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에서 네번 째,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 신경외과중환자실 노명재 간호사

Q1. 안녕하세요 선생님^^인터뷰를 수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좋은 날 인터뷰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 신경외과중환자실에서 9년차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노명재라고 합니다.

 

Q2. 처음 간호사를 지망하셨던 특별한 이유가 있으셨나요? 신규간호사로 입사했을 당시 그 꿈에 한발 다가갔을 때의 기분은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학창시절 우연히 "남자도 간호사를 할 수 있더라” 라는 이야기를 듣고 꿈을 키웠습니다. 그때 당시 남자 간호사가 많지 않았고, 다른 친구들보다는 고민을 잘 들어준다거나, 도움을 주고 싶어했던 저의 성향과 맞는다고 생각하여 기나긴 고민 끝에 지망하게 되었습니다.

 

합격의 순간에는 너무나 기뻤고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입사당시의 기분을 표현한다면, 웃음이 나오겠지만... 그야말로 영혼이 빠져나간 느낌이었습니다. 간호사라는 직업 자체가 환자분들께 해드릴 수 있는 것들이 많고, 그만큼 요구되는 것도 많으며 알아야 할 것은 물론 해야할 업무마저 많다보니 신규간호사였던 저는 적응하는데에만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지금 떠올리면 '전쟁같은 시절이었다.' 할 수 있겠네요 ㅎㅎ

 

Q3. 입사를 하실 때 신경과를 지망하셨나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1지망은 수술실이었습니다. 국가장학생으로 조선대학교병원 수술실에서 2년간 근무 했던 경험이 있었는데 그때의 좋은 기억에 이끌렸었나봅니다. 2지망은 중환자실(과 선택없는)이었고, 신경외과중환자실로 발령을 받게 되어 지금까지 근무중입니다. 생각해보면 환자의 곁에서 위로와 공감을 해주고 함께 치료하고 회복해나가는 과정에 더 많은 의미를 두는 사람이기에 저라는 사람은 수술실보다 중환자실이 조금 더 적성에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Q4. 신규간호사 시절 가장 적응하는데 오래 걸렸던 것은 무엇인가요? 또한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물론, 모든 업무가 어렵고 힘들었지만, 저 또한 인수인계가 가장 어려웠습니다. 저는 언변에 능숙한 사람도 아니고 들은 내용대로 모두 기억한다거나, 있는 그대로 말하지 못해서 일을 하는 시간만큼 인계준비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같이 일하는 선생님들께서는 “남자이기 때문에 여자보다 언변이 약할 수밖에 없다, 여자는 평소에 대화할 때도 남자보다 하루에 몇 백개의 단어를 더 사용한다.” 라며 이해하기위해 노력하셨지만, 지금생각해보면 그냥 간단한 것을 좋아하는 저의 성향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복잡한 과정과 인과관계를 모두 설명해야하는 환자나 보호자, 그리고 그 이외의 모든 인계에서 저는 대체로 결론만 기억이 났던 것 같습니다. 인수인계 내용이 하나 두개이면 괜찮을텐데... 어떻게 저렇게 인수인계를 잘할까? 모든 선생님들이 다 신과 같이 느껴지던 저였기에 끊임없이 인수인계에 대해 고민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환자상태 인계의 경우, 업무가 이어지고 지식이 축적되면서 해결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어를 몰라서, 그 질병에 관련된 필요한 검사를 몰라서, 혹은 사용해야할, 사용하지말아야할 약물 등을 몰라서 찾고 생각하고, 이해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였고 그런 과정에서 다른 내용이 기억나지않는 기억상실이… 진행되었습니다...

 

핵심단어를 다른 인계장에 적어야 해결이 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복잡한 인과관계나 보호자와 관련된 인계,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상황설명이 필요한 인계 등은 새로운 종이에 핵심단어만 적어 친구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처럼(까먹지 않기위해 과장되게 말하려거나, 표정을 담아 말하려 하는 등) 연습을 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계가 쉽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저처럼 인계가 힘들어 업무가 연장되고 퇴근시간이 지체되거나, 환자분들께 간호를 할 시간을 뺏기고, 더욱 중요한 일들을 하지 못하는 간호사선생님들이 계시고, 계실 수도 있기 때문에, 인수인계를 하기위한 업무는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하여 저는 병동에 건의하였고, 파트장님, 주임선생님들과 후배선생님들의 도움아래 2022년 5월경 자체적으로 인수인계를 없앨 수 있었습니다.

