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안녕하세요 선생님^^인터뷰를 수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KMI 한국의학연구소에서 보건관리 전문기관 종사자(산업간호사)로서 근무하고 있는 7년 차 간호사 김정인이라고 합니다. 전 제가 6년 차인줄 알았는데 다시 제대로 계산해보니 7년 차이더라구요! 세월이 빠름을 다시 한번 실감했습니다.

 

Q2. 처음 간호사가 되기로 결정하셨던 때와 현재 근무하시는 산업간호사가 되기로 결정하셨던 각각의 이유 또는 계기가 궁금합니다.

어릴 때부터 의료계통 직업에 종사하는 게 꿈이었는데, 시간이 흘러 이렇게 정말 간호사가 되었네요. 그냥 특별한 이유 없이 간호사라는 직업이 저랑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었어요! 실제로 일하다 보니 저랑 찰떡인 직업이기도 했고요.

산업간호사는 병원 퇴사 후 여행을 다녀왔는데 돈을 탕진해버려서 일자리를 구하다가 운이 좋게 만나게 된 직장이었어요. 총 5군데를 지원했었는데, 다 산업간호사, 보건관리자 이쪽으로 지원했었어요. 그때 당시에는 병원은 잠시 떠나고 싶었었거든요. 그 중 3군데에서 연락이 왔고 제일 처음 면접을 봤는데 붙어서 지금까지 다니고 있네요.

 

Q3. 처음에 임상에서 병동간호사로 근무를 하셨다고 알고있습니다. 소화기내과 병동 간호사의 업무 패턴은 어떠했었나요?

2년 좀 안되게 근무를 했어요. 메인은 소화기내과+간담췌내과였지만, 다른 병동에 자리가 없다면 호흡기내과, 내분비내과, 심장내과, 신장내과, 간혹 외과나 소아과까지도 상관없이 다 받았어요. 덕분에 짧은 기간에 많은 것들을 배워서 지금은 감사하게 여기고 있어요. 소화기내과는 특성상 EGD, CFS는 기본에 간담췌 쪽으로는 ERCP, TACE 등등 시술들이 많아요. 데이 때는 시술들로 정신없이 보내고, 이브닝 때는 신환 받고 시술 준비하는 게 일상이었네요. 나이트 때는 DT 뜨는 환자분들이 좀 있어서 처치실로 환자를 빼거나 ICU 내리는 등 여러가지 이벤트들이 많았어요. 다 적자면 이 한 페이지를 다 넘길 것 같아서 이만 써야겠네요 하하..

 

Q4. 선생님께서 생각하시기에 임상 간호사와 산업간호사의 차이점은 무엇이며, 산업간호사의 어떠한 부분이 선생님께 가장 큰 장점으로 다가왔는지 궁금합니다.

임상간호사는 병원에서 주로 급성기에 있는 환자들을 직접적으로 돌보고, 의사의 오더를 받아서 하는 업무가 대부분이라면, 산업간호사는 건강한 근로자뿐만 아니라 질환을 가진 근로자까지 광범위하게 건강 관리 및 증진을 위한 업무를 하며, 임상간호사보다는 조금 더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일반적인 보건 관리자와는 달리 보건 관리 전문기관의 보건관리 전문팀에 소속되어 팀 단위로 사업장에 방문하여 보건 관리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고 있어요. 저희 팀은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산업위생관리기사, 간호사로 구성되어 있어 각자의 업무를 맡아 처리하고 있어요.

 

저도 실제로 이 기관에서 일을 하기 전까지는 몰랐던 분야라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을 드려볼게요..! 저희는 사업장에서 사업주가 꼭 지켜야 할 산업안전보건법상 의무에 대해 지도하면서 근로자의 건강관리 또 산업재해의 예방을 위해 일하고 있어요.

