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안녕하세요 선생님^^ 인터뷰를 수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가천대 길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실 3년 차 간호사 서윤선입니다. 로테이션 이전에는 수술실에서 3년 근무했습니다.

 

Q2. 6년 차 선생님이시라면 간호사로 일한 지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요즘 선생님께서 본인의 직업에 대해서 주로 어떠한 생각이 드시는지 궁금합니다. 

 간호지식은 직접적으로 일상에 활용할 수 있고 전반적으로 사회에 쓰임이 많습니다. 넓은 의미에서 간호란 사람의 건강을 증진시키고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모든 돌봄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간호학과를 선택한 이유는 대학 입시의 고통을 취업할 때 다시 겪지 않기 위해서였습니다. 차선의 차선의 차선으로 결정한 길이어서 입학 후에도 한동안 방향을 찾지 못하고 퍽 헤맸었는데요. 제가 다시 일어나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된 계기는 뜻밖에도 ‘간호학’이었습니다. 실습 때 다양한 환자와 간호사 선생님들을 접하며 ‘간호사’라는 직업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고, 때마침 ‘정신건강 간호학’을 배우며 스스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었거든요. 지금은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찾는,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으로 거듭났지요.ㅎㅎ  

이제 어엿한 6년 차 간호사가 되었는데요. 현 부서에서 근무하면서 생각보다 더 많은 분야에서 간호사의 지식과 돌봄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다시 한번 사회에 쓰임이 많은 직업을 갖게 된 것에 감사하고 언제 어디서나 스스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똑똑한 간호사가 되고자 합니다.


Q3. 현재 몸담고 계시는 부서 소개와 해당 부서에서 어떠한 업무를 하고 계시는지 자세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21년 인천 권역 책임의료기관으로 선정된 가천대 길병원은 보건복지부 사업인 ‘공공보건의료 협력체계 구축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사업 전담 부서로 ‘공공보건의료사업실’을 구성하였습니다. 
 ‘공공보건의료 협력체계 구축사업’은 전국 17개 권역과 70개의 지역 책임의료기관에서 지역사회 필수보건의료를 위한 기초조사를 수행하고, 유관 기관 간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공공보건의료 사업을 수행하는 내용입니다. 각 책임의료기관은 부서에 의사/간호사/(의료) 사회복지사/연구원을 배치하여 지속적으로 권역/지역 필수보건의료 사업을 계획하고 수행해야 합니다. 가천대 길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실에서는 퇴원환자 지역사회 연계사업, 중증 응급 이송 전원 사업, 감염 및 환자 안전관리 사업, 산모∙신생아ㆍ어린이 사업, 도서 지역 건강관리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데요. 저는 그 중 ‘감염 및 환자 안전관리 사업’을 맡고 있습니다. 

각 사업은 ‘Health planning’에 근거하여 1년 단위로 순환∙진행됩니다. 우선 사업 초기 단계로 기초조사를 통해 지역사회 문제를 정의하고 추진해야 할 사업의 수요를 조사하며 우선순위를 선정합니다. 선정된 우선순위를 바탕으로 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하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자체와 지역 유관기관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합니다. 연말이 되면 한해 수행한 사업을 평가하고 결과를 보건복지부에 보고합니다.  
 ‘Nursing process’(간호 사정-간호 계획-간호 수행-평가)와 같은 맥락인데요. 대상이 병동 환자 한 명 한 명이 아닌 지역사회라는 점과 다양한 기관 및 전문가들과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사업을 진행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지난 업무 예시입니다.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던 `22년 초, ‘21년도 자료를 이용하여 1, 2차 의료기관에서 가천대 길병원으로 코로나19 환자를 전원한 사유와 전원환자의 중증도를 조사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지역 의료기관에 교육이 필요한 내용을 확인하고 감염내과 교수님과 논의하여 `22년도 교육자료를 만들었는데요. 때마침 ‘22년도 3월 코로나19 환자 폭증으로 인해 요양병원에서조차 코로나19 환자를 수용하게 되었고 인천시청에서 교육 진행을 요청했습니다. 인천시청과 인천감염병관리지원단과 협력하여 교육을 희망하는 인천 소재의 요양병원 기관 종사자 정보를 수집하였으며 비대면으로 교육을 시청할 수 있도록 안내했습니다. 교육 후에는 환자가 응급하지 않은 선에서 전원 없이 요양병원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끔 감염내과 및 호흡기 알레르기내과의 원격협진을 지원했습니다. 프로그램 수행 후에는 참여자들에게 프로그램 만족도 및 개선이 필요한 점 등을 조사하여 평가하였고 올해 지속 보완할 사항을 보고서로 작성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와 같은 실무자는 각 기관들과 소통하며 flow를 유지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각 사업의 기획, 수행단계에 참여하여 기관과 전문가가 적절히 사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실무를 처리하고, 사업에 필요한 리플렛, 책자를 만들며, 필요시 회의를 개최하고 전문가의 조언을 받기도 합니다. 사업 진행 상황은 수시로 부서장, 협력 기관, 전문가에게 보고하며, 사업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고 기초조사에 관한 의견을 내며 실적보고서 및 이듬해 사업계획서를 제출합니다. 

