과정과 제가 하는 마취전문간호사 과정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PhD 과정은 리서치, 연구, 새로운 지식과 실무를 개발하는 박사과정입니다. 교수직, 정책연구가, 교육학전공, 리더쉽 포지션(Nursing director, chief nursing officer 등)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여러분들은 앞으로 어떤 공부를 더 해보고 싶은가요? 본인이 미래에 어떤 모습이기를 원합니까? 학부 전공인 간호학 위에 석/박사는 무엇을 컴바인해보고 싶은가요?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무궁무진한 것이 간호학의 큰 매력입니다. 그리고 그 기회를 극대화해 주는 것이 바로 미국 간호계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 중에서 제 동문이 또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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