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안녕하세요 선생님^^인터뷰를 수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한양대학교병원 호흡기 알레르기내과 연구간호사(이하 CRC)로 근무하고 있는 권기은이라 합니다.

본 병원에서 근무한 지 2년 차가 되었습니다. 저는 다양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데요, 차병원 수술실에서 6개월, 의정부 가톨릭대학교 성모병원에서 CRC 2년, 의학 신문사에서 메디컬라이터로 1년, CRA로 2년 6개월 근무했고 다시 CRC로 근무한 지 2년 차가 되었답니다.

1년 미만 근무한 경력으로는 보건소 공무직, 건강검진센터, 간호사 국가고시 강사 등이 있습니다.

 

Q2. 신규간호사 시절에 적응하기 가장 어렵게 느껴졌던 부분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간호대학생 시절부터 독서 모임을 운영하며 여러 대외활동을 했습니다. 다양한 관점에서 사고하며 이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배우는 것을 좋아했습니다.하지만, ‘신규간호사’는 ‘매뉴얼대로의 업무 수행’(물론 과 특성상 꼭 필요한)만 해야 했습니다. 업무가 어렵거나 피곤한 것보다도 정서적으로 충족되지 않는 점이 특히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Q3. 8년 차 선생님이시라면 간호사라는 직업으로 일한 지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요즘 선생님께서는 본인의 직업에 대해서 주로 어떠한 생각이 드시는지 궁금합니다.

학생 때부터 ‘간호사’는 되기도 힘들고 돼서도 힘든 직업이라 생각했습니다. 특히 제 성향상 임상간호사로서 오래 일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고요.

‘간호사’라는 직업을 사랑하게 된 것은 탈임상 후부터입니다. ‘간호사’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다양한 분야에 도전했는데 도전이 쉽지는 않았지만 아주 재미있었고 적당히 어려웠으며 조금은 불안했습니다.

도전과 성취라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조금은 단단한 사람이자 다양한 경험을 한 간호사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임상 외 분야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것은 자율적이며 효율적인 업무 수행이 가능하다는 면에서 제게는 더할 나위 좋은 직업 같습니다.

 

Q4. 병원간호사부터 보건소 공무직, 건강검진센터, 메디컬라이터, CRC, 간호사 국가고시 온라인 강사 등 간호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보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다양한 일에 관심을 갖고 도전할 수 있게 만드는 선생님의 원동력이 무엇인가요?

저는 글을 읽고 쓰는 것을 사랑합니다. 에세이, 신문, 논문, 소설, 역사책, 시집 등 다양하게 읽다 보니 제가 좋아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 하기 싫은 것, 그리고 참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등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나’를 가장 잘 안다는 자신감이 바로 도전의 원동력이 된 것 같습니다.

내가 조금이라도 남들보다 나은 평가를 받는 점을 찾아 그것을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단순히 돈을 버는 것이 전부가 아닌 내가 선택한 일을 하며 에너지를 받고 즐거움까지 느낀다는 성취감 또한 도전의 원동력이 된 것 같습니다.

 

Q5. 경험해보셨던 많은 일 중에서 선생님에게 가장 의미가 있었던 경험이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듣고 싶습니다.

봉사활동을 하며 느꼈던 감정이 아주 인상 깊습니다. 저는 꽃 봉사, 케이크 만들기 봉사, 천사 메신저 봉사, 오래걷기 봉사 등 체험형 봉사를 주로 했었는데요, 모두 의미 있었지만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소록도 봉사입니다.

당시 저는 갓 퇴사한 신규간호사로 심신이 지쳤고 고갈된 에너지를 채우기 위해 어떤 걸 하면 좋을까 고민하다 소록도 봉사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2주간 소록도에서 지내며 한센인에게 필요한 생활 및 의료 봉사를 제공하는 활동이었습니다.

봉사 투입 전 필수 교육에서 가장 강조한 점은 “타인의 아픔을 쉽게 이해하려 하거나 위로하지 않을 것”입니다. 봉사 첫날 2주라는 시간은 굉장히 길 것 같았는데 시간이 금방 가더라고요. 아름다운 소록도도 좋았고 따뜻하게 맞아주신 한센인께도 감사했습니다. 마음이 아픈 분들도 계셨는데 서러운 과거를 토로하실 때 그저 조용히 이야기를 들어드렸습니다. 마지막 날에 그동안 이야기 들어줘서 고마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마리안느와 마가렛’ 사가에서 본 ‘겸손’이라는 글귀에서도 이 의미를 또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도 그 감정과 의미가 문득 생각납니다. 당시의 제가 가장 듣고 싶었던 위로였던 것 같습니다.

