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안녕하세요 선생님^^인터뷰를 수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간호사타임즈(포널스)의 인터뷰에 참여할 수 있게 되어 영광입니다. 저는 이대서울병원 흉부외과에 재직 중인 2년 차 간호사 임다혜라고 합니다.

 

Q2. 처음 간호사가 되어야겠다 결정하셨던 계기나 이유가 있으셨나요? 간호대학에 재학 당시에 어떠한 실습이 가장 기억에 남는지 궁금합니다.

처음 간호사가 되어야겠다고 결정하게 된 거창한 계기가 있던 건 아니었어요. 다만 직업을 선택할 때 사회적으로 기여를 하는 직업을 가지고 싶었어요. 남을 도와주는 것에 큰 기쁨을 느끼기도 했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좋아했어요. 성향적인 부분이나 연봉, 발전 가능성 등 제가 추구하는 직업 가치에 부합했기 때문에 간호사가 되고 싶었어요. 간호사가 된 지금도 저의 직업이 자랑스럽고 떳떳하기 때문에 저와 성향이 비슷한 분들도 간호사가 되면 만족스러워할 것 같아요.

간호학생 시절에 기억에 남는 실습이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중환자실 실습 때 임종 환자를 직접 봤던 경험인 것 같아요. 체온이 33도까지 떨어지는데 몸이 정말 얼음장처럼 차가웠어요. 병원이라는 곳이 정말 삶과 죽음의 경계라는 게 실감 났어요. 임종 가족을 보며 함께 고인의 삶을 추모했고, 죽음에 대하여 더 깊이 있게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어요. 그 당시 10년간 함께 한 반려견이 하늘로 떠난 얼마 되지 않았었는데 소중한 존재의 부재라는 것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지 알기 때문에 눈에 눈물이 고였던 것 같아요. 당시 실습을 마무리하며 수선생님이 가장 힘들었던 점을 물어보셨어요.

임종 가족을 보며 감정이입이 되는 게 힘들었다고 하니 감정 또한 간호사가 컨트롤해야 할 부분이라고 그렇지 못하면 일을 못한다고 하셨어요. 생각보다 차가운 대답이었지만 이성적인 간호사가 환자와 보호자에게 더 나은 마지막을 제공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 이후로 감정이 없는 로봇이 아닌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는 간호사가 되기 위해 노력했어요. 이제는 죽음에 대해 ‘떠난 자가 남기고 간 선물’이라는 생각을 한답니다. 소중한 추억을 가슴속에 남겨주고 떠나는 거니깐요.

 

Q3. 입사를 하실 때부터 외과를 지망하셨나요? 지망 이유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저의 1지망은 응급실이었어요. 제 강점이 위기 대처 능력이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새로운 상황이 닥쳤을 때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아 해결해냈을 때 뿌듯함을 느껴요. 그래서인지 매사에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어요. 저의 이러한 성향이 순발력으로 응급 상황을 대처하는 응급실에 잘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또 정적인 환경보다 동적인 환경에서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에 조금 더 변화가 크고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외과가 2지망이었어요. 저의 이러한 희망 사항을 병원에서 반영해 주어 외과 파트로 입사하게 되었답니다.

 

Q4. 흉부외과 간호사가 만나게 되는 환자들의 주 질환과 업무패턴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흉부외과에서는 식도, 심장, 폐 질환을 다룬답니다. 식도는 케이스가 가장 적고 그다음으로는 심장, 폐 순으로 케이스가 많은 것 같아요. Single ventricle 이런 선천성 심질환은 케이스는 흔치는 않고 저희도 자주 접하지는 않아요. 기억나는 환자 두 명이 있는데 둘 다 갓 20살이 된 어린 환자였어요. 전체적으로 몸이 부어있고, 산소포화도가 60~70% 정도라 입술이 파래요. 조금만 걸어도 숨 차는 모습을 보여요. 안타까운 마음도 있지만 둘 다 밝은 친구들이어서 더 기억에 남네요.

