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안녕하세요 선생님^^인터뷰를 수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이런 좋은 기회를 주신 포널스 선생님들께 감사합니다. 저는 현재 강원대학교병원 내시경실에서 근무하며 인스타툰을 그리고 있는 간호사 ‘앓음’입니다. 이전에 타 병원 내과 병동에서 5년 정도 일을 했으며, 현재 내시경실에서는 4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Q2. 간호사가 되기로 결심하셨던 계기가 있으셨나요? 내시경실이라는 부서 또한 본인의 원티드 부서였는지 궁금합니다.

간호사가 되기로 한 결심은 아예 없었어요 . 그냥 성적 맞춰서 간호학과를 갔고 간호사가 되었습니다. 내시경실 부서 또한 제가 원티드한 게 아니에요. 저는 애초에 신규 때부터 내과 병동에서 일을 시작했고 5년 동안 내과 병동 있었던 터라 강대병원으로 이직하면서 내과 병동으로 원티드를 했는데 그 당시 내시경실 인력이 부족하으로 반강제?적으로 내시경을 부서로 이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제가 익숙하던 내과 병동이 아닌, 생각지도 못한 내시경실 부서 발령 자체가 정말 짜증도 많이 났고 차라리 다른 병원으로 이직할까 고민도 많이 했는데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그게 신의 한 수가 아니었을까 해요. 솔직히 그때 부서 발령 아니었으면 저는 아예 내시경실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내시경실만의 매력 자체를 몰랐을테니까요. 지금 저는 병동에 있을 때보다 더 재미있고 자부심 가지며 일하고 있습니다.

Q3. 내시경실 간호사의 업무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내시경실은 건강검진 및 외래환자 내시경, 병원 입원 환자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다들 알고 계신 위, 대장 내시경뿐만 아닌 췌담도 내시경, 소장 내시경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로 건강검진으로 위, 대장 내시경을 하며 입원환자 대상으로는 melena, hematochezia, hematemesis, Cancer , CBD Stone , E.varix, Polyp 등등 다양한 Case가 있으며 그에 따른 처치 및 간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melna, hematochezia, hematemesis 같은 경우 소화관 내에 대량의 출혈이 발생하는 경우라 출혈 부위를 찾고 그에 따라 지혈술을 시행하고 있으며, Polyp 있는 경우에는 EMR ,ESD , Cancer 환자에게는 진단을 위한 Bx와 감압목적 및 수술이 불가능할 경우 stent 등을 삽입하는 시술을 하며 그 외에도 ERCP, ENBD 등 다양한 시술을 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는 어디 부서에서나 똑같이 물품 카운트를 하며 좀 다른 점이라면 내시경 본체 및 scope 등 기기관리를 중점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Q4. 내시경실에서 또는 첫 발령받았던 병동에서 신규간호사 시절에 선생님이 가장 어려움을 느끼셨던 부분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내시경실 이직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제가 처음 와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거였어요. 다시 학생 때 병풍으로 돌아간 느낌..? 솔직히 병원by병원이긴해도 병동은 돌아가는 큰 틀은 똑같다고 생각을 해요.

병동으로 이직하면 어느 정도 제가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내시경실은 실습해 본 적도 없고 주변에 간 사람도 없고 아예 지식도 없었어요. 처음 갔을 때 마우스피스 잡는 법도 몰랐고 위 사진을 보는데 제 눈에는 다 똑같은 위였어요. 심지어 대장은 더 어려웠어요. 정말 어디가 sig고 D-colon , T-colon, A-colon인지 cecum인지 장에 대한 특징을 잘 모르니 구분이 하나도 안 갔어요. 또한 점막들이 제가 생각한 것보다 너무 약해서 살짝만 스쳐도 피가 나는데 EMR이나 ESD 같은 시술을 할 때 needle로 injeciton하는 것도, knife로 병변을 치는 것도 제가 살짝만 잘못해도 perforation될 수 있기에 큰 병변일 때는 부담감이 진짜 심했어요.

 

그 외에 힘든 점이 있다면 아무래도 교수님들과 합이 잘 맞아야 한다는 게 가장 어렵죠. 병동에서는 간호사들끼리 친하고 혼자서 제가 맡은 환자만 신경 쓰면 된다고 생각을 했는데, 내시경실은 아예 저만 잘해서 되는 곳이 아니라 소화기내과 교수님과 같이 일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조금 컸어요. 심지어 교수님이 13명이다 보니 교수님마다 들어가는 방, scope 잡는 방법, 장갑 크기, 성격 다 다르다 보니 교수님 특징 하나하나 기억해놓고 맞춰야 한다는 점이 처음에 정말 어려웠는데 익숙해지니 또 별게 아니네요. 오히려 병동에서 일할 땐 마냥 무섭게 느껴지던 교수님이 내시경실에서는 병동에서 못 봤던 모습도 보고 오히려 교수님들의 다른 좋은 점을 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Q5. 9년 차 선생님이시라면 간호사로 일한 지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요즘 선생님께서 본인의 직업에 대해서 주로 어떠한 생각이 드시는지 궁금합니다.

