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안녕하세요 선생님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경기도 소재 종합병원 외과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병동에서 이제 막 1년이 된 병아리 간호사 정은새라고 합니다. 소소한 일상들을 SNS에 공유하고 일기나 블로그에 저의 일상들을 기록하는 걸 좋아한답니다 :)

 

Q2. 여러 과가 섞여있는 부서에서 근무 중이신데, 장점과 단점에 대해서 소개 부탁드려요.

1년 간 근무하면서 다양한 과의 환자분들을 많이 만났던 것 같아요 :) 외과 간호 간병 통합 서비스 병동이지만 내과 환자들이 오기도 하고 산부인과나 비뇨기과 가끔 이비인후과 환자분들도 만났어요. 처음 보는 케이스를 마주하게 되면 막막한 마음이 먼저 들어서 여기저기 물어봐야만 했고, 간호를 하면서도 이게 맞는지 불확실함이 컸던 것 같아요. 여러 분야에 대해 접해볼 수 있었지만 정말 가끔 접하는 케이스들이라면 얇은 지식과 정보만 잠시 알게 되고 또 금방 잊히게 된다는 것이 어려웠어요. 제가 부족한 탓이었을지도 모르지만요.

아직도 많이 부족하긴 하지만 다양한 과들의 환자분들을 만나고 여러 케이스들을 접할 수 있으니 간호사로서 다양한 경험치를 쌓을 수 있다는 것이 저희 부서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외과 환자들의 수술 전후 간호, 병동이라는 부서 특성에 따라 입퇴원 간호, 가끔이지만 내과 환자들에 대한 간호 그리고 항암치료를 위해 입원하는 환자들 항암 치료 간호 등등 신규 간호사에게는 처음부터 다양한 것들을 해내야 한다는 것이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일 년이 지나고 보니 여러 가지를 천천히 차근차근 배워갈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Q3. 임상에서 근무하신지 딱 1년을 맞으셨네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1년 차가 된 지금 시점에서 선생님께서 주로 어떠한 생각들이 많이 드시는지요?

이곳에 입사하기 전, 저에게는 그래도 세 번의 직장 생활이 있었는데요 두 번의 짧은 병원 생활과 기간제 근로자로 보건소에서 근무했던 8개월이었어요. 세 번을 다 합치면 겨우 1년이 될 정도인데 이번 직장에서는 드디어! 스물일곱 살이 되어 처음으로 1주년을 맞이하게 되어 저에게는 더 의미 있고 뜻깊은 1주년이었어요 :) 학생 때는 원래 응급실 간호사가 되고 싶었어요, 응급실에 실제로 입사를 하기도 했었고요. 그땐 앞으로 간호사로서 저의 삶이 빛날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는데 그곳은 더 전쟁터처럼 느껴졌고, 제가 감당하기에 너무 벅차다는 느낌이 들어서 도망치듯 포기하게 되었어요. 그 이후로 다시 간호사를 할 수 있을까 진로에 대해서 불안감도 많이 들고 고민이 많았어요. 그러던 중 보건소에 입사하게 되어 만났던 선생님들 덕분에 용기를 얻어 다시 한번 간호사가 되기로 결심할 수 있었어요! 이런 과정들 속에서 사람들이랑 어울리고 대화하는 것들을 좋아하는 저의 성격에 맞는 부서는 응급실보다는 병동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병동 간호사를 원티드 하게 되었습니다.

1년 동안 병동 간호사로 근무하면서 역시 저는 환자들과 차근차근 라포를 형성하고 함께 대화하며 필요한 간호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에서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너무 감사했다고 인사하며 퇴원하시는 환자분들을 보며 더 감사한 마음이 들기도 했고, 환자들이 칭찬 교직원으로 추천해 준 간호사가 되었을 때 뿌듯함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물론 이곳에서 지내온 1년의 시간들이 마냥 행복하고 좋기만 했던 건 아니었어요. 동기들 중에 "나 그만둘거야!"라는 말을 가장 많이 했던 사람이었거든요^^ 그런 저를 잘 이끌어준 저의 동기들 덕분에 어려움들을 잘 극복해 내며 잘 지내올 수 있었던 것 같아서 앞으로는 저도 동기들이 힘들 때 의지가 되어줄 수 있는 동기가 되어주고 싶어요! 그리고 지난 1년은 잘 적응하기 위해서 조급했던 그저 직장 생활이었다면 올해는 간호사로서 조금 더 발전할 수 있도록 공부도 소홀히 하지 않고 조금 더 전문성을 가진 간호사가 되어보고 싶습니다!