흉부외과 수술로는 거의 폐결절, 폐암으로 폐엽 절제술을 하는 경우가 많고, 심부전으로 Replacement를 위한 개흉술을 하는 환자가 많아요. 그 외에도 기흉, 갈비뼈 골절, 식도암 등 식도부터 횡격막까지는 다 흉부외과의 관할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Q5. 신규간호사로 근무하면서 가장 보람찼던 일과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힘든 점은 어떠한 노력으로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신규 간호사 때 아무래도 가장 힘든 건 나 자신과의 싸움인 것 같아요. 일이 한 번 배운다고 잘 하게 된다면 좋겠지만 그럴 수 있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잘하고 싶은 마음은 큰데 마음에 비해 천천히 성장하는 속도를 견디기 힘들었던 것 같아요. 지금이야 천천히 성장한다는 표현을 썼지만 당시에는 “내가 성장하고 있는 게 맞나?”라는 생각이 들었었어요. 이 또한 성장 과정인데 서서히 이루어지는 과정이기 때문에 그걸 인내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 같아요.

저의 프리셉터 선생님은 20년 차 선생님인데 정말 멋있고 강단 있는 분이세요. 언제 한 번 갱의실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그때 제가 했던 말이 기억이 나네요. “전 제가 잘 할 거라는 믿음이 있어서 어떻게든 잘 하게 될 거라고 믿어요.” 저는 저에 대한 믿음 하나로 한 번도 울지 않고 신규 시절을 보냈어요. 하지만 사실 일하면서도 눈물이 고여 천장을 본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답니다 하하^^ 그 당시 제가 안 우는 게 목표라고 하니 프리셉터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참지 말고 울어도 돼. 그 대신 울고 털어버려.” 저처럼 안 참아도 되니까 울게 되더라도 훌훌 털어버리세요.

가장 보람찬 건 수많은 과정을 거쳐 간호사 한 명의 몫을 하게 된 저에 대한 보람이에요. 나의 믿음에 스스로 부응했다는 점이 감격스러웠어요. 물론 환자를 케어하면서 느꼈던 보람도 수도 없이 많답니다. 하지만 저의 모토는 간호사 자신이 건강해야 환자에게 그 에너지까지 전달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 얘기를 먼저 끄적여 보았어요.

 

Q6. 흉부외과에 근무를 하시는게 선생님의 성향이 잘 맞으셨나요? 무엇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흉부외과에 근무하는 게 잘 맞는 것 같아요. 심장과 폐는 인체에서도 손꼽는 장기라고 할 수 있잖아요. 이런 중요한 신체 질환을 다룬다는 자부심도 가지고 있어요. 또 외과 특성상 수술적인 중재로 환자가 호전되는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잘 나아서 퇴원하는 환자분들을 보면 기분이 좋답니다. 환자분들과 우스갯소리로 “우리 또 보지 말아요~”라고 인사를 하는데 아마 내과에서 이런 말은 힘들 수도 있겠죠?

 

Q7. 외과 또는 흉부외과에 관심을 갖는 간호대학생, 예비 간호사들에게 가장 기억해야할 점은 무엇이며 어떠한 성격 또는 자질이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무엇보다도 손이 빨라야 해요. 잦은 입퇴원과 수술 전후 간호, 그 외의 수많은 액팅 업무를 해결하려면 업무를 빠르게 해결해야 한답니다. 사실 익숙해지면 업무 속도는 빨라지기 마련이라 일을 빠르게 해결하면서 우선순위를 정하는 게 중요해요. 일의 우선순위를 생각하면서 해결하려는 태도, 일을 미루지 않고 즉시 해결하려는 태도를 갖추려고 노력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모든 소리에 귀 기울이고, 주변에 관심을 갖는 태도도 중요해요. 예를 들어 침대 끄는 소리만 듣고도 수술이 나오는 걸 안다거나, 비닐 뜯는 소리만 들어도 인젝 준비하는 걸 알아차리는 그런 귀 기울임이 있다면 눈치 빠른 외과 간호사가 될 수 있어요.