음... 솔직히 저는 간호사 자체가 사람을 조금 독하게 만들고 점점 회의감 느끼게 하는 직업인 것 같아요. 다들 처음 신규 시절에는 환자, 보호자, 다른 선생님들한테 친절하고 잘 보이려고 애쓰는데 점점 연차가 늘수록 안 내던 화도 내고 서로의 상황을 이해를 못 하고... 솔직히 같은 간호사인데 다른부서에서 서로 마찰이 생기면 “아 쟤 몇 년 차야??”라고 번호 찾아보기도 하고 “아 쟤 원래 저래, 원래 일 못해” 이런 식으로 알게 모르게 뒷말도 하고 환자나 보호자가 아파서 예민하면 처음엔 '그럴 수 있지... 많이 아프신가 보다' 라고 생각하다가도 환자 수가 늘어나거나 상태 안 좋아져서 바빠지면 바로 '아 저 사람 왜 저래'라고 손바닥 뒤집듯이 생각이 변하고 ....

솔직히 저도 환자나 보호자 다른 부서 사람들 이해 못 하는 경우가 정말 많은데 저 뿐만 아니라 밑에 있는 애들도 점점 변하는 모습을 보니 '이게 맞나... 우리가 정말 돈만 보고 일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많이 들 정도로 이기적으로 변하더라고요. 솔직히 이러한 원인 중 개인적인 성격도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간호사의 환경이라고 생각해요. 현재 대한민국 간호사 1인당 보는 환자 수가 너무 많아요. 저도 아산병원 병동에 있을 때 1인당 18~20명을 봐야 하는 상황에다가 환자 상태가 안 좋아지니 너무 예민해지고 환자에게 소리 지르게 되더라고요. 그분들은 아파서 온 것 밖에 없는데 말이죠.

솔직히 다들 자기 일에 자부심 가지고 있고 환자한테 더 좋은 간호를 제공하고 싶고 하는 간호사들인데, 다들 하나하나 퀘스트 깨듯이 일하다 보니 점점 독해지고 메말라가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Q6. 대학병원에서 9년이 넘는 시간 동안 환자들을 케어하면서 참 이런저런 일들이 많으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나 에피소드가 있으시다면 이야기해 주세요.

병동에서 가장 기억 남았던 환자는 2년 차 때? 3년 차?? ALC 30대 여성 환자분이세요. 정말 젊으신 분인데 ALC로 인해 복수, 황달이 심하셨어요. 정말 다른 병실에 있는 분들이 임신했냐고 물어볼 정도로 복수가 심했죠. 근데 누구보다 정말 친절하셨어요. 그 당시 겨울이라서 잠깐 어디 갔다 오면 귤 얻었다고 귤 주시고, 라운딩 돌 때마다 음료수 챙겨주고, 정말 밝으시고 누구보다 제 일에 대해 이해 많이 해주시고 배려 많이 해주셨어요.

그날에 제가 잠깐 다른 환자 보러 간사이 환자분 상태가 급격하게 안 좋아지면서 코드블루가 뜬 거죠. 그전에 이미 전조증상이 있었을 텐데 그걸 제가 놓친 거죠.. CPR하고 모두가 노력했지만.. 결국 돌아오시지 못하셨어요. 그때 마지막 배웅하려고 나이가 지긋하신 할아버님이 오셨는데, 그분이 이미 expire하신 환자분 보고 “아빠 왔다. 늦게 와서 미안해”라고 말씀하시는데 솔직히 많이 후회되더라고요. 내가 좀 더 봤으면.. 좀 더 신경썼으면....이라는 후회도 많고 한참 일이 익숙해졌다고 환자 상태 안 좋아지면 '아 짜증나'라며 뭔가 좀 기고만장했던 시기였는데 그 당시 스스로 많이 되돌아보게 한 환자여서 기억이 가장 많이 남아요.

내시경실에서 가장 기억 남은 일은 청각장애인 부부셨는데 두 분 다 위내시경을 처음으로 건강검진받아보는 상황이었어요. 근데 식도를 지나 위 진입하자마자 Cancer더라구요.. 두 분 다... 딱 보자마자 cancer셨고.. 보면서 좀 많이 안타까웠어요. '좀 더 일찍 받아보시지...'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솔직히 이런 일이 많아요. 건강검진 한 번도 안 받으시다가 증상이 있어서 검사했는데 cancer이신 분들이... 병동에 계속 있었다면 아예 몰랐을 텐데 확실히 내시경 내려오니 건강검진이 왜 중요한지 몸소 알겠더라고요. 그러니 다들 건강검진 무조건 하시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건강검진하시라고 꼭 알려주세요 ^^

 

 

