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교수님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미래의 간호사가 될 간호대학생들이 꿈과 비전을 갖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은 유튜브 채널 [널스비전] 운영자이면서, 부산의 경성대학교 간호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신에스더 교수입니다. 개인적으로는 4명의 금지옥엽들을 키우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워킹맘이기도 하구요.

 

Q+. 유튜브는 어떻게 운영하게 되셨나요?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사회적으로 혼란스러웠고, 특히 학생들은 공부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되었어요. 비대면 수업을 하면서 비대면 매체를 통한 교수법에 관심을 갖고 되었고, 접근성이 좋은 유튜브를 통해 어려운 환경에서 간호사국가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시작하게 되었죠. 원래의 주 전공인 ‘간호관리학’ 강의를 시작으로 ‘보건의약관계법규’ 강의까지 특강 형식으로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Q+. 유튜브 널스비전은 어떤 채널인가요?

널스비전은 간호사 선배이자 교수로서 미래의 간호사가 될 간호학생들로 하여금 미래의 꿈과 비전을 갖게 하고, 비전을 성취하기 위해 필요한 준비를 하는데 다양한 내용을 알려주자는 취지에서 시작했고요. 학생들이 간호사가 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첫째 관문인 간호사국가시험을 보다 효과적으로 준비할 수 있게 간호관리학과 보건의약관계법규 강의를 올렸습니다. 지금까지 크게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강의를 들은 제법 많은 수강생들이 큰 도움이 되었다는 감동적인 후기를 전해줘서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간호사국가시험 특강 외에도 신규 간호사가 되어 부딪치게 될 고민이나 문제에 대해서도 영상을 몇 개 올렸고, 틈나는 대로 간호학생으로서, 간호사로서 삶을 꾸려가는데 필요한 고민들을 같이 생각해 보는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려고 합니다.

 

현재 집필 가운데 있는 책을 기반으로 학생 참여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으며, 학생들이 간호관리학, 보건의약관계법규, 지역사회간호학을 쉽게 이해하며 시험준비 할 수 있도록 간호사국가시험 특강을 한층 보강하여 제공할 예정입니다.

 

Q2. 간호사가 되기로 결정하셨던 때와 간호학과 교수가 되기로 결정하셨던 때의 계기와 준비과정은 어떠하셨는지 무엇이 가장 기억에 남으신지 궁금합니다.

사실 간호사가 된다는 의미도 잘 모른 체 간호학과에 입학하게 되었는데, 취업이 잘 될 것이라는 전망과 당시 간호학과 교수이셨던 이모의 권유가 직접적인 이유였다고 생각합니다.

 

부모님께서는 대학에 들어가면 알아서 다 할 것이라고 기대가 크셨지만, 저의 대학생활은 꿈도 비전도 없이 학교에 몸만 왔다 갔다 하는 무기력한 시간이 많았어요. 열심히 하지 않는 학생을 찾아보기 힘든 간호학과에서 적응하기가 너무 힘이 들어 결석과 지각을 반복하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임상실습을 처음 나가고 간호사 선생님들의 전문지식과 업무량에 크게 놀랐고,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못 할 거라는 위기감이 들었어요. 기본지식도 부족하고 자존감도 많이 떨어져 있었지만, 학교생활에 성실했던 친구의 도움을 받아 그때부터 졸업할 때까지는 도서관에서 내내 버티며 떨어진 성적을 메꾸려 노력했고 노력만큼 결실도 있었어요.

 

간호사 생활을 하던 20대 중반 즈음에는 병원 생활에 익숙해지면서 임상 업무 이외에 병원 경영에 관심이 갔습니다. 간호학과가 아닌 보건대학원 병원경영학과 석사과정에 입학한 이유입니다. 석사 1학기를 마치면서 학교 공부가 너무 재미있는데 공부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고민 끝에 7년 8개월 동안 애정을 갖고 근무하던 병원에 사직서를 냈어요. 지금 생각하면 쉽게 결정하지 못 할, 일생을 바꾸는 결정인데, 당시에는 새로운 길을 가봐야겠다는 도전정신이 한껏 충만해 있던 때였나 봐요.