 

Q5. 그럼 반대로 신규간호사들을 맞이했을 때 가장 많이 어려워하고 헷갈려 했던 것은 무엇이며 어떠한 방식으로 알려주셨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프리셉터를 시작했을 때에는 지금처럼 교육기간이 길지 않았고 적은 수습 기간에 모든 내용을 가르쳐 독립할 수 있도록 해야 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단기간에 모든 내용을 알려주고 익힐 수 있게 해야할까 하는 고민과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저는 가장 먼저 간호업무를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출근에서부터 퇴근까지 하루의 모든 과정을 보여주고 설명하며 전체적인 분위기를 느끼도록 하였습니다. 그 후에 하나하나씩 추가해가며 한 근무의 모든 업무를 완성하고 점차 두 명, 세 명, 네 명의 환자를 볼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간호사라는 직업 자체가 혼자 할 수 없는 일이 많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과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팁을 많이 공유했습니다. 모든 신규간호사들은 업무에 있어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각자의 성향에 맞는 다른 강점들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한다거나, 과도한 부분은 줄이고 부족한 부분은 보충하는 방법으로 신규간호사선생님과 함께 고민해왔던 것 같습니다. 밝은 모습으로 인사하기, 실수한 부분은 인정하고 반성하기 등 예의바르고 거짓없으며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있다면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고, 혹시 있을 비난 뒤에도 당신만의 편이 생긴다며 응원을 해주었습니다.

 

중환자실 신규간호사 선생님들께는 프셉마음 중환사간호 입문편을, 부서가 정해지1지 않은 신규간호사 선생님이나 부서 이동이 예정된 경력직 간호사선생님들께는 포널스의 간호알고리즘이라는 책을 강력히 추천하고 있습니다. 두 책 모두 간호학서적 베스트셀러로 간호사라면 꼭 가지고 있어야 할 책이며, 특히 간호 알고리즘이라는 책은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다양한 부서의 입원부터 퇴원까지 간호 및 치료 과정을 알 수 있는 특별한 책입니다. 더불어 신경외과 파트의 간호학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게 되어 더욱 애착이 가는 책이기도 합니다.

Q6. 신경과의 경우에는 어떠한 환자들이 많이 오며 어떠한 패턴으로 업무가 진행되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신경외과 중환자실은 주로 뇌출혈, 뇌경색, 뇌 동정맥기형 등과 같은 뇌혈관질환이나 척추질환 등에서 외과적인치료가 필요한 환자분들이 오는 곳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외과적인 수술이 1차적인 치료법이며 2차적으로는 환자분들의 상태를 주의깊게 사정하고 약물치료 및 정서간호 등의 전인간호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신경학적사정이며 의식, 동공크기, 근력상태에 따라 추가적인 검사나 수술, 약물 등이 필요할 수 있으며 이는 환자분들의 사망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경외과 특성상 뇌 CT, 뇌혈관 CT, MRI 등의 검사가 많은 편이며 CT와 MRI로 가장 정확하게 환자분들의 현재상태를 진단할 수 있기 때문에 응급으로 촬영하는 경우가 많고 그에 따라 응급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뇌에 병변이 있는 환자분들은 머리에 관을 가지고 있어 항상 제거될 위험이 있고, 제거되었을 때의 위험이 다른 환자분들보다 중대하며, 두개내 감염 위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욱 신경 써야합니다. 대부분 뇌의 문제로 의식이 없거나 협응이 되지않는 의식수준을 가지고 있고, 명료한 척추질환자분들도 사지근력이 전무하기에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모두 간호사의 손을 거치는 전인간호가 필수적입니다. 이것이 신경외과중환자실 간호사의 존재 이유이며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다른 과와는 조금 다르게 응급 검사 및 응급 수술이 많아 의식이 없는 환자분들을 옮기고 등 마사지를 하는 등 체력적으로 많은 힘이 요구되고, 의식이 없거나 혼미, 섬망, 소통되지 않은 폭력적인 환자분들을 전인간호하며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겪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경외과중환자실 간호사이기 때문에 전문성을 가지고 환자분들이 회복할 수 있도록 계속 간호 할 것입니다.