 

Q4. 1년 전 학생 간호사였을 때 생각하셨던 간호사라는 직업에 대한 정의와 지금 생각하시는 것과는 차이가 많을 것같은데요. 어떤 점이 가장 다르다고 생각하시나요? 미처 학생 때 생각하지 못했던 “아, 간호사는 이런 직업이구나”라고 느끼시는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시면 됩니다.

조금 늦게 간호사가 되었기 때문에 학생 간호사였던 시간은 벌써 4년 전 일이 되어버렸네요^^ 학생 때는 간호사가 된다면 가족들이 아플 때 큰 도움이 되어 줄 수 있을 것 같았고, 주변에 아픈 사람이 생긴다면 훌륭한 조언도 해줄 수 있고 잘 대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빨리 졸업하고 얼른 멋진 간호사가 되고 싶다는 꿈에 부풀어 있었어요. 학생 때 할머니께서 아프셨을 땐 간호사가 되면 다른 가족들은 꼭 지켜내야지 생각했는데 막상 간호사가 되어서도 아픈 할아버지를 그냥 보내드릴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 여전히 지금도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속상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간호사가 되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은 이론과 임상은 정말 많이 다르다! 졸업과 함께 공부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공부의 시작이다! 이런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한 해 한 해 시간이 지날수록 그 연차에 맞는 역할이 생기고, 그런 역할들을 잘 소화하기 위해서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한 직업이니까요. 간호사는 시간이 지난다고 익숙해지고 편해지는 직업, 적응이 되어가는 직업은 아니다 싶었어요. 졸업한 선배들이 학교 다닐 때가 좋았다~ 졸업하면 더 힘들어~ 할 때 내심 그래도 직장 생활과 문화생활을 즐기며 어른이 된다는 건 더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아직은 간호사라는 직업이 생각보다 더 힘든 일이라는 마음이 더 큰 것 같아요. 모든 스케줄이 한 달의 듀티 표에 맞춰서 계획되어야 하며 그 조차도 지켜지지 않을 때가 많아서 가끔은 간호사로서의 삶 외에 정말 나로서의 삶은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무리한 요구에도 친절함이 돋보여야 하는 직업이기도 한 것 같아요. 생각보다 간호사는 더 세심하고 꼼꼼해야 하고 가끔은 예민하기도 해야 한다는 것이 오히려 무딘 저의 성격과는 달라 어렵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도 간호사라는 분명 보람 있고, 뿌듯한 직업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Q5. 선생님께서 현재 하고 있는 업무 중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간호사 업무의 가장 어려운 점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듯 교대 근무라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간호사라면 모두 공감할 수 있겠지만 출근은 업무를 준비하기 위해 실제 업무 시작보다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일찍 출근을 할 수밖에 없고, 내가 해야 할 업무가 끝나지 않으면 몇 시간이고 오버타임 근무를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가장 힘든 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교대 근무 특성상 8시간 근무시간 내에 해야 하는 모든 것들을 해결하지 않으면 다음 근무 선생님에게 일을 미루게 되는 상황이 생기게 되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이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엄청난 부담감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시간에 쫓기듯 바쁘게 일하고 그렇지만 또 실수는 용납되지 않는 곳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가끔은 내가 오늘 하지 못한 일이라면 내일 와서 내가 직접 해결하고 책임질 수 있는 직업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이 외에도 갑자기 근무표가 바뀔 가능성이 언제나 있기 때문에 약속이나 일정을 잡기 어렵다는 점이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건 간호사 뿐 아니라 모든 직장에서 느낄 수 있는 어려움이겠지만 혼자 하는 일이 아니고 다른 간호사 선생님, 의사 선생님, 조무사 선생님 등 여러 직종의 다양한 사람들과 더불어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인간관계 면에서도 조금 힘들 때가 있기도 합니다. 특히 간호사는 사람의 건강을 다루고 또 목숨을 다루는 일이다 보니 어느 정도 예민할 수밖에 없고 늘 웃으며 일하기는 어려울 수 밖에 없으니까요!