 

직업환경의학 전문의는 근로자들의 건강관리뿐만 아니라 직업병 또는 직업 관련성 질환의 예방에 관련된 업무를 중점적으로 하고, 산업위생관리기사는 작업장의 전체적인 환경을 관리하고, 적절한 보호구 착용 지도, 유해 물질 관리, 여러 가지 교육 등의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간호사는 의사와 함께 일반 건강진단 및 특수 건강진단 결과에 대한 사후관리, 근로자의 만성질환 관리(건강상담), 금연ㆍ운동ㆍ영양ㆍ비만ㆍ절주 등 건강증진운동, 보건교육 등등의 업무를 하게 됩니다. 의사의 경우 사업장의 상시 근로자 수에 따라 방문 주기가 3개월 또는 6개월에 1회 방문이기 때문에 간호사가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좀 더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산업간호사의 장점이라고 한다면, 가장 큰 부분은 아무래도 3교대가 아닌 상근직이라는 점이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근무하고, 주말에 그리고 공휴일에, 남들 쉴 때 쉴 수 있다는 게 정말 좋아요.

 

또 제가 임상에 있을 때는 환자분들이 말을 걸면 저는 다 들어드리는 편이라서 이야기를 다 듣고 나면 인젝이 밀려있고.. 스테이션에서는 저를 찾는 전화가 울려대고... 저는 그렇게 거의 매일 오버타임을 했었어요. 하지만, 여기는 공식적으로(?) 시간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근로자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드릴 수 있어서 그것도 참 좋은 점 중 하나에요.

 

Q5. 임상과 현재 산업간호사로 근무를 하면서 선생님께서는 각각의 신규시절을 가지셨었는데, 각각 적응하기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셨나요? 그리고 그를 극복하기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항상 여유롭게 세상을 사는, 꼼꼼하지 못한 사람이었는데, 제 프리셉터 선생님께서는 저와 정반대인 성격이셔서 처음엔 정말 많이 고생했었어요. 이 많은 것들을 근무시간 안에 어떻게 다 해야 할지 막막했었죠. 또 심지어 손도 빠른 편이 아니라서 지금 생각해 보면 오버타임을 안한 날을 세는 게 빠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꼼꼼히 배운 내용들을 환자분께 설명해드리다 보니 독립하고 얼마 안 돼서 칭찬 쪽지도 받았었어요. 조금 느리더라도 대충 하기보단 이렇게 하는게 맞다고 생각해서 소신 있게 끝까지 제 업무 스타일을 지켜나갔던 것 같아요. 같이 근무하다 보면 인계가 다 끝난 후에도 아직 할일이 많이 남았다는 저를 동기들도, 윗년차, 아랫년차 선생님들 모두 많이 도와주셔서 하루하루 무사히 퇴근할 수 있었어요. 임상에서 좋은 선생님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서 행복했고 감사했습니다.

 

산업간호사는 임상에서 배운 내용들을 건강상담할 때 적용할 수 있지만 그 외에 것들은 너무나도 생소하고 어려웠어요. 산업안전보건법도 지역사회간호학 때 잠깐 배웠던게 다여서 기억도 잘 안 났거든요. 정말 맨 땅에 헤딩하는 기분으로 새롭게 배워나갔습니다. 다행히 저와 잘 맞는 파트장님을 만나서 어려운 부분은 함께 해결해 주시고, 제가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셨었죠. 파트장님이 아니셨다면 아마 저는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이직을 했을 거에요. 그리고 저는 모르는 부분이 있을 땐 여러 가지 검색을 해서 찾기보단 고용노동부에 직접 전화해서 확인했었어요. 가장 빠르고 정확한 방법이라서 주로 이용했던 것 같아요.

 

Q6. 현재 산업간호사로 근무를 하면서 가장 힘든 점과 가장 보람찬 일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사업장에는 보건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담당자가 지정되어 있어요. 보통 인사팀, 총무팀 직원 중 한 분이 맡아서 진행하게 되는데, 대부분이 원래 하던 업무에 더해서 이 업무까지 담당하고 있다 보니 과부하에 걸리는 분들이 많아요.

