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간병통합서비스 2년 연속 전국 1위를 기념하는 ‘부산고려병원 송년의 밤’ 행사에서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왼쪽에서 두 번째) 선장이 무릎 인공관절 수술 때 자신을 돌봐준 간호사에게 감사의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 부산고려병원 제공
간호간병통합서비스 2년 연속 전국 1위를 기념하는 ‘부산고려병원 송년의 밤’ 행사에서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왼쪽에서 두 번째) 선장이 무릎 인공관절 수술 때 자신을 돌봐준 간호사에게 감사의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 부산고려병원 제공

'간병 지옥’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간병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됐다. 간병비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하루 11만~16만 원에 이르는 간병비를 환자가 모두 부담해야 한다. 한 달에 400만 원 안팎의 간병비를 부담해야 해 ‘간병 파산’이란 말도 생겼다.

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팀을 이뤄 환자를 돌보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이하 통합서비스)가 지난 2015년 도입됐다. 가족이나 간병인을 대신해서 간호사가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욕창 방지, 대소변, 식사 보조 등의 지원을 한다.

그러나 통합서비스가 제공되는 의료기관은 아직 일부에 불과하다. 특히 대학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에서 이런 서비스를 받기 위해선 오래 대기해야 하고 경쟁도 치열하다.

이에 정부와 여당이 지난해 말 ‘국민 간병비 경감 방안’을 발표했다. 통합서비스 이용자를 지난해 198만 명에서 오는 2027년 400만 명까지 늘려 간병비 부담을 10조 7000억 원 줄이는 게 목표다. 요양병원의 경우도 내년부터 시범사업으로 입원 환자 간병비 일부를 정부가 지원하기로 했다. 보건의료계가 일제히 환영하고 나섰다.

부산고려병원(이사장 김철)은 최근 ‘2023년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성과평가’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주관으로 전국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등 565곳 의료기관이 평가에 참가했다. 그런 가운데 부산고려병원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전국 1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김철 이사장으로부터 국민 간병비 경감 방안의 의미와 2년 연속 전국 1위 성적을 만들어낸 과정에 대해 들어봤다.

-최근 정부가 ‘국민 간병비 경감 방안’을 발표했다. 이미 통합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는 부산고려병원 입장에서 이번 발표를 어떻게 바라보나.

“환영할 일이다. 좀 더 많은 병원에서 통합서비스를 실시해 빠르게 정착되길 바란다. 제도를 시행한 지 몇 년이 지났기 때문에 이제는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체크해 볼 때가 됐다. 재원 확보가 관건일 것이다. 건강보험 재정에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 재원을 충분히 확보하고 더 많은 간호인력을 배치해 근무여건을 개선해 주는 것이 급선무다.”

-상급종합병원의 4개 병동만 통합서비스를 제공해 이용자 제한이 많다. 공급 상황이 어느 정도인가.

“지난해말 전국 병상수 기준으로 통합서비스 시행률은 30%에 불과했다. 통합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입원 환자가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앞으로 상급종합병원도 통합서비스 제공 병동을 점차 늘린다고 하고, 요양병원까지 순차적으로 적용한다니 점차 나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고려병원 김철 이사장. 부산고려병원 제공
고려병원 김철 이사장. 부산고려병원 제공

-일부 병원에서는 손이 덜 가는 경증 환자 위주로 운영한다는 불만이 나오기도 하는데.

“실제로 치매 환자나 미성년자, 아주 심한 중증 환자는 입원을 못하는 경우가 있다. 대학병원에서도 환자 상태에 따라 보호자가 상주해야 한다고 미리 고지하는 경우도 있다. 중증 환자가 입원하면 간호인력이 일대일로 전담해 그 환자만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병원은 현재 간호사 1명이 환자 12명을 담당한다. 경증 위주가 아니라 간호사대 환자수 기준에 따라 입원을 시키며 개별 병원 특성에 맞게 입원 요건을 갖추고 있다.”

-좋은 제도인 것은 분명한데 더 많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그런 와중에 고려병원이 통합서비스 평가에서 2년 연속 전국 1위를 할 수 있었던 비결은.

“타 병원의 통합서비스 시행률이 30% 수준인데 비해 우리는 전병상 전병동에 걸쳐 100% 시행을 하고 있다. 누구보다 빨리 서비스를 시작했기 때문에 압도적으로 우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또 그동안 7년 연속 선도병원에 지정되면서 많은 경험을 축적하고 있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입원 환자들의 만족도는 어떤가.

“환자 입장에서 간병비 부담이 줄어든 것에 대한 만족도가 무엇보다 크다. 하루에 간병비를 2만 원 정도만 부담하면 되는데 개인 간병인에 비해 6분의 1 수준이다. 보호자가 없어도 불편을 느끼지 않게 간호인력들이 모든 생활을 꼼꼼하게 케어해 준다. 식사 때 반찬을 잘라준다거나, 침상 정리, 샤워 등 혼자서 못하는 일들을 도와줄 때 환자들이 아주 고마워한다.”

-통합서비스 시행 이후 병원에 어떤 변화가 생겼나.

“병실에서 간병인이 사라졌고, 보호자도 없어졌다. 면회객을 제한하면서 병원 전체가 쾌적해졌다. 근무여건이 개선돼 직원들의 만족도가 올라가고 있는데 그 이상으로 환자들이 만족한다. 경영 입장에서는 간호인력이 늘어나 인건비 부담이 커졌지만 서비스가 정착되면서 병원 전체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의미있는 변화이기에 충분히 감내할 가치가 있다고 믿고 있다.”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

“아프다, 힘들다는 말만 하던 환자들이 두 발로 걸어 퇴원하면서 고맙다는 인사를 남길 때는 힘든 마음이 거짓말처럼 싹 달아난다. 무뚝뚝하고 까탈스럽게 대하던 어르신들이 나가서 친구들한테 우리 병원 추천해 주겠다고 하실 때 정말 보람을 느낀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은.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이 총상 후유증으로 지난 3월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았다. 보름가량 재활치료를 받은 후에 걸어서 병원에서 퇴원했다. 소문을 듣고 우리 병원을 직접 찾아 왔는데 통합서비스를 받으면서 정말 만족해 하셨다. 지난 주말 병원 송년회에 직접 찾아와 그때 돌봐준 간호사들에게 꽃다발을 전해 주셨다. 병원을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말에 많은 직원들이 감동했다.”

-향후 계획이 있다면?

“원대한 계획을 따로 세운 것은 없다. 다만 우리가 실천하는 서비스가 대한민국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기준이 된다는 마음으로 진료 프로세스를 다듬고 또 다듬어 나갈 것이다. 퇴원 때 웃어주는 환자들의 표정을 기억하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겠다.”

 

 

출처: 부산일보(https://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4010117234388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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