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린다면?

A. 안녕하세요. 저는 김지혜 간호사입니다. 세명대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병원 신경과 병동과 뇌졸중집중관리치료실에서 2년간 근무했습니다. 지난 2018년 5월부터 국민연금공단 서울 북부지역본부에 있지만 현재는 육아휴직 중입니다. 

Q. 많은 직업 중 간호사를 선택한 이유를 묻는다면?

A.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대학 입학 전까지 종합병원에 입원하거나 병간호를 해 본 적도 없는데, 스쳐 지나가는 간호사 선생님들이 멋있어 보였어요. 막상 간호대를 가서 공부하고 실습을 하면서 ‘아, 내가 생각하던 게 아니구나.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직접 병원 생활을 해 본 지금도 여전히 간호사는 멋있다고 생각합니다.

Q. 대학 시절 한의학과생들도 제치고 최우수 튜터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공부 노하우를 공개한다면?

A. 시간 관리 팁은 ‘시간을 확보하자’ 이고, 구체적으로는 ‘요약하기’입니다. 또 암기 팁은 ‘그림 그리기’와 ‘수업시간에 암기하기’입니다.

시간을 확보하는 첫 번째 방법인 ‘미리 할 수 있는 건 미리 하자’ 뜻은 ‘내일은 내일 할 일이 또 생긴다’는 것입니다. 내일 내 컨디션이 갑자기 안 좋을 수도 있고, 갑작스럽게 어떤 중요한 일정이 생길 수도 있어요. 그래서 최대한 모든 일은 D-day 보다 당겨서 미리미리 해두는 것이 좋고, 미리 여유롭게 하다 보면 더 잘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대학 중간고사를 생각해 보면 개강 후 시험은 한 달 뒤라고 해도, 막상 수업 듣는 시간이나, 취미활동, 동아리 활동, 친구 만나기 등등의 많은 대외활동을 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공부할 시간이 정말 몇 시간 안 됩니다. 이걸 한 달 전부터 인지하고 있냐와 아니냐의 차이가 시간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를 결정짓는 것 같아요.

간호학 전공 시험을 준비할 때 저는 수업을 듣자마자 당일에 그 수업을 요약하는 방법을 사용했어요. 바로 요약하니까 뭐가 중요한지 알고 빠르고 쉽게 요약할 수 있어요. 이걸 시험 기간이 되어서 요약하자면 처음부터 다시 읽어봐야 하고, 뭐가 중요했었는지 잘 기억이 안 나게 돼 시간이 더 오래 걸리고, 비효율적입니다. 그렇다고 시험 기간에 그 두꺼운 전공 서적을 다시 다 볼 시간도 없어요. 당일이나 해당 주말까지 요약을 완성해두고, 시험 기간에는 요약한 것과 문제집 풀이만 병행했답니다. 이렇게 하면 평일에 열심히 공부하고 주말에는 놀거나 대외활동을 할 시간이 확보됩니다.

시간을 확보하는 두 번째 방법은 ‘수업시간에 요약하자’입니다. 이 방법은 병원에서 ‘병동 중환자 교육과정’을 수료할 때와 국민연금공단 신입사원 입문교육에서 시험을 보았을 때 아주 유용하게 사용했던 방법입니다. 이 방법의 포인트는 ‘시간을 내어서 따로 공부하거나 정리하려고 하지 말자’입니다. 국민연금공단 신입사원 입문교육 같은 경우는 교육 첫날 간호학 전공 서적과 맞먹는 두께의 책을 여러 권 줍니다. 2주라는 시간 동안 모두 합숙을 하면서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교육을 듣고, 저녁 식사 후에는 또 단체 프로그램이나 활동을 하고 9시나 10시 정도가 돼 숙소로 올라가게 돼 따로 시간을 내어 공부할 수가 없는 환경이었습니다. 게다가 저는 당시 빡빡한 일정으로 너무너무 피곤해서 저녁 12시 이전에는 꼭 잠들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도 제가 심사직 1등으로 이사장상을 받을 수 있던 이유는 수업시간에 요약하고 암기했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한 시간 수업을 들으면서 노트 한 페이지 정도로 요약합니다. 강의를 들으며 제목은 내가 지금 어떤 부분에서 어떤 내용을 공부하고 있는지에 흐름을 잡아야 하므로 꼭 적었고, 제목마다 한두 가지씩의 중요한 사항만 적어두는 식으로 공부했습니다. 또 혹시나 다 적을 수 없는데 꼭 한 번 다시 봐야 할 책 내용은 책 페이지로 적어두고, 시험공부를 할 때 그 페이지만 찾아 참고하거나, PPT 자료 전체가 중요하다 싶을 때는 사진으로 찍어두었다가 그 사진만 참고했습니다. 

Q. 국민연금공단에서 어떤 업무 담당했나요?

A. 저는 국민연금공단 심사평가부에서 심사직으로 일하고 있고, 휴직 전엔 장애인복지법에 따른 ‘장애등록심사’ 업무를 했습니다. 저도 입사 후에야 자세하게 알게 됐기에 국민연금공단에서 간호사가 하는 업무를 간략하게 소개해 드릴게요.

