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안녕하세요 선생님^^인터뷰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과기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기계연구원에서 보건관리 업무를 하고 있는 9년차 간호사 문다은입니다.

 

Q2. 처음 간호사가 되기로 결심하셨던 이유와 현재 하고 계시는 산업간호사로 근무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의 원래 꿈은 항공운항과를 진학하여, 아시아나 승무원으로 3년 동안 근무한 후, 대학원 석박을 졸업한 후 저와 같은 꿈을 걷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하지만, 아버지의 반대로 간호학과를 가게 되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1930년 최초 스튜어디스였던 엘렌 처치’는 미국 아이오와주 출신으로 간호사였다고 말씀하시며, 간호사 자격증을 취득한 후 승무원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권유하셨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전공과는 전혀 다른 길이였지만, 학부 때 배운 간호학은 적성과 너무 잘 맞았고, 방글라데시로 떠난 첫 해외 의료봉사를 통해서 삶의 목표가 명확해져 졸업 후 간호사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졸업한 후 대학병원 혈액종양내과, 소화기내과 병동에서 약 3년을 채워가려고 하던쯤에 대학병원에서 파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입원하고 있는 환자들과 대학병원의 파업에 대한 딜레마로 인하여 퇴사를 결심하게 되었고, 퇴사하자마자 꼭 가고 싶었던 국가 병원의 외래 간호사로 이직하게 되었습니다. 9am 출근해서 4pm 퇴근을 할 수 있었고, 매일 약 200명의 환자들에게 근육주사, 수액 등의 업무였는데 단순 활동이 반복되니 제 젊음을 투자하기에 아쉽다는 생각이 들어 퇴사하게 되었고, 그동안 배운 것들을 접목할 수 있는 직업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산업간호사로 진로를 바꾸게 되었습니다.

 

Q3. 신규간호사 시절 가장 적응하기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또한 그런 어려움을 해결 하기위해서 어떠한 노력을 하셨었는지 궁금합니다.

신규간호사 1년 동안은 엄청 혼났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한번 혼난 일로 두 번 혼나기는 싫어서 잘못한 일에 대해서는 실수하지 않으려고 늘 노력했습니다. 저는 혼날 때 명확하게 혼내는 선배를 좋아했습니다. 명확한 피드백을 주시면 저도 성장하게 되는 계기가 되니까요. 또한, 잘 모르거나 헷갈리는 질환, 혈액검사, X-ray판독 방법 등에 대한 책을 읽으며 공부를 했었습니다. 의료진의 실수는 용서하기 힘든 결말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늘 경각심을 가지고 출근하고 하였습니다. 이 덕분에 업무를 빨리 습득할 수 있었고,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Q4. 이전에 암병동에서 근무를 하셨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대상자 또는 에피소드는 무엇이 있으신가요?

암 병동에 있다 보면 환자뿐만 아니라, 환자의 가족까지 오래 같이 보게 되는데, 한 보호자가 기억에 남습니다. 병원에서 글을 쓰는 분이셨어요. 나중에 작가라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되었고, <재생불량소년>이라는 연극 티켓을 주어 동기들과 보러간 적이 있었어요. 재생불량성 빈혈을 가진 희귀병의 주인공과 연극의 내용이 참 인상 깊었어요. 환자의 임종을 계속 보니, 어느새 죽음에 익숙해지던 제 모습이 무서워서 방황하던 시기에 다시 방향을 잘 잡게 되었어요. 무엇보다 간호사라는 직업을 귀하게 여겨주시고 감사하다고 여러번 표현해 주셔서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현재는 작가님과 서로 응원해주는 좋은 동료 사이가 되었어요. 현재도 많은 활동중이신데, 언제나 지금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늘 감동과 울림을 주는 작가님이 되시길 마음으로 응원합니다.