 

대학원에 마침 조교자리가 났고, 공부를 계속하면서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삶이 시작됨을 느꼈어요.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프로젝트 연구원으로 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중남미 파라과이의 국제보건개발사업에 참여하게 되었지요. 병원 간호사의 삶에서 느끼지 못한 훨씬 넓은 세상에서의 다양한 경험들은 넓은 세상으로 어서 나아가라고 소리치는 것 같았어요.

 

 

막연하던 꿈을 현실로 만드는 도전에 나서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보건학석사 과정을 밟으며 배우고 경험한 내용을 간호학에 접목하여 연구하고 싶었고, 후배인 간호학생들이 더욱 큰 꿈과 비전을 품으며 자랄 수 있도록 교육하고 싶다는 열망이 생겼어요. 간호학박사 과정에 진학하여 전일제 학생으로 공부에 전념하였고, 자연스레 지금의 대학 간호학과 교수가 되었습니다.

 

어릴 적부터 “간호사가 되겠다”’ “교수가 되겠다” 소망하며 성장한 것은 아닙니다. 대학 초년생 때는 아무런 생각 없이 무기력하게 시간을 보낸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늦게 철이 들면서는 새 길이 보이면 새 길로 가는데 주저하지 않았어요. 변화가 필요했을 때 새로운 길을 가겠다는 용기가 지금의 저로 이끌었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시작을 할 때면 항상 내가 무모한 짓을 하는 건 아닐까 걱정했는데, 당장 할 일부터 바쁘게 해치우다 보니 어느새 길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물론 지금도 새 길을 찾고 있고 새 길로 가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진정 원하는 길로 가기 위해서는 현재의 길이 평탄하다 하더라도 박차고 새 길로 가는 용기를 가지라고 말하고 싶어요. 새 길이 비록 힘들고 멀더라도 말이지요. 그리고 제가 할 일은 학생들에게 새 길을 보여주고, 새 길로 가기 위한 용기를 북돋고, 그리고 새 길을 잘 걸어가기 위한 기초체력을 길러주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Q3. 교수님께서 현재 기본간호학을 맡고 계신것으로 말씀주셨는데, 학생들이 기본간호학 중에서도 가장 어려워 하거나 헤매는 부분이 있나요? 해당 과목은 어떠한 방법으로 공부하는 것이 가장 수월하고 빠르게 이해 및 암기가 되는지 노하우를 하나 전수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2학년때 기본간호학 수업을 수강하고는 이제야 간호학과에 온 것 같다고 말하는 학생들이 많아요. 기본간호학은 말 그대로 ‘기본’적인 간호 지식과 기술을 다루죠. 기본이니까 쉬운 내용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가장 어렵다고 할 수도 있어요. 간호학 전공교과목을 모두 배운 입장에서는 ‘기본간호학’이 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간호학 전공교과목을 처음 접하는 2학년에게는 가장 어렵게 느껴지는 과목일 수도 있으니까요.

 

2학년이 되면 학생들은 기본간호학 뿐 아니라 전공교과목의 학습량 자체가 많아 큰 부담을 느끼기 마련입니다. 게다가 간호학과 학생들 모두 열심을 다해 공부하는 편이기 때문에 형성되는 열공 학습분위기에 압도당하여 더욱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지요.

 

저도 짧지 않은 세월동안 공부를 해오면서 가장 수월하고 빠르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비법을 알아내어 시간을 아끼고 싶었으나 안타깝게도 세상에 그런 비법은 없었어요. 머리가 우수한 영재들도, 천재들도, 수능 만점자들도 한결같이 ‘반복하는 학습’을 통해 성과를 냅니다.

 

예습과 복습의 시간이 ‘기적을 부르는 시간’ 이에요. 특히 수업 후 10분간의 복습은 엄청난 효과가 있어요. 예습이 사치라고 여겨진다면 복습이라도 수업 당일 꼭 하기를 바랍니다. 우리 뇌에 입력된 수많은 정보들은 머릿속에서 둥둥 떠다니는데, 차곡차곡 정리하여 장기기억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작업이 10분간의 복습이에요. 수업시간과 복습을 통해 2차례에 걸쳐 입력되게 되면 뇌에 쉽고 효과적으로 저장되는 거지요.