 

Q7. 신경과를 지망하는 신규간호사가 가장 기억해야할 점은 무엇이며 어떠한 성격 또는 자질이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신경외과를 지망하는 신규간호사가 가장 기억해야할 점은 환자를 주의 깊게 보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경학적 사정이나, 관의 개방성, 제거위험성, 배액상태와 배액량 등 크게 중요하지 않고 위험해보이지 않는 작은 변화가 신경외과 환자에게는 삶과 죽음을 오갈 수 있는 하나의 경계선과도 같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외향적인 성향을 가진 선생님들이 신경외과에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관 제거의 위험이나 낙상, 자해, 폭력 등의 위험 상황에서 신속하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고 기력이 없고 정서적으로 위축되어 있는 환자분들께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줄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외향적인 성격과 동시에 세심하게 환자를 챙길 수 있는 꼼꼼한 성격을 가진 선생님들이 지원하신다면 잘 적응하여 좋은 간호사선생님이 되실 것 같습니다.

 

Q8. 지난 해 1월 기사를 보면 1년새 퇴사를 하는 신규간호사가 45%라고 합니다. 선생님께서는 10년차를 앞두고계시는데 그동안 선생님을 계속 임상에 있게 한 특별한 이유나 또는 일을 하게 만드는 동기부여가 따로 있으셨나요?

모든 간호사선생님들이 그렇듯 저 또한 사직을 고민하고 준비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직을 준비하는, 사직을 한 선생님들로부터 개인적으로 들었던 사직의 원인은 지금 생각해도 공감이 가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여자간호사선생님들은 건강상의 이유나 적성, 육아 등의 이유가 있었고, 남자간호사선생님들은 평생 안정적으로 직장에 남아있길 원해서 사직을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저 또한 그랬기에 함께 일하기 힘들었던 직원이 있었거나 업무가 힘들었거나 하는 여러 이유들로 소방공무원을 준비했었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내가 정말로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나의 성향은 어떤 것이 더 맞을까 끊임없이 고민 하였고 내린 결론은 “아직 임상에 남아 조금 더 공부하고 싶다.” 였습니다.

 

저를 지금까지 임상에 남아있게 한 것은 신규간호사시절 프리셉터 선생님의 모습과 그 뜻을 이어가고자 하는 저의 성향, 그리고 임상에서 신규간호사를 육성하고, 어떻게 하면 간호사가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을까? 그렇게 된다면 환자 간호에 더욱 많은 시간을 쓸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그리고 앞으로 우리나라 간호사의 업무환경은 얼마나 더 나아질까? 하는 기대감이 제일 큰 것 같습니다.

 

Q9. 선생님께서는 현재 중환자전문과정도 공부하고 계시다고 들었는데 학업을 연장하는데에 결정적 계기가 있으셨을까요? 어떠한 부분은 연구하고 계신지도 궁금합니다.

많은 신규직원 및 경력직 선생님들이 평생할 수 없는 직업이라며 병원을 떠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단순히 다양한 길이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짧은 저의 인맥으로, 주변에 대학원과정을 졸업한 선생님들이 없었기에, 졸업을 하고 나면 후배선생님들 또는 병동 자체에 도움이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평범한 마음이기도 했습니다. 사실, 중환자실 업무가 매일 새롭기도 하지만 또 매일 익숙해지는 부분도 많고, 환자분들을 간호하는 마음 한편에 힘들고 지치는 순간들도 많기 때문에 저희는 배움에 있어 소홀해지고 그만큼 적응하고 있기도 합니다. 우리는 현재의 간호사이기도 하지만 미래의 간호사이기도하기때문에 많은 분들이 우리만의 독자적인 전문성을 찾고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가졌으면 하고 저또한 그래야되겠다는 마음자체가 어떻게보면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아직 대학원 2학기여서 연구주제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는데 간호관리에 관한 프로토콜 제작을 목표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Q10. 선생님의 앞으로 계획과 최종 꿈은 무엇인가요?

단기적으로는 대학원을 졸업하고, 석사학위를 취득하는게 목표이고요. 부산시 간호사회에서 강사로, 간호학서적의 자문위원단으로 꾸준히 참여할 예정입니다. 평소에 소설이나 작사, 개사 같이 글쓰는 것을 좋아하는데 기회가되면 소설책 출판도 해보고 싶습니다. 취미로는 애니메이션 노래 더빙을 하고 있는데 취미에 대한 최종 목표는 한국 애니메이션이나 애니메이션 한국판 노래에 직접 참여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활동을 거의 못하고 있지만 함께 노래하는 팀이 있는데, 먼 훗날 저희만의 곡을 작곡해서 앨범까지 내는 것이 저의 최종 목표입니다.

 

아무것도 아닌 평범한 저에게 관심을 가져주시고 인터뷰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 글을 읽어주신분들 모두 꿈을 이루시고 행복한 나날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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