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5회 도너패밀리 장학회 장학생으로 선정된 이현주 씨(오른쪽)와 뇌출혈로 지난해 10월 세상을 떠나며 7명에게 장기 기증을 한 어머니 조미영 씨가 2022년 3월경 함께 있는 모습. 이 씨 제공

“어머니께서 보여주신 사랑을 다른 사람에게 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올해 3월 간호대 입학을 앞두고 있는 이현주 씨(19)는 19일 서울 서대문구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서 열린 ‘도너패밀리(Donor Family) 장학회’ 장학금 수여식에서 “어머니는 존재 자체가 삶의 버팀목이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씨의 어머니 조미영 씨는 지난해 10월 1일 4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뇌출혈을 겪었던 조 씨는 사망 당시 심장, 폐, 간, 신장, 각막 등을 7명의 환자에게 기증했다.

평소 장기를 기증하고 싶다는 어머니의 뜻을 가족들이 존중해서 내린 결정이었다.

어머니의 사망과 장기 기증을 지켜본 이 씨는 간호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어머니처럼 새 삶을 선물하고 싶었다.

이 씨는 “병원은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곳”이라며 “그곳에서 어머니가 삶의 의미를 느끼며 마지막 순간 그랬듯(장기를 기증했듯), 저도 환자들의 회복을 돕고 싶다”고 했다. 이어 “어머니의 생명을 이어받은 분들이 건강을 회복해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일을 하며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길 바란다”고 했다.


장기기증운동본부는 이날 이 씨를 비롯해 뇌사 장기기증인 유자녀 14명을 도너패밀리 장학회 장학생으로 선발하고 장학금을 전달했다. 장기기증운동본부는 2020년부터 도너패밀리 장학회를 만들어 장기기증인 자녀들에게 학비를 지원하고 있다. 도너패밀리란 장기기증인 가족을 뜻한다.

이날 장학금을 받은 이은희 씨(22)도 분만실 간호사로 일하다 장기를 기증하고 2017년 세상을 떠난 어머니 강선주 씨의 뜻을 이어받아 간호학과에 재학 중이다.

주말엔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주중엔 학교에서 공부한다는 이 씨는 “엄마가 자랑스럽다”며 “하늘에 있는 엄마에게 ‘걱정 말고 간호사가 되는 모습을 지켜봐 달라’고 전하고 싶다”고 했다.

박진탁 장기기증운동본부 이사장은 “자녀들이 부모님의 고귀한 생명 나눔에 자긍심을 갖고 자신의 꿈과 역량을 마음껏 키울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사랑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출처 : 동아일보 (https://www.donga.com/news/People/article/all/20240219/1235945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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