 

실습 시험은 핵심간호술 프로토콜을 활용하는데, 이때 그냥 프로토콜을 순서대로 외운다고 생각하며 무작정 외우기에 돌입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못해요. 집에 있는 인형이나 실습 소모품을 대체할 수 있는 여러 물품을 활용하여 시뮬레이션 하면서 외우는 것이 좋아요. 그냥 글로 순서를 외울 때는 ‘커튼으로 대상자의 사생활을 보호해 주고, 똑바로 눕도록 한 후 홑이불을 덮어준다’도 노력하여 암기해야 하죠? 하지만, 친구나 식구를 앞에 두고 시뮬레이션을 몇 번 해보면 이러한 순서는 굳이 노력하여 외우지 않아도 저절로 암기되고, 기억에 오래 남아 실제 시험 칠 때 실수하는 일을 줄여줍니다.

 

Q4. 현재 연구하고 계신 내용은 무엇이신가요? 연구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으시나요?

현재 학생들을 ‘간호’하기 위한 책을 집필 중에 있습니다. 저도 겪었던 대학생활에의 부적응과 무기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의 장기화로 학교 입학식이나 주요 행사가 전면 취소되거나 비대면으로 축소된 가운데 학과 친구들이 누구인지도 잘 모르고 교수님 들과의 교류도 거의 없이 어리둥절한 체 시간을 보내는 학생들이 너무 많아요. 인생에서 가장 꽃다운 청춘시절을 보내고 있는 학생들이 자신의 꿈과 비전을 찾고 주체적인 삶을 개척해 나갈 수 있는 지혜를 주고, 힘겨운 대학생활에 실제적인 도움이 되고 위로가 되는 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와 저작 아이디어는 주로 제가 겪은 경험과 읽어 왔던 책을 통해 얻게 됩니다. 저는 특히 수업 준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해당 과목의 거의 모든 출판사 교과서를 참고하여 강의안을 준비합니다. 단순하게 교과서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저의 세계관과 스스로의 이해를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좀 더 이해하기 쉽게,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성찰해야 하는 내용을 알려주려고 노력합니다.

 

그동안 대학에서 보건통계학, 간호윤리학, 간호관리학, 기본간호학, 약리학, 보건의약관계법규, 호스피스와 완화의료, 재활간호, 간호학개론, 영양과 식이 등의 이론 과목과 각 전공교과목 실습 등 다양한 과목을 교수했습니다. 다양한 과목을 강의하기 위해 다양한 전공 서적을 읽고 이해하고 강의안을 준비하는데 많은 시간이 들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만, 강의의 깊이를 더할 뿐만 아니라 연구와 저서 집필에도 큰 도움이 되니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Q5. 예비간호사를 양성하시는데에 있어서 그 책임감과 중압감도 크실 것 같으며 간호사의 근무 환경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실 수밖에 없으실 것 같습니다. 최근 간호법 제정과 관련하여 많은 곳에서 큰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교수님께서 간호사 시절 근무 환경에 관하여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무엇이셨나요?

간호사는 전 세계적으로 독립적인 전문직의 하나입니다. 그런데도 현행 의료법에서는 간호사 업무를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의 지도하에 시행하는 진료의 보조"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간호사들이 담당하는 업무가 점점 다양화되고, 세분화되고, 전문화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한국에서는 ‘보조’라는 단어로 간호사 업무를 차별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거지요. 이와 함께 간호사의 근로조건과 임금에 관한 기본지침을 제정하고, 재원확보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며, 업무로 인해 신체·정신적 고통 등 인권침해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간호사에 대한 교육을 의무화하는 등의 내용이 법제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수의 국민들도 간호사가 처한 상황을 잘 알게 되면서 간호법 제정이 머지않아 이루어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임상 간호사 시절을 돌이켜 보면 환자에게 헌신할 때의 보람, 동료, 선후배와의 우정, 병원 일에 적극 참여하며 느낀 소속감 등 좋은 기억들이 많아 젊었을 때의 찬란한 나날이었다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하지만 되짚어 보면 어려울 때도 적지 않았어요. 특히 일부 수선생님이나 선배로부터 별 잘못도 없는데 꾸중을 들으며 자존감이 한없이 무너지는 느낌이 아직도 몸서리칠 정도로 날 때가 있어요. 그 당시에는 내 탓이 크다고 생각하면서 버텼는데, 지금 기준으로는 이게 태움 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간호사들끼리 상처를 주는 악습인 것은 틀림이 없는데, 일이 너무 힘들어서 그런 면도 있구나 하는 생각에서 구조적인 문제였다는 생각도 듭니다.