 

또 이 업무에 관심이 없고 그저 위에서 시키니까 어쩔수 없이 하는 분들도 계시고요. 산업안전보건법을 지키지 않는다고 해서 당장의 과태료가 나오는게 아니기 때문에 중요성을 잘 모르는 분들도 많아요. 그런 분들을 설득해서 이 업무에 대한 중요성을 심고 결과적으로는 법은 지키게 만드는게 저의 가장 중요한 업무이자 가장 어려운 업무에요. 저는 법적인 사항도 알지만, 사업장의 상황도 알기 때문에 그 사이에서 조율하기가 더 어렵더라고요.

 

하지만, 반대로 이 업무의 중요성을 알고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시는 담당자분들도 많아요. 특히 저희의 설득을 통해 바뀌게 될 때 보람을 더욱 더 느끼는 것 같아요. 또 간호사로서 보람찬 일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건강상담을 통해 생활습관을 교정하고, 질병을 조기 발견하거나, 약을 안 먹고 버티시던 분이 처음으로 약을 복용하게 됐을 때가 아닐까 싶어요.

 

에피소드를 하나 설명드리자면, 한 근로자분이 건강상담을 하러 오셨는데 손이 많이 부어있어서 혹시 주사를 맞았거나 어디 불편한 곳이 있냐고 물었더니 자기는 전혀 아프지 않은데 언제부턴가 손이랑 발이 부어서 붓기가 안 빠진다고 하시는 거에요. 그래서 근로자분께 얼굴 쪽, 특히 눈이 붓진 않으시냐고 물어보니 그런 것 같다고 하셔서 검사 물품 중 하나인 유린 스틱으로 소변검사를 진행했는데 단백뇨가 4+ 이상이 나온거죠.

 

그래서 근로자분께 신장내과 진료 꼭 받으셔야 한다고 설명드리고, 다음에 다시 그분을 만났는데 nephrotic syndrome을 진단받았다고 하시면서 빨리 발견할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고 하시더라고요. 이렇게 근로자분들이 고마워해주시고, 제가 오는 날만을 기다리시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뿌듯하고 이런 것들이 제가 계속 일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Q7. 임상에 있었을 당시 아쉬움이 남는게 있다면 어떠한 부분인지 그리고 후배간호사들과 산업간호사를 꿈꾸는 간호학생과 후배 간호사들에게는 어떠한 이야기를 해주고싶으신가요?

제가 임상에서 좀 더 길게 일했다면 더 많은 케이스들을 공부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아주 가~~끔 하긴 해요. 또 제 원래 원티드 부서가 ER이었는데 병동으로 발령이 난거였어서 ER에서의 근무도 궁금하긴 합니다. 병원의 근무환경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산업간호사, 보건관리자의 근무환경도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정규직인 곳이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임상간호사에 비해서 급여가 적기도 하고요. 하지만, 꼭 병원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간호사로서의 사명을 다하며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있음을 알아주셨으면 좋겠고, 자신의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3교대 근무를 하는 분들은 없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시행된 중대재해 처벌법과 계속해서 개정되고 있는 산업안전보건법으로 인해서 산업보건 분야는 점점 중요해질 거예요. 앞으로 많은 선생님들이 산업보건 분야에서 일하고 함께 발전해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Q8. 산업간호사로 근무를 하기에 어떠한 자질이나 성격, 성향이 더 잘 맞는지 선생님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엑셀, PPT 등 문서작성 업무가 뛰어나면 업무에 도움이 될 것 같고요, 아무래도 근로자분들과 라포를 쌓기 위해서 공감 능력이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도전 정신이나 아이디어가 풍부하신 분들도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병원보다는 응급상황이 발생할 확률이 매우 적기 때문에 안정적인 업무를 하고 싶은 분들이 좀 더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Q9. 선생님의 앞으로 계획과 최종 꿈은 무엇인가요? 

제가 현재 몸담고 있는 KMI 한국의학연구소가 기업건강검진업계 1위로 알고 있는데, 보건관리 전문기관으로도 1위를 하는 게 최종 목표이자 꿈이에요. 회사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게 아니라 근로자분들을 위해서 일하는 간호사가 되고 싶어요. 아마 추후에는 더 많이 배우고 경력을 쌓아서 한 기업의 보건관리자로 일하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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