 

Q6. 현재 연구간호사로 근무 중이신데요. 연구간호사는 어떠한 일을 하는지 장단점은 무엇인지 말씀해주세요

연구간호사는 임상시험 실시기관(병원, 연구소 등)에서 근무하며 임상시험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협력합니다. CRC(Clinical Research Coordinator)라고 하는데, 임상시험대상자 – 의뢰사(또는 임상시험 수탁업체 ’CRO’)의 중간 다리로써 대상자 선정/제외기준의 적합성 유무 확인, 방문별 임상시험 진행, 증례 기록서 작성, 이상 반응 확인, 시험 문서 관리 등의 업무를 하죠.

정시 출, 퇴근하므로 특별한 이벤트가 없다면 대부분 아래와 같은 스케줄로 근무한답니다. 출근 -> daily checklist 작성 -> 연구대상자 방문별 필수검사 시행 및 설문지 작성 -> 검사 결과 확인 및 시험약 투여 -> 검체 발생 시 배송 및 보관 -> 증례 기록서 작성 -> 임상시험 등록 가능 환자 스크리닝 -> 퇴근

연구간호사의 장점은 역시 워라벨이 좋고 온앤오프가 비교적 확실하다는 점인데요, 저는 연구간호사로 근무하며 개인 시간을 활용하여 요양원 마케터, 간호콘텐츠 크리에이터, 스마트스토어셀러, 블로거, 모델, 시인 등 N잡을 하고 있답니다.

또한 ‘임상시험’ 분야를 처음 접하고 훈련하기 좋은 직업이에요. 임상시험을 통해 새로운 의료지식과 기술이 연구되고 첨단 의료사회가 가까워지고 있답니다. 공부할수록 복잡하고 어려운 분야지만 연구간호사로 근무하면 이를 비교적 쉽고 재밌게 배울 수 있습니다.

단점은 복지 및 급여체계가 임상간호사에 비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CRC로 근무하며 임상시험 경력을 쌓아 CRA로 이직하거나 임상간호사로 되돌아가는 경우가 많답니다. 하지만 저처럼 목표가 있거나 개인 시간 확보가 중요한 선생님께는 좋은 직업인 것 같습니다.

 

Q7. 연구간호사로 일을 하시면서 이전에 했던 직업 경험이나 알바 경험이 도움이 되었던 적이 있을까요? 연구간호사를 꿈꾸는 선생님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경험이 있다면 이야기해주세요.

필수는 아니지만 임상경험이 있다면 업무에 도움이 될 듯합니다. 연구간호사로 근무하려면 EMR을 볼 수 있어야하고 검사 종류나 정상수치 등을 알아야 합니다. 저는 수술실 간호사의 근무 경력만 있었기 때문에 연구간호사 초반 EMR을 보는 속도가 느려 힘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병원 시스템을 이해하면 연구비 지급, 의료급여 연구대상자의 임상시험 진행 등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저는 탈 임상 후 컴활 학원애 다녔었는데요, 직접적인 도움보다는 다방면으로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깔끔하고 세련된 회의자료를 만들 수 있었고 회의록도 작성할 수 있었답니다.

 

 

Q9. 수 많은 경험들은 선생님에게는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직업을 가져봤고 다양한 경험을 해보셨는데요. 선생님을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다면 어떻게 표현하고 싶으신가요?

나는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입니다.

자존감이 낮아졌던 신규간호사 시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내 안의 결핍들을 채우기 위하여 노력했습니다. 소록도 봉사를 하며 느꼈던 “타인의 아픔을 쉽게 이해하려 하거나 위로하지 않을 것”이라는 감정이 더 잘 와닿는 요즘입니다. 다양한 경험들을 통해 ‘나’를 알게 될수록 타인을 보며 나를 위로하거나 타인과 비교하여 나를 낮추지 않도록 노력하게 됩니다. 나는 ‘나’다울 때에 가장 행복하고 좋은 에너지를 갖는 것 같습니다.

 

Q10. 마지막으로 선생님의 앞으로 계획이나 원하시는 삶의 모습이 무엇인가요?

단기적 목표는 연구간호사와 요양원 마케터, 간호콘텐츠 크리에이터, 스마트 스토어 셀러, 블로거, 모델, 시인이라는 N잡을 균형 있게 잘 해내는 2023년을 보내는 것입니다.

장기적 목표는 N잡 중 제가 더 잘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하고 집중하여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입니다. 매일의 목표는 ‘나’의 중심이 건강할 수 있도록 내면을 꾸준히 잘 가꾸는 것입니다.

 

Q11. 유익한 이야기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 인터뷰 내용 외에도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어떤 방법으로 선생님과 소통할 수 있을까요? 또한 인터뷰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은 점이 있으시다면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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