 

Q6. 신규간호사 태움 논란은 해를 거듭해서 반복되고 있습니다. 간호인력을 충원하여 조금 더 충분한 간호사 교육 및 적응 기간이 보장되어야한다 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현재 간호사 태움을 염려하는 예비간호사와 태움을 겪고 있는 신규간호사에게 어떠한 말씀을 전해주고 싶으신가요?

우선 태움은 어떤 이유라도 분명한 언어폭력이고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사실이 변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태움은 간호사 개인의 피해 차원을 넘어 양질의 간호서비스를 제공받아야 할 환자의 안전을 위협하며 곧, 간호의 근본을 무너뜨리는 행위입니다.

 

그런데, 간호인력의 부족으로 업무 강도가 너무 커지게 되면 태움이 빈발할 수 있게 되지요. 따라서 태움을 근절하려면 간호인력을 충분하게 확충하고, 교육 및 적응 기간을 충분하게 부여하기 위한 구조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병원 문화도 태움의 한 요인인데, 누군가 실수하더라도 동료들끼리 협력하여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인력의 여유가 있어야 되는 거지요.

 

 

입사를 앞두고 간호근무환경이 너무 염려스러운 예비간호사분들 너무 걱정할 필요 없구요, 직접 태움을 경험하고 절망스러운 상황에 놓여 있는 신규간호사분들, 지금의 순간을 너무 괴로워하지 마세요. 이 세상 어떤 일도 부정적이기만 한 일은 없고 너무 오랜 아픔도 없습니다.

 

우선 생각해야 할 것은 아픈 만큼 성숙한다고 하잖아요? 한 번쯤은 혼내는 선배 간호사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일부러 나를 괴롭히는 게 아니라 실수를 덜하고 더 많이 배우라고 하는 충고라고 이해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 훨씬 마음이 편해질 거에요.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때그때 풀어야 합니다. 퇴근 후 선배나 동료 간호사들과 어울리거나 혼자서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듣는 등 자신만의 방법으로 풀고 다시 씩씩하게 웃으면서 병원에 복귀해야 합니다. 그렇게 버티면서 여러분의 길을 담대하게 걸어가면 됩니다.

 

만약에 악의가 실린 태움을 너무 자주 받는다고 느껴지면 마냥 참지는 마세요. 괴롭히는 사람의 상급자를 면담하여 더 이상의 상처를 입지 않도록 조치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위 좋은 사람들과 상의하는 것도 잊지 마세요.

 

그리고 또 하나 해 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모든 사람과 잘 지내는 사람은 결코 좋은 사람이 아니다”는 말을 명심하세요. 왜냐하면 세상에는 나쁜 사람도 있기 마련인데, 모든 사람과 잘 지낸다는 것은 나쁜 사람과도 잘 지낼 수 있는 나쁜 사람이라는 뜻이거든요. 여러분을 미워하는 사람은 어디에나 있을 수 있어요. 그 사람 때문에 상처 입지 마세요. 잘 생각해 보세요. 여러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지 않아요? 그러면 된 겁니다.

 

Q7. 교수님께서 가장 기억에 남는 제자 또는 교수직에 계시면서 기억에 남고 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준 학생들이 있습니다. 박사과정 중에 지도교수님께서 저의 주 전공인 ‘간호관리학’을 처음으로 대학에서 강의할 기회를 주셨는데, 그 대상 학생들이 바로 모교의 4학년 학생들이었어요.

 

막상 간호학과 4학년 학생들 대상으로 수업을 한다고 생각하니 두렵고, 설레고, 뭐라고 말하기 힘든 복잡한 감정이 들었어요. 겨울방학 내내 강의준비를 하고 2017년 봄, 떨리는 마음으로 마주 한 인제대학교 간호학과 2014학번 학생들은 저를 너무나 따뜻하게 맞이해 주었습니다.