 

Q5. 선생님께서는 산업간호사를 하기 위해서 임상에서 나오게 되신건지 아니면 탈임상을 고려하던 중 산업간호사에 대해서 더 알아보게 되신건지 궁금합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톨스토이의 책을 엄청 좋아했는데, 직장에서 어떻게 일을 해야하는 지 목적이나, 방향에 대해 흐려지면 퇴사를 결단하는 포인트가 되었던 것 같아요. 내가 변화돼서 해결되는 곳인지, 제가 변화되더라도 해결될 수 없는 곳인지에 대해 보게 되는 것 같아요. 간호사라는 직업은 너무 무궁무진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탈임상이여도, 임상이더라도 내가 원하는 내적 동기가 명확하고 그 동기로 일할 수 있다면 어떤 곳이든 행복하고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6. 산업간호사로 근무를 하면서 누군가의 건강을 관리한다는 점은 유사하다 볼 수 있으나 근무 환경, 업무 패턴 등 임상과의 차이점이 컸을 것 같습니다. 선생님께서 느끼셨던 차이점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근무환경은 병원이 아니라는 점, 회사원 느낌이 나는 것 같아요. 업무 패턴은 교대를 하지 않는다는 것.

 

하지만 산업간호사는 산업보건업무에 대한 책임을 선임된 보건관리자 1명이 집니다. 기관마다 다른데, 2명이 선임되었다면 정말 업무량이 더 많거나, 전 직원 수가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누군가 명확하게 업무에 대해 피드백을 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내가 업무를 잘하고 있나? 보완해야 하는 부분은 무엇인지? 계속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또한, 점검 혹은 평가가 자주 나오는데 고용노동부, 기재부, 공공기관 안전 활동 수준평가 등에 대한 부담감이 있어요. 임상에서는 업무시간에 오버타임을 하더라도 열심히 일하면 자유롭게 퇴근하고 나에게 보상의 시간을 줄 수 있었는데, 산업간호사는 업무시간에 오바 타임을 하더라도 마음에 부담감을 가지고 퇴근할 때도 많은 것 같아요.

 

Q7. 산업간호사를 하기 위해서 요구되는 소양이나 자질은 무엇이 있을까요?

기획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문서 작업이 즐거운 사람, 계속 배우기를 힘쓰는 사람, 소통을 잘하는 사람, 간호학의 지식이 많은 사람, 임상 경험이 3년 이상 있는 사람은 좋을 것 같아요.

 

Q8. 산업간호사라는 직업의 장단점은 무엇일까요?

장점은 계속 공부를 하면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법이 계속 바뀌고 해야 하는 업무가 많아요. 업무에 대한 명확한 체계를 하나씩 잡으려면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는 것, 그렇지 않으면 자기 점검이 불가하다는 것. 이것이 장점인 것 같아요. 단점으로는 코로나19 시기에는 업무의 연장선이 약 3년간 핸드폰으로 지속되었어요. 업무가 끊기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 정말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아무도 모르죠. 1명이서 혼자 업무를 묵묵히 하니까요. 이 부분은 극대한 단점이 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Q9. 산업간호사를 꿈꾸는 예비 산업간호사들에게는 어떠한 부분을 전해주고 싶은가요?

단순히, ‘탈 임상을 하고 싶다’라는 마음이시면 산업간호사를 하지 마세요. 산업간호사 말고 다양한 길도 많으니까요. 또한, 더 편할 것 같다고 해서 하려는 마음이시면 비추입니다. 경력이 쌓일수록 업무가 편해지는 곳은 “임상”이니까요. 내가 정말 산업간호사라는 직업에 흥미가 있고, 이 업무를 좋아할 것 같다.라는 마음이 드시면 꼭 추천드려요.

 

Q10. 선생님의 앞으로 계획과 최종 꿈은 무엇인가요?

첫번째로는 바쁜 업무가 정리되면, 10년동안 했던 업무의 노하우를 정리하는 것 입니다. 정리하면서 제가 부족했던 부분, 보완해야 할 부분을 나열하며 자기 점검의 시간을 갖고 싶어요. 앞으로 20년 후에는 어떤 꿈을 그리며 살아갈지에 대한 비전도 다시 생각해보고 싶어요. 


두번째로는 코로나로 인해 가지 못했던 해외 의료봉사와 국내 재능기부 봉사를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가며 제가 가진 작은것들을 나누고 싶어요. 


마지막으로는 지쳐서 힘들어하는 간호학생 혹은 간호사 선생님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줄 수 있는 통로를 만들고 싶어요. (유튜브, 블로그, 인스타를 시작할까 고민중에 있어요!) 저도 힘들었던 시기들이 있었는데 주변에 좋은 선배와 든든한 사람들 덕분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거든요. 코로나 시기에 번아웃이 오거나 지쳐서 다시 일어서기가 힘든 간호사 선생님들, 용기내서 매일 기쁘게 하루하루를 살아 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저작권자 © 간호사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