 

Q6. 저도 신규 간호사 시절에는 스트레스가 많았던 기억이 있어서 안쓰러운 마음이 드는데요.. 선생님께서는 평소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소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정말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에는 출근 전 날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것 같아요. 긴장감에 잠을 이루지 못해 밤을 꼬박 새우고 데이 출근을 한 적도 있었어요^^ 짧지만 두 번의 병원 생활을 겪은 후 다시 입사를 하면서 꼭 다짐했던 것이 있었습니다. 병원 안에서 간호사로서 나와 병원 밖에서 정은새로서의 나를 분리하는 일이 중요하다! 편하게 말하자면 병원에서 있었던 속상하고 힘든 일들은 병원 문밖을 나서는 순간 잊어버리고 퇴근 후에는 오로지 나만의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는 것이었어요. 병원 밖에서도 내일 출근을 하면.. 내가 이런 걸 오늘 제대로 하지 못한 것 같은데.. 난 왜 이럴까.. 하면서 자책만 했던 날들이 스스로를 너무 힘들게 했었기 때문에! 그 다짐을 아직도 가끔은 잘 지켜내지 못하는 순간들이 있지만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좋은 스트레스 해소법은 늘 힘이 되어주는 동기들이랑 같이 퇴근 후 맥주 한 잔 하면서 그 날 하루를 털어내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동사나사(동기 사랑 나라 사랑)라는 말이 존재하는 이유를 체감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운동하기도 좋아하고, 춤추는 것도 좋아해서 어느 정도 근무가 안정이 되면 꼭 다시 시작하고 싶었는데 피곤하고 힘들다는 이유로 1년 내내 생각만 하며 지내온 것 같아서 올해는 조금 더 건강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슬슬 운동도 시작해 보려고 해요!

 

Q7. 간호사가 되어보니 환자를 간호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은 어떤 것이라 생각하실까요?

학생 시절에 한 교수님께서 이런 질문을 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친절한 간호사가 될 것인지, 잘하는 간호사가 될 것인지' 교수님께서는 친절함도 좋지만 잘하는 간호사가 되어야 환자를 도울 수 있고, 그를 위해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는 말씀을 하고 싶으셨던 것 같습니다. 그 말씀을 듣고 저는 오히려 반대로 친절하고 의지가 되어줄 수 있는 간호사가 되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이런 마음이 결정타를 찍게 된 순간이 저에게는 있었는데요! 처음 간호사로 근무를 했던 스물넷에 근무 도중 쓰러져서 처음으로 환자가 되어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었던 순간이었어요.

큰 수술은 아니었지만 시술로 해결되지 않아 결국 수술까지 하게 되었는데요, 간호학과 학생으로 4년을 공부했고, 2개월을 근무하며 환자의 수술을 보내고 받기도 했던 간호사였는데 막상 내가 수술을 한다고 생각하니 너무 겁나고 무서워서 수술실에 들어가서 마취를 할 때까지 너무 울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수술실 간호사 선생님께서 "선생님 그렇게 울면 마취가 안돼요.. 울지 말고 심호흡 하세요~!" 하셨었죠^^ 수술 후에도 foley 불편감과 통증으로 너무 힘들었던 경험이 있어서 환자분들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모든 간호사가 환자의 입장을 겪어보고 공감할 수는 없겠지만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환자의 마음을 공감해 줄 수 있는 간호사가 되는 것이 제가 생각했을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사도 잘 놔드리고 똑똑하지만 불친절한 간호사라면 환자분들이 진통제 하나도 마음 편히 원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예민하다고 인계를 받았던 환자이지만 제가 다가갔을 땐 전혀 예민한 모습 없이 저를 대해주시던 환자들이 많았던 이유도 저는 이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