 

제가 준비하고 배려한 노력의 수백 배를 학생들이 되갚아 준다는 느낌은 실로 감동이었습니다. 학생들을 향한 저의 진심에 학생들은 말도 안 되게 우렁차게 응원해 주었습니다. 수업 내내 눈을 반짝이며 강의를 듣던 학생들 하나하나의 표정이 아직도 기억에 선하네요. 제 자랑 같지만 강의평가서에 학생들이 직접 써 놓은 글 중 2개를 옮겨 보겠습니다. 해당 학기 강의평가에서 간호학과 전체 1위였다는 사실도 전해드리고 싶네요.^^

 

“교수님께 배운 간호관리학은 정말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정말 유익하고 훌륭한 수업 감사드리고 저희에게 보내주신 열정과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교수님처럼 수업에 열정적이시면서 자기 자식들 마냥 성심성의껏 신경 써 주시는 교수님은 처음 봤습니다. 교수님께서 주신 말씀 중에 사람이 아무리 억울하고 안 좋은 일이 있어도 다른 사람 앞에서 하지 말아야 말이 있고 행동이 있다는 말은 잊혀 지지가 않습니다. 얼마나 생각이 깊으신 분이고 좋으신 분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저도 항상 그렇게 살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때 학생들로 받은 사랑과 응원은 지금도 저를 힘이 나게 합니다. 이제는 훌륭한 간호사로서 성장해 열심히 일하고 있을 사랑스러운 제자이며 후배들, 그립고 보고 싶어요.

 

Q8. 간호학과 교수를 꿈꾸는 학생들에게는 어떠한 자질이 필요할까요? 또한 어떠한 조언을 해주고 싶으신지 궁금합니다.

교수는 학생들을 이끄는 리더가 되어야 합니다. 학생들이 각자의 꿈과 비전을 향해 스스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리더 말이에요.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사명감, 자신감, 진실성, 의사소통 능력, 동기부여 능력, 결단력, 호기심 등의 자질이 요구되는데, 이러한 자질을 갖추기 위해서 무엇보다 ‘셀프리더십’을 길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창생활은 결코 길지 않아요. 올바른 세계관과 가치관, 그리고 지적 능력을 갖추도록 스스로를 단련하는 학습과 경험을 쌓는데 게을리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교수를 꿈꾼다면 공부를 오래해야 하니까 긴 호흡으로 준비해야 합니다. 임상 경력을 요구하는 대학이 많으니 졸업 후 병원 간호사로서 일정 기간 임상 경력을 쌓아야 하고, 임상 경력 중에 대학원에 다닐지 아니면 전업 학생으로 공부를 계속할지 자신의 상황에 적합하게 결정해야 해요. 여건이 되면 외국 유학도 고려할 수 있겠지요.

 

무엇보다 여러분 맘에 맞는 훌륭한 교수님과 멘토링 관계를 맺으라고 권하고 싶어요. 여러분이 적극적으로 교수님을 자주 찾아가서 학업과 학교생활, 더 나아가서는 개인적인 일까지 상담해가면서 친분을 쌓으세요. 여러분이 교수를 꿈꾸든 아니든 친한 모교 교수님이 계시는 것 자체만으로 여러분 삶에 큰 도움이 될 거에요.

 

Q9. 교수님 께서는 업무가 너무 힘들 때 무엇을 하며 그 힘든 시간을 극복하고 다시 재충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힘든 일을 당하면 언제나 기쁜 일을 하려고 노력해요. 힘든 일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 속에 놓여있을 때는 전혀 여유가 없다고 느껴지지만, 그럴수록 그 일에서 벗어나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기쁜 일은 상황에 따라 달라지게 되는데요, 평소 바빠서 못 놀아주는 아이들과 즐거운 장소에 가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꼭 사려고 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옷이나 핀 같은 예쁜 것을 아이 쇼핑하며 잠시 힘든 일을 잊으려고 해요.

 

서점에서 가서 책 구경을 할 때도 많은데, 나는 이렇게 살고 있는데 세상 속 많은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떻게 사는지 다른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곤 합니다. 힐끗 들여다본 책 속의 인생과 가치관이 더 궁금해지면 구입하기도 하구요.