 

Q4. 처음 행정간호사 일을 하면서 선생님이 가장 어려움을 느끼셨던 부분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부서 특성상 모든 사업은 국비/시비로 운영되고, 사용한 내용에 관하여 매년 행정감사를 실시합니다. 각 사업을 담당하는 간호사는 보통 1인이며 사업이 활발하게 수행되는 시점에는 업무 과도화가 생기기도 합니다. 이때 순간순간 증빙서류를 놓치기도 쉽고 이미 돈을 사용했는데 규정에 어긋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반 연구과제와 다르게 예산 규정이 엄격한 편이어서 예산을 반납하는 경우도 생기는데요. 다행히 행정업무 경력 30년 차이신 팀장님과 매의 눈으로 빠르게 문제를 짚어주시는 연구원님, 일의 과부하 시기에 손을 빌려주시는 부서 선생님들 덕분에 아직 큰 사고 없이 제가 무사히 다닐 수 있는 것 같습니다. ^^ 

Q5. 선생님이 생각하시기에 환자를 직접 케어하는 간호사로 일하는 것과 행정간호사로 일하는 것은 어떠한 부분에서 가장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그 이유도 궁금합니다. 

 우선 행정 업무여도 각각의 특성이 있는데요. 모든 행정업무가 아니라 제 부서에 특정해서 말씀드리면 ‘협력대상과의 소통’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임상에서는 모든 업무가 결국 ‘환자 건강’으로 이어지고 다른 사람에게 협력을 요청할 때 분명한 명분으로 제시할 수 있습니다. 반면, 본 사업은 목표가 추상적이고 포괄적이며 이미 지역사회에 많은 보건 사업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협력이 필요한 기관 및 전문가에게 보다 더 세부적이고 명확한 명분을 제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실무자는 협력을 요청할 기관/전문가들의 니즈가 무엇이며, 어떤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지, 최근 이슈는 무엇인지, 당장 우리 병원에서는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적절히 알고 있을 필요가 있습니다. 

이처럼 임상 간호사의 소통은 명료하고 체계가 있는 반면 제 업무에서의 소통은 능동적이고 유연합니다.

 

Q6. 힘든 부분도 많으시겠지만 보람되고 즐거운 일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행정간호사이기 때문에 느끼실 수 있는(병동 간호사였으면 느끼지 못했을) 보람된 부분들에 대해 한마디 해 주신다면요?

 제가 맡은 사업이 운과 노력이 동시에 작용해서 원활하게 진행되면 사업에 참여하는 기관/의료진이 늘어나고 눈에 띄는 실적이 생깁니다. 사업이 커질수록 오히려 할 일과 부담감이 늘어나는 모순적인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는데요, 열과 성을 다한 내 사업이 흐지부지되지 않고 성과를 내면 확실히 큰 보람을 느낍니다.   

 

Q7. 선생님의 sns 를 보니 대학원에 다니고 계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많은 간호사들이 대학원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할 것 같은데요. 어떤 대학원에 다니시는지, 대학원을 선택할 때 가장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저는 일반대학원 인문 사회의학과/예방의학과를 다니고 있습니다. 사업이 인문 사회의학/예방의학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에 큰 망설임 없이 선택했습니다.  

대학원을 선택하실 때는 앞으로 임상에 계속 계실지, 어떤 목적으로 대학원을 하시는지, 박사는 할 계획이 있으신지로 구분할 수 있겠네요. 대학원 입학할 때 학업계획서를 작성해야 하는데요. 학업계획서를 400만 원 이상의 학업비를 지출하는 것에 관한 자필 동의서라고 생각하시고 진정성 있게 작성해보시면 큰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Q8. 선생님의 앞으로 계획이나 원하시는 삶의 모습이 무엇인가요? 

  우선 현 부서에서 1~3년간은 변동 없이 근무하고 싶습니다. 근무하는 동안 지역사회 보건의료에 관한 지식을 더 쌓고 자료수집과 통계적 해석,  꼼꼼한 행정 처리 기술까지 제대로 익혀 행정 간호사로서의 제 장점을 뚜렷이 하고 싶습니다. 당장 내년에 대학원을 무사히 졸업하고요. 아직은 별생각 없지만 언젠가는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박사까지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것을 도전하고 경험해보는 것을 좋아해서 항상 신선함을 유지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또 글 쓰는 것과 그림 그리는 것이 취미인데 재능을 키워 소소하게 부업하고, 책도 출판하고 싶습니다. 

 

Q9. 선생님과 같은 분야에서 근무하길 꿈꾸는 분들에게 해주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요?

어느 날 갑자기 사업을 전담하는 실무자가 되었을 때 사실 퍽 막막합니다. 새로 접하는 분야다 보니 회의에 참석했을 때는 생소한 단어투성이고 들어도 알지 못하는 내용들에 혼이 나가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무자가 배우려고 하며 열정이 넘치는 것을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많이 듣고, 찾아보고 아무도 안 읽어 볼 것 같은 내 자료의 완성도에 집중해주세요. 그 노력을 좋게 본 협력자들이 한 명 두 명 모여들지도 모릅니다. 


 Q10. 유익한 이야기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 인터뷰 내용 외에도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어떤 방법으로 선생님과 소통할 수 있을까요?

인스타그램에서 간호사 돌핀쌤(@rn.dolphin)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간호사로서 이슈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과 업무, 일상에 관한 다양한 내용을 그리고 있는데요. 요즘에는 여러 가지 이유로 업로드가 뜸한데 꾸준히 운영할 생각이니까요, 많이 많이 찾아주시고 소통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유익한 정보와 흥미로운 게시글 올릴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하단을 클릭하시면 서윤선 선생님과 소통할 수 있습니다♥]

인스타: @rn.dolphin

저작권자 © 간호사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