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 정원 확대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줄사직으로 대구시내 상급종합병원들이 진료에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일부 병원에서 입사를 앞둔 예비 간호사의 수를 줄이는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다음달 1일 대구 한 대학병원에 입사가 예정돼 있던 간호사 A씨는 27일 "입사가 미뤄졌다"는 통보를 받았다.

한 병원이 입사 예정 간호사에게 보낸 문자.
한 병원이 입사 예정 간호사에게 보낸 문자.

병원이 보낸 문자메시지에는 "전공의 사직으로 의료공백이 지속되면서 부득이하게 입사 인원을 37명에서 14명으로 대폭 줄이기로 했다"고 돼 있었다.

A씨는 "입사를 앞두고 오리엔테이션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런 입사 연기 통보를 받아 황당했다"며 "전공의 줄사직으로 병원 내 다른 직역에도 불똥이 튀는 경험을 미리 한 셈"이라고 푸념했다.

이에 해당 대학병원측은 전공의 사직으로 진료 규모가 축소되면서 신규 간호사들을 투입할 현장이 줄었다는 입장이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입사 예정 인원을 모두 교육하고 업무에 배치하기엔 병원 사정 상 무리가 있다고 판단해 일부 인원의 입사 일정을 조금 미룬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입사 취소가 아니라 연기인데 메시지를 보내는 과정에서 단어 선택이 잘못된 것 같다"면서 "오해할 여지가 있어 내용을 정정해 입사 연기 대상자들에게 다시 보냈다"고 덧붙였다.

전공의 줄사직 여파가 여러 분야로 확대되면서 정부는 의료계에 대한 압박의 수위를 점점 높이고 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26일 브리핑에서 "미복귀자에 대한 사법처리를 위한 법률 검토를 모두 마쳤다"고 압박했다.

이어 "개원가 중심인 대한의사협회(의협)가 법적으로 의사 전체를 대변하는 구조인데, 필수의료 정책은 개원가보다는 병원 쪽에 적용되는 게 많다"면서 "병원계, 개원가, 전공의, 대학교수 등이 모여 대표단을 구성한다고 하면 정부가 그에 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일부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 복귀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차관은 "일부 병원에서는 전공의들이 꽤 복귀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대해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정말 위급한 경우에 잠깐 병원에 들러 교수들을 돕고 가는 경우는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정말 잠깐 머물렀다 가는 경우가 많아서 복귀율에 잡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의협 비대위는 의대 증원 정책의 '원점 재검토'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의료계 전체 대표성도 의협에 있다는 입장이다.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정부가 의협 비대위는 일부 의사의 단체인 것처럼 장난질을 치고 있다"며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과 의대생은 뜻을 같이한다고 했고, 전공의협의회 회장은 비대위 위원"이라고 강조했다.

 

출처: 매일신문(https://www.imaeil.com/page/view/2024022714390985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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