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이란 외래진료의 시간내 또는 시간외의 응급환자가 내원했을 경우, 일시적으로 수용하고 응급처치를 하는 병실의 명칭이다. 보통 외래 또는 외래에 가까운 병동 끝에 설치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응급실은 말 그대로 ‘응급’한 환자를 우선적으로 치료하는 곳이다.

 

최근 부산대학교병원 응급실에서 60대 남성이 불을 질러 환자와 의료진이 급히 대피하는 소동이 발생했다. 지난달 15일에는 경기도 용인의 한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70대 남성이 의사의 목을 흉기로 찌르는 사건이 일어났다. 응급실 범죄에 의료계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경찰에 접수된 응급실 범죄는 2009년 42건에서 2018년 490건으로 10년 새 11.7배 증가했다. 의협신문이 지난달 28일부터 실시한 ‘응급실 폭력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78.1%가 최근 1년 이내에 환자나 보호자로부터 폭언 또는 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응급실 범죄가 일어나는 이유는 일반 응급실 이용자는 긴 대기시간과 신속하지 못한 처리로 인한 병원 시스템에 불만을 가지며, 불편한 환경에 따른 무의식적 스트레스와 더불어 직접적 이유로는 병원에 대한 이해 부족과 정서적 불만족이 표출되어 폭력이 발생된다.

 

서로 간의 관점의 차이는 응급실에 대한 이해 부족에 따른 응급실에 대한 불신과 오해가 있다. 응급실에 오는 환자는 긴급한 환자, 응급한 환자와 함께 비응급 경증의 환자가 오게 된다.

응급환자의 기준은 KTAS(한국형 응급환자 분류도구)에 따른다.

1단계 생명이나 사지가 곧 악화될 위협이 있어 적극적 처치를 필요로 하는 상황

가장 위급한 상황은 1단계이다. 심정지, 무호흡, 무의식상태, 혼수상태 등 긴급히 소생술을 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한 상황이다. 응급실에서는 당연히 이 환자들을 최우선으로 봐야 한다.

 

2단계 생명이나 사지에 잠재적 위협이 있어 빠른 처치가 필요한 상황

2단계는 심근경색, 뇌졸중, 중증외상처럼 빠른 처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빠른 처치란 10분 이내를 말한다. 뇌졸중은 발병 3시간 이내에 최대한 빨리 혈전용해제를 사용해야 하며 중증외상환자는 ‘ 골든타임’ 1시간 내에 수술에 들어가야 생명의 위협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응급의학과 의사들이 생각하는 ‘응급’의 기준은 위의 1단계, 2단계까지이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비교적 경증인 3~5단계에 해당한다.

3단계: 치료가 필요한 상태로 진행할 수 있는 잠재적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는 경우(호흡곤란, 출혈을 동반한 설사 등)
4단계: 환자의 나이, 통증이나 악화/합병증 가능성을 고려할 때 1~2시간 안에 처치나 재평가를 시행하면 되는 상태(발열 동반한 장염, 복통 동반한 요로 감염 등)
5단계: 긴급하지만 응급은 아닌 상태. 만성적인 문제로 인한 것이거나 악화 가능성이 낮은 상태(감기, 중이염, 생선가시걸림, 결막염 등 응급의학과가 아닌 다른 과 진료가 필요한 경우)


물론 KTAS 5점이라 해서 위험하지 않은 것이 아니고, 증상이 악화될 수도 있다. 하지만 통계적으로 보았을 때 단계가 낮은 사람이 중증으로 악화될 가능성은 낮으며, 응급실을 찾아오는 환자 중 KTAS 3~4레벨이 60%에 달한다.

 

응급실 의료진은 육체적 감정적 소모로 일반 이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육체적 정신적 여유가 없는 부분이 있다. 육체적으로는 잦은 오버타임 근무와 과로의 상태에서, 극한 감정이 오가는 상황으로 감정의 내성이 생기며, 자주 폭력에 노출되어 일반적 대처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응급실 폭력은 거의 계속되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여건의 미비와 함께 의료진에 관한 보호체계나 폭력에 한 대응체계가 아직까지 충분히 갖춰져 있지 않다. 의료전달체계가 확립되어 있는 선진국에서는 응급 상황이 되면, 먼저 자기 건강상태를 잘 아는 주치의 시스템에 의한 전화 상담으로 상태를 파악하여 응급과 비응급의 구분을 하고 이에 맞추어 전화 상담 종료, 경증환자 관리, 중증 환자관리로 구분하여 각각을 다른 구조로 발전시켜가며 접근하고 있다. 선진화된 응급실을 위해서는 비용 투자와 문화 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바로 적용 가능한 방법으로는 현 상황에 맞춘 응급실 시스템 개선과 환경 개선과 함께 응급실에 대한 이해를 높여서 인식을 개선하여 이용자들의 정서적 만족을 주어야 한다. 응급 의료진들에게는 심신의 여유 속에서 환자를 보도록 하도록 적절한 휴식과 근무 시간의 조정 등이 필요하다.

 

사회적으로는 의료인 폭행은 다른 환자의 생명에도 위해(危害)를 가하는 다중폭행이며 살인을 가져올 수 있는 행위라는 국민적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며, 음주운전과 마찬가지로 음주 후 의료인 폭행에 대해서도 사회적 경각심이 더욱 요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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