국민연금공단에서 간호사가 하는 일은 크게 3가지 분야로 나눌 수 있어요. 첫번째로 '장애연금' 심사업무에서 ‘심사직’이 하는 일은 제출된 심사서류를 검토해 장애 정도 및 수급요건이 충족되는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장애등록심사’ 업무는 장애인등록을 하기 위해 장애 상태에 따른 장애 정도를 심사·판정하는 제도로, 주민센터로 제출한 진단서, 진료기록, 검사결과지 등의 심사서류를 검토해 장애 정도를 판정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근로 능력평가’는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중 질병, 부상이 있는 수급자의 근로 능력 유·무를 평가하는 것으로, ‘장애등록심사’ 업무와 비슷하게 제출된 심사서류 및 영상자료를 검토해 관련 과목 전문의와 회의 형태로 판정하고 있습니다. 

Q. 국민연금공단으로 이직하는 방법은?

A. 국민연금공단 ‘심사직 6급갑’으로 입사하기 위한 준비사항을 제가 입사했던 2018년도 기준으로 설명하겠습니다. 지원자격으로는 간호사, 물리치료사, 임상병리사, 작업치료사 중 1개 이상 면허증 또는 자격 소지자로 면허나 자격 취득 이후 관련 업무 1년 이상 경력자가 지원할 수 있습니다. 

서류전형을 통해 채용 예정 인원의 10배수를 선발하며 △NCS 기반 역량 중심 자기소개서 △직무 관련 교육 사항 및 △컴퓨터활용능력 1급 또는 2급, 정보처리기사, 정보처리산업기사, 한국사 능력 검정 3급 이상의 자격증 기준으로 합니다. 저는 자격증 중에 정보처리기사 자격증만 있었어요.

다른 공단과는 다른 점이 ‘직업기초능력평가’뿐만 아니라 ‘종합직무지식평가’라는 전공과목 시험이 포함된다는 것입니다. 사무직과 심사직 지원 계열에 따라 ‘종합직무지식평가’ 필기시험 과목은 다르며, 심사직 시험과목은 기초의학과 사회보장론 관련 지식입니다. 필기시험에서 채용 예정 인원의 2배수를 선발합니다. 시험과목과 범위가 광범위해서 저는 대학 시절 전공과목 공부했던 것들을 다시 복습하는 식으로 공부했어요. 이후 온라인 인성검사 및 집단면접을 진행해 필기시험점수와 면접점수의 합산으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게 됩니다. 

면접은 전주 혁신도시 공단 본부에서 진행되었고, 지원자 5명의 면접관 3분이 약 1시간가량 면접을 진행했습니다. 기억나는 질문은 △지원동기 △이직하려는 이유 △가장 행복했던 때 △본인의 장점 △공공기관 종사자로서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것  △갈등상황 해결사례 △스트레스 해소법이었습니다. 국민연금법이나 국민연금제도, 장애심사 등도 공부를 많이 해 갔는데, 저희 면접 조에서는 하나도 묻지 않으셨어요. 대부분 인성이나 가치관에 대한 질문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 대답에 궁금한 점을 추가로 질문하시는 형식이었습니다. 

Q. 이직을 꿈꾸는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완벽한 때란 없어요. ‘완벽해지면 지원해야지’, ‘완벽해지면 책도 써봐야지’ 했다면 저는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 거에요. 조금 불완전해도 도전하세요. 누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답니다.

Q. 앞으로 새로운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

A. 새로운 환경에 놓이니 또 새로운 것이 보이고, 새로운 꿈들이 생겼어요. 하고 싶은 것은 너무 많은데 일단은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려고요. 성공한 사람들이 ‘어떻게 그렇게 성공했나요?’ 하고 물으면, ‘난 성공할 줄 몰랐다. 그저 주어진 것을 열심히 했을 뿐이다’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현재 육아휴직 중인 저에게 주어진 일은 아이를 잘 키우는 일이에요. 복직하기 전 남은 기간 후회 없이 아이와 좋은 시간 많이 보내고 싶어요.

두 번째로는 감사하게도 ‘포널스출판사 간호 문학 공모전’에 제출한 출간 제안서가 당선돼 현재 책 쓰는 작업에 한창 몰입 중이에요. 저의 글이 세상에 나온다는 것이 무척 떨리고도 설렙니다. 저의 글은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도 매일 좌절했던 신규간호사 시절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마치 신규 시절 나에게 보내는 편지처럼 작성 중인데, 잘 마무리하는 것이 올해의 가장 큰 목표입니다.

마지막으로는 국민연금공단에서 저에게 현재 주어진 일을 잘 해내고 싶어요. 15가지 장애 유형에 따른 장애진단 방법을 잘 익히는 것이 우선이고, 이후 국민연금 업무에 대해서도 잘 알고 싶어요. 경력이 쌓인 뒤에는 국민연금공단에서 제공하는 노후준비서비스를 간호학과 병원 경험을 접목해 노후준비 강사로 활동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어요. 그렇게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길이 보이고, 때로는 새로운 길이 열리기도 할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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