Q7. 선생님의 SNS을 보니 병원 이야기들을 그림으로 연재중이시더라고요^^ 바쁘실 텐데 시간을 쪼개어 인스타툰을 올리고 계시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또, 앞으로 어떠한 내용의 웹툰들을 만나볼 수 있는지 살짝 알려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인스타툰을 하게 된 계기는 그 당시 전 남자친구가 보건계열의 직종이 아니다 보니 제가 무슨 일을 하는지도 잘 모르고 제가 병원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도 잘 모르다 보니 이해를 못 하더라고요. 하나하나 그런 걸 설명해 주기도 너무 싫고 해서.. 그림으로 그리면 간호사가 아닌 사람도 쉽게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시작했어요.ㅋㅋ

그러다가 운이 좋아 ‘뽀너스’라는 회사에 웹툰도 그리고 외주도 하나하나씩 그렸는데 제가 그리고 싶은 건 많은데 제 그림실력이 마음 같지 않아서 쉬고 있습니다.ㅋㅋ 그림 실력을 좀 더 가꾸고 나면 추후 제가 겪었던 병동에 있었던 일과 사람들이 잘 모르는 내시경실만의 고충, 이런 걸 그리고 싶어요.

 

Q8. 선생님이 생각하시기에 내시경실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또한 내시경실의 고충도 함께 듣고 싶습니다.

내시경실의 가장 큰 메리트라면 무조건 “상근직” 이예요. 병동에서 2교대, 3교대했다가 내시경실 온다? 일단 5day하는 것 같아서 진짜 힘들었는데 한 한 달만 지나면 정말 이렇게 세상 좋은 게 없습니다~. 다들 남들 쉴 때 쉬고 남들 일할 때 일하라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에요. 물론 월급 반 토막이 되긴 한데, 어차피 교대근무해서 건강 잃어서 병원비로 들어갈 바에 월급 반 토막 나고 건강 지키는 게 낫습니다.^^ 아침에 출근해서 일하고 저녁에 퇴근해서 할 일 하고 밤에 자고 진짜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있어요. 

또한 병원by병원이긴 한데, 저희 병원은 생휴, 휴가, 연차 등 자유롭게 쓸 수 있어서 주말껴서 푹 쉴 수 있어요. 병동 같은 경우 연차가 생휴 등등 수쌤이 일방적으로 듀티표에 껴놓으시는 경우가 있으신데, 저희 내시경실은 그런 게 하나도 없습니다. 

또한 인수인계?가 없습니다. 이것도 병원by병원이긴 한데 저희 병원은 인수인계가 없습니다. 인수인계 싫어하신다면 내시경실 추천드립니다. 

아, 대신 고충이 있다면... 병원by병원인데 call근무가 있을 수 있습니다. call근무도 매일매일 달라서 없을 수 도 있고, 있을 수 도 있고...한데... 솔직히 전 재미있어서 좋아해요 ㅋㅋ 내시경실의 다른 고충이 있다면 제일 큰 게 사람들.... 외래인만큼 정말 다양한 환자가 와요. 검사 순서가 있는데 “왜 저 사람이 먼저 들어가냐~ 내가 먼저 왔다” ,”아니 30분 전부터 왔는데 언제 검사 시작하냐”라고 불평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정작 교수님 앞에 가면 아무 소리 못합니다. 정말 병동이랑 똑같아요...ㅋㅋ 근데 다른 상황일 뿐이죠. 그거 말고는.. 오히려 병동에서 일할 때보다 스트레스 같은 건 덜한 것 같아요.

 

Q9. 선생님의 직업적인 목표나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계시는 계획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저는 다른 사람처럼 거창하게 직업적인 목표는 더 없습니다. 대학원은 생각도 하지 않고 있고 저는 내시경일 자체가 너무 재미있고 정말 잘 맞는다고 생각해서 앞으로 내시경실에서 일할 것 같아요. 만일 현재 다니고 있는 병원을 관두고 이직하게 되는 상황이어도 내시경실로 알아볼 것 같아요ㅋㅋ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계획은.. 그림을 좀 더 배우고 다이어리 스티커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제가 다이어리 쓰는 걸 좋아해서 다꾸를 하는데 생각보다 제가 원하는 스티커는 찾기가 힘들어요. 그래서 제가 직접 제작해서 쓰고 싶습니다.

 

Q10. 그 밖에 자유롭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실까요??

제발 내시경 하세요. 그리고 여러분 수면내시경은 마취가 아닙니다. 마취처럼 모르는 게 아니에요. 자다가 누가 깨우면 깨잖아요? 그거랑 똑같습니다. 검사받는 거 충분히 아실 수 있어요. 완전히 모르지 않습니다. 저번에는 잘 주무셨다고요? 매번마다 같지 않아요~ 사람 컨디션이 매번 다르잖아요 그거랑 같습니다. 여하튼 모든 건강검진 제발 하시고 주변 가족, 친구, 지인분들 모두 하도록 권유 부탁드립니다.

 

Q11. 선생님의 소식을 듣고 소통하고 싶다면 어디로 소통가능한지 궁금합니다!

[하단을 클릭하시면 '앓음' 선생님과 소통할 수 있습니다♥]

인스타 : @nurse__ar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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