 

Q8. 신규간호사들에게 꿀팁을 전해주자면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선생님만의 노하우를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신규 간호사가 되면 정말 많이 혼날 거예요. 하지만 기죽지 말고 내가 혼났던 그 이유를 어떻게든 고치려는 태도를 보이면 언젠간 나는 성장해 있고 같은 일로 혼나지 않는 날이 와요. 혼났다고 눈물 훔치고 우울해하지 말고 “다시는 이 선생님한테 이 일로는 혼나지 않을 거야.” 이런 오기를 가졌으면 좋겠어요. 왜냐면 여러분은 결국 잘 하게 될 거거든요. 저는 저 자신도 믿지만 여러분도 믿어요. 대학 4년 힘들었지만 잘 버텨왔잖아요. 힘든 공부도, 인간관계도 다 헤쳐온 여러분을 믿어요. 그리고 내가 생각한 이 해결 방안을 그 선생님께 말씀하고 의지를 보여주세요. 사람 마음은 표현하지 않으면 부모님도 모르거든요. 예를 들어 저는 수술 전 준비로 수액 라인을 옷 안으로 넣어놨어야 하는데 그걸 안 해놓은 적이 있었어요. 당연히 혼났죠. 그리고 인계장에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서 그것도 보여드렸어요. 다시는 수액 라인을 옷 안으로 넣는 걸 잊지 않겠다고요. 결국 의지는 결과를 만들 거고 여러분은 같은 일로 혼나지 않을 거예요.

 

Q9. 선생님께서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계신 것으로 압니다. 어떻게 시작하시게 되었으며 앞으로는 어떠한 방향으로 운영할 계획이신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글 쓰는 것을 좋아하기도 했고, 막연히 블로그를 운영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블로그나 유튜브, 각종 매체에서 중요한 것은 꾸준한 양질의 콘텐츠라고 생각해요. '나라는 사람에게 꾸준히 나올 수 있는 콘텐츠가 뭘까?'라는 생각을 했을 때 ‘간호’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가진 콘텐츠로 몇 사람이나마 도움이 되고 재미를 느낀다면 이것도 저의 취미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시작하게 되었답니다. 덕분에 간호사 타임즈에 인터뷰할 수 있는 새로운 경험도 할 수 있게 되었네요^^

 

Q10. 선생님의 앞으로 계획과 최종 꿈은 무엇인가요? 

저의 단기 계획은 2년 동안 5000만 원 모으기예요. 한 달에 200만 원씩 저축하는 게 목표랍니다. 같은 병동에 6년 차 선생님이 계신데 신규 때부터 매달 200만 원씩 모으셨다고 해요. 계획적인 삶과 의지가 너무 멋져 보였답니다.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저도 열심히 모은 돈으로 재테크를 할 수 있는 날을 꿈꾸고 싶었어요. 힘들게 번 돈을 더 크게 굴린다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또 간호사로 지내며 느꼈던 점이나 저의 인생에 대한 책을 써보고 싶기도 해요. 내레이션이나 모델, 유튜브, 사업 등 하고 싶은 일이 산더미랍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여러분 자신을 믿으라는 얘기를 하고 싶어요. ‘내가 할 수 있을까?’ 라는 물음표가 아닌 ‘난 할 수 있어.’ 라는 마침표로 세상을 대해보세요. ‘할 수 있어. 할 수 있어.’라고 생각해도 안 되는 세상에 ‘할 수 없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될 리가 없어요. “여러분은 무조건 할 수 있어요.” 앞으로의 간호사 생활도 응원합니다. 인터뷰 요청해 주신 간호사 타임즈 담당자님과 끝까지 제 인터뷰를 읽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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