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안녕하세요. 선생님 ^^ 인터뷰를 수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제주보건소 노형건강생활지원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고윤아 간호사입니다. 지역사회 중심 재활사업 인력이며 기간제 근로자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현 직장에 근무하기 이전에는 종합병원 중환자실과 병동 간호사, 감염관리간호사, 사업장의 보건관리자로 근무했었습니다. 가지고 있는 만성질환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이직을 여러 번 하게 되었지만, 새로운 분야의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어 오히려 업무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Q2. 선생님께서는 처음 간호사가 되기로 하셨던 특별한 이유가 있으셨나요? 처음 근무하셨던 진료과는 어디이신가요?

초등학교 때 어머니께서 많이 편찮으셨습니다. 그리고 어머니께서 다녔던 동네 의원 의사 선생님을 보며 간호사의 꿈을 키웠습니다. 대학 졸업 후 본가와 가까운 곳의 종합병원으로 취업하여 중환자실에서 3년 근무했으나 지속되는 컨디션 저하로 퇴사하게 되었습니다.

 

Q3. 임상 간호사로 근무하시다가 제주보건소 노형건강생활지원센터에서 근무하시게 된 이유나 계기가 있으셨나요?

교대 근무로 인한 불규칙한 수면 패턴이 질병에 영향을 주는 것 같았습니다. 주치의 선생님께서도 규칙적인 생활을 권하셨고, 저 역시 상근직을 원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기간제 근무자라 근무 기간이 끝나고 몸을 돌볼 수 있는 시간이 있어 저에게는 컨디션 조절이 가능한 근무지라 생각했습니다. 출근 전 아침 시간과 퇴근 후 저녁 시간을 활용해 책을 쓰기도 하고, 가벼운 운동도 하며 지냅니다. 질환으로 인해 임상을 떠나게 되어 많은 아쉬움이 남지만, 현재는 컨디션도 회복하고 작가로도 활동하게 되어 현 근무에 상당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Q4. 현재 부서에서 선생님께서 하고 계시는 업무가 정확히 어떠한 일인지, 해당 부서에서 근무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은 무엇인가요?

지역사회 중심재 활사업으로 장애인의 건강 보건관리 업무를 하고 있으며, 그 외 센터에 방문하거나 문의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보건소에서 이루어지는 사업을 안내해 드리고 있습니다. 해당 업무는 간호사 면허증 외에 추가로 필요한 자격증은 없으니 간호사라면 누구나 지원 가능합니다.

 

Q5. 선생님께서는 < 안녕, 크론씨 >라는 책을 출간하신 경험이 있으시더라고요. 크론병이 어떠한 병인지, 책에는 어떠한 내용이 담겨있는지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에 걸쳐 어느 부위에서든지 발생할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질환입니다. (출처 :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가장 흔히 설사와 복통,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을 호소하며 전신 쇠약감, 식욕 부진, 미열 등이 동반될 수 있고, 장관 외 증상인 관절염이나 피부 증상, 안구 병변 등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투병 생활은 15년 정도 되었고, < 안녕, 크론씨 > 는 희귀난치성 질환인 크론병을 좋아할 수도 없고, 미워할 수 없는 존재로 투병 기간 잘 다독이며 함께 살아가야 할 대상으로 표현한 에세이입니다. 책에는 제가 진단받는 날부터 투병 중 근무를 이어 나가는 이야기, 사람들과의 관계, 직장을 여러 번 이직해야만 했던 일, 앞으로 원하는 삶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현재는 특정 도서관에만 비치되어 있고, 내용은 브런치 스토리에서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조만간 브런치 스토리의 글을 조금 더 보완해 개정판을 출간할 예정입니다.

 

Q6. 사람들이 크론병 환자에 대해 가장 많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또 저희는 크론병 환자들을 어떻게 대하면 좋을지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크론병 환자마다 개인이 경험하는 바가 많이 다르지만 제 경우에는 편식이 굉장히 심한 사람으로 오해받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알레르기라고 말하기에는 먹지 못하는 음식이 너무도 많고, 그렇다 해도 병에 대해 일일이 다 말할 수 없는 상황이라 음식을 가려먹는 부분에 있어 가장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힘들었던 점은 복통이 심하기 때문에 통증이 있다 말씀드리면 선생님들께서 오더 받고 처치하는 데까지 시간이 소요될 거라는 걸 알면서도 실제적으로는 기다리기 어려웠습니다. 누구보다 바쁘다는 걸 알고 있지만 가능하다면 환자의 통증 관리에 조금 더 환자 가까이에서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Q7. 선생님께서 투병 생활을 하시면서 여러 간호사를 마주하셨을 것 같은데요. 환자로서 바라봤던 간호사라는 직업은 어떠한 모습이었나요.