 

 

 

Q8. 1년간 일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환자나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간호사로 근무하면서 흔히 현타라고 말하는 번아웃 시기가 너무 잦게 찾아왔던 것 같아요. 그럴 때 오히려 제게 힘이 되어준 환자분이 있으십니다. 유방암 항암치료를 위해 오셨던 환자분이셨어요! 항암치료 환자들은 여러 번의 항암치료를 진행하기 때문에 퇴원 후 재입원하는 과정을 반복하는데요, 제게 너무 친절하게 잘 대해주어 고맙다고 너무 조카 같다고 예뻐해 주시고 유독 좋아해 주신 환자분이었어요. 그 환자분은 처음 항암치료를 하러 와서 걱정과 불안함이 많으셨었어요. 누구나 처음 하는 것은 두렵기 마련이기에 그 마음을 조금 더 잘 이해해 드리고자 대화도 많이 나누고 더 많이 찾아가고 했었죠. 걱정이 많이 되었는데 고마웠다고 손 꼭 잡고 인사해 주시며 너무 감사했다고 칭찬직원까지 추천해주고 가셨어요 :) 그 이후에도 항암치료를 위해서나 컨디션 악화로 몇 차례 더 입원하셨을 때에도 제가 담당간호사가 아닌데도 찾아와서 인사해주시고, 제 마음이 힘든 날에는 좋은 말씀으로 위로까지 해주셨어요.

제가 간호를 제공하고 더 해드려야 하는 간호사인데 힘들거나 바쁜 상황들을 알아주시고 감사함을 표현해 주시니 그런 면에서 오히려 제가 더 감사함을 많이 느꼈고 번아웃 시기를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되었어요. 그래서 저는 그 환자분과의 이야기가 거창하지 않지만 가장 인상 깊은 일이에요:) 그리고 또 비슷하게는 퇴원하시면서 보호자분에게 "이 간호사 선생님이 제일 친절했어."라고 소개하시면서 고마웠다고 칭찬해주고 가셨던 일도 있었고, 퇴원하는 환자분이 스테이션으로 나와 "정은새 선생님 계세요?" 라고 다른 선생님께 저를 찾으셨다고 하여 놀라서 달려갔는데 입원 기간 중 너무 고마웠다고 꼭 인사 한 번 제대로 드리고 가려고 불렀다고 하신 일도 있었어요. 병원에서는 아픈 사람들을 만나고 예민한 환자들도 많이 마주 하긴 하지만 이렇게 환자분들께서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하면서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고 갈 때나 환자분들에게 오히려 더 힘을 얻게 될 때 아주 뿌듯하고 보람찬 것 같아 그런 순간들이 제게 가장 인상 깊은 순간들이에요! 

 

Q9. 선생님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알려주세요. 임상에 대한 계획, 개인적인 성장이나 하고싶은 일 등을 얘기해 주시면 됩니다!

앞 질문들에 조금 조금씩 말씀드린 것들이지만 지난 1년은 적응하기에 급급했고, 그저 일로만 간호사라는 직업을 대했던 것 같아 올해는 간호사로서 성장하기 위해 미뤄두었던 공부를 더 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어렴풋이 아는 채로 익숙해져 버린 일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어서 누가 그 수술 전후 간호에 대해서 또는 어떤 항암치료 과정에 대해서, 어떤 검사 전후 간호에 대해서 누가 물어봤을 때 확실히 알려줄 수 있을 정도로 정확한 지식을 갖고 간호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친절 교직원 추천을 작년보다 더 많이 받는다면 행복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스스로의 건강을 위해서도 그렇고 체력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운동을 꼭 시작해 보고 싶어요. 2년 차 간호사가 되는 날까지 조금 더 마음의 여유를 갖고 취미생활과 직장생활 모두를 건강하게 해낼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해보겠습니다. 말솜씨도 없고 우왕좌왕 답변한 인터뷰이지만 잘 봐주셨으면 좋겠고, 모든 간호사 선생님들 모두 화이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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