 

그렇게 힘든 일로부터 벗어나 시간을 보내다 보면 힘든 일이 별거 아니게 여겨 지기도 하고, 다시 힘을 내서어려운 현실에 마주할 수 있는 에너지가 충전되기도 하더라구요.

 

Q10. 선생님의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대한민국 간호사, 간호대학생들에게 하고싶은 말씀을 전해주셔도 좋고, 신규간호사들에게 업무, 면접과 관련된 팁을 나눠주셔도 좋습니다.

나이팅게일은 17세가 되던 날 그분이 믿는 하나님으로부터 환자와 어려운 자를 위해 일하라는 사명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사명을 믿고 시대적 배경과 그의 가족 모두가 반대하는 일을 묵묵히 소신을 가지고 해 나갔으며, 그 결과 환자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위대한 업적을 쌓았지요.

 

저는 37세에 넷째를 낳고 어느 날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분명히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그 아이들을 위해 일 할 수 있을까 고민했을 때 인생을 대신 살아 줄 수는 없기에 스스로 멋지게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꿈을 꾸도록 만들고, 비전을 심어주는 일을 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더 나아가서는 소외받는 아이들, 너무 이른 나이에 많은 것들을 감당해내야 하는 아이들에게 경제적 지원과 더 큰 비전을 가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일을 해내고 싶습니다. 하나님께 받은 큰 사랑을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는 사람, 하나님 축복의 통로가 되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비전을 이루기 위해 명확히 어떤 일들을 해내야 하는지 지금도 알지 못하지만 나이팅게일처럼 소신을 가지고 묵묵히 일 할 때 반드시 그러한 날들이 오리라 믿습니다.

 

신규간호사들에게 팁을 하나만 준다면 ‘첫인상’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고 싶어요. 채용을 위해 면접을 볼 때에도, 신규간호사가 되어 업무를 시작할 때에도, 간호사로서 인간관계를 맺을 때에도 가장 중요한 것이 ‘첫인상’입니다. 첫인상은 3초면 형성이 가능하며 3초 만에 각인된 첫인상은 쉽게 바뀌지 않으며 앞으로 이 사람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에 대한 행동을 결정짓게 된다고 합니다.

 

물론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숭고한 직업인 간호사를 채용하고 평가할 때에 외면보다 내면이 중요하겠지만, 내면을 판단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인간관계에서는 첫인상으로 그 사람을 평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첫인상은 외모, 표정, 목소리의 톤과 크기, 말하는 속도, 몸짓, 행동, 옷차림 등으로 결정짓게 됩니다. 외모만 가꾼다고 하여 좋은 첫인상을 줄 수는 없으며 상황에 맞는 표정, 이타심, 친절함, 상냥함, 겸손함, 공감적인 태도 등과 같은 여러 요소들이 작용하여 첫인상을 만들게 됩니다.

 

밝게 웃으며 인사하는 것, 환자의 아픔에 진실로 공감하는 태도, 상대방을 배려하는 모습을 통해서 나의 이미지는 결정됩니다. 아무리 나의 진실이 의롭고, 선한 것을 추구한다 하더라도 표정과 태도가 일치하지 않는다면 나의 진실과는 다른 평가를 받게 될 수도 있습니다. 자신이 꿈꾸는 40대, 50대의 모습은 어떠한 인격과 성품을 가졌으면 좋을지 기대해보면서 현재의 모습이 같은 방향을 바라볼 수 있도록 이미지를 가꿔 나가길 바랍니다.

 

현실에서 자신의 모습이 비록 서툴고, 자신감이 없는 모습일지라도 자신의 바람직한 미래상을 그려보면서 그 모습을 이룬 것 마냥 마음을 컨트롤 하는 습관을 가지세요. 인간은 여러 자아를 가지고 있는데 아직 드러나지 않은 가장 인격적이면서 사회성이 훌륭한 자아를 미리 꺼내어 미래상에 일치하도록 가꿔 나가야 합니다.

 

아직은 사회 초년생으로서 많은 부분에서 미숙할 지라도 이러한 이미지가 가꿔지면서 일관된 모습을 보일 때, 사람들은 내가 원하는 미래상의 모습으로 나를 기억하게 된다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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