제가 근무하던 병동에 입원했을 땐 동료들에게 너무 미안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저도 병실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갑작스레 비어버린 스케줄을 메워가며 일을 하는 후배들이 고마우면서도 상당히 미안했습니다. 병실에 누워있을 땐 환자로서 바라보는 시선보다 간호사 동료로서 바라보는 시선이 큽니다. 힘든 표정과 기운 없는 목소리에 마음이 쓰이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본인들도 많이 힘들고 지친데 환자들에게 웃음으로 답하려 애쓰는 모습과 모든 처치를 꼼꼼히 확인하는 모습이 존경스러웠습니다. 한 번은 수술 후 회복실에서 너무 아파 소리를 질렀던 경험이 있었는데, 그 상황에서도 손을 잡으며 곧 진통제가 투약될 거라 설명해 주고, 안심시켜주는 모습에 오히려 스스로 반성하기도 했습니다.

 

Q8. 앞서 말한 책뿐만이 아니라 < 필사 시크릿 > 이라는 책도 출간하셨고, 브런치에도 작가 활동도 하고 계시는데요. 책과 글을 사랑하시는 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 글쓰기를 언제부터 좋아하셨는지, 많은 취미 가운데서 글을 쓰시는 이유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일기를 썼지만 이렇게 꾸준하게 책을 출간하고 글을 쓰게 된 건 1년이 채 안 됐습니다. 크론병 환우인 K 군이 책을 좋아하고, 글쓰기에 관심 있어 하는 저에게 공공도서관에서 진행되는 독립출판물 출간 프로그램을 알려줬고, 프로그램을 신청하면서 책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도서관에도 자주 가게 됐는데, 그때 도서관에서 대출했던 책의 작가님과 우연히 연락하게 되어 함께 < 필사 시크릿 > 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발병 전에는 외향적이라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했지만 투병하며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제한되고, 컨디션이 많이 떨어져 출퇴근 외에는 주로 집에서 휴식을 취하며 내향적으로 변했습니다. 혼자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지며 취미생활이었던 책을 더 찾게 되었고, 그러면서 제 생각도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커지면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젠 취미가 아니라 일상이 되어 통증이 심한 날을 제외하고 매일 글을 쓰고 있습니다.

 

Q9. 선생님의 앞으로 계획이나 원하시는 삶의 모습이 무엇인가요?

꾸준히 집필할 예정입니다. 지금 세 번째 책을 계약한 상황이고, 앞으로 간호사의 글쓰기를 주제로 책을 출간해 보고자 합니다. 신규 간호사 시절 너무 힘들어 매일 울며 출퇴근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신규 시절만 지나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습니다. 연차가 쌓이면 그만큼 또 책임져야 할 일들도 생기고, 평가 준비로 바쁘기도 하고, 매번 부딪히고 해결해야 할 일들 산더미였습니다. 그때 아쉬웠던 부분이 기록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힘들면 힘들다고 쓰고, 즐거운 날에는 즐거웠다 표현했다면 좀 더 수월하게 임상을 보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시간과 기회가 허락된다면 많은 간호사들이 글을 쓸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하루하루 잘 견디고, 스스로 잘했다 칭찬하며 건강한 병원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글쓰기는 전혀 해보지 못했던 제가 1년 동안 세 권의 책을 집필할 수 있었으니 다른 선생님들께서도 충분히 하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혹 도움이 필요한 선생님들은 언제든 연락 주셨으면 합니다. 또 하나의 목표는 질환과 관련된 책을 출간할 경우 큰 금액은 아니겠지만 수익금을 기부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지속적으로 글을 쓰고 책을 출간하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환자를 위한 삶을 살며, 환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방법이 있다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Q10. 마지막으로 간호사타임즈 독자분들에게 하고싶은 말씀이 있다면 남겨주세요.

글을 쓰며 간호사 선생님들과 함께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 북끄북끄 >라는 모임으로 책을 읽고, 필사하며 봉사와 기부를 바탕으로 소소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모임이기에 제주에서 글쓰기나 필사, 봉사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정기적으로 만나며 책을 쓰고, 삶의 에너지를 가지는 계기가 되었으며 합니다. 그리고 제가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한 책 < 내 인생 첫 책 쓰기 비법은 필사이다 > 의 저자인 나애정 작가님은 보건교사이며 < 책성원 > 이라는 모임의 리더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이 모임은 보건교사분들도 포함되어 있고, 해외 거주하시는 분들도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모임으로 글을 쓰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활동하실 수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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