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안녕하세요 선생님^^ 인터뷰를 수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본인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인도에서 선교사로 또 자원봉사자로 살아가고 있는 정해옥입니다. 한국에서 간호사 경력은 2년 밖에 안되네요.

 

Q2. 간호사라는 직업을 처음 선택하신 이유나 계기가 있으실까요?

사실 간호사라는 직업을 깊이 생각하고 택하진 않은 것 같아요. 그냥 막연하게 주변 사람들의 조언과 실질적인 직업을 생각하면서 간호사 직업을 택하였습니다. 그래서 공부할 때도 또 일할 때도 힘들 때가 많았는데요. 인도에 와서 생활하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간호사라는 직업이 정말 필요한 직업이구나 하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Q3. 현재 인도에서 선교사로 활동 중이신데요. 어떠한 일들을 하고 계시는지 자세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선교사로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는데요. 이곳에서 11년째 인도 아이들에게 피아노와 리코더를 가르치고 있고요. 현재 남편과 함께 저희 지역에 작은 클리닉 설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소아과 의사 선생님이 두 분 오셔서 올해 5월에 클리닉이 시작됩니다. 또 불우한 이웃들을 돕고 있는데요. 2020년 코로나 때 식료품 등 필요한 것들을 나눠 주었고요. 매년 오래된 집수리 및 건축 등을 돕고 있습니다. 특별히 2019년 겨울부터 텐트를 치며 이동하고 사는 집시들과 인연을 맺어 지속적으로 그들의 필요를 돕고 또 기초적인 의료 지원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Q4. 간호사를 그만두고 타국에서 선교활동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어렸을 때 부터의 꿈이었어요. 선교사가 되어 가난한 사람들을 돕겠다는 것이요. 또 간호사를 그만두고 아이들을 키우던 중 이태석 신부 다큐멘터리를 본적이 있었는데요. 그때 한번 더 마음이 움직였던 것 같아요.

 

 

Q5. 처음 인도에서 선교사로 활동하면서 선생님이 가장 어려움을 느끼셨던 부분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문화 충격이라고 하잖아요. 인도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말로 표현하는 것에 상처를 받을 때도 있었어요. 또 처음에는 믿을 만한 사람을 만나지 못해 힘들었던 것 같아요. 함께 일할 현지 사람을 찾는 것이 참 힘들더라고요. 하지만 감사하게도 지금은 든든한 인도 친구들과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Q6.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로 일하는 것과 아이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치며 NGO 활동을 하는 선교사로 일하는 것은 어떠한 부분에서 가장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그 이유도 궁금합니다.

간호사 일은 정말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돼요. 감히 제가 하는 일과 비교할 수는 없을 것 같은데요.

그래도 다른 점을 생각해 본다면 간호사 일은 환자분들을 돌보며 전문적인 도움을 드린다는 것이라면 NGO 나 자원봉사 일은 좀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다양한 방법으로 그들을 돕는 일인 것 같아요. 저는 이곳에서 집시 부족들의 상처를 치료하거나 아프지만 병원에 가지 못하는 사람들을 도와 주기도 해요. 또 피아노와 리코더 같은 악기를 가르치면서 어린아이들부터 나이 드신 어른들까지 음악으로 사람들에게 희망을 심어 주기도 한답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도움을 준다는 것에서는 간호사 일도 또 자원봉사 일도 선교사 일도 모두 같은 맥락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Q7. 인도에서 생활하시면서 겪으셨던 일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일까요?

인도에는 집 없이 텐트를 치고 살면서 이곳저곳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2019년에 그 사람들을 만났어요. 이 사람들은 들판에서 살면서 시장에서 구걸하거나 꿀을 따서 팔거나 하면서 살아가거든요. 그런데 어린아이들부터 어른들까지 매우 지저분하고 또 거칠어요. 한 사람에게 돈을 주면 다른 사람들까지 달려드는 경우가 있어서 저는 처음에 좀 무서웠어요. 그런데 같이 일하던 인도 친구들이 그 사람들이 사는 들판을 방문해서 이발 봉사를 한 거예요. 그래서 저도 처음으로 그 사람들을 만났었는데요.

그 사람들 중에 가스가 터져 목부터 배꼽까지 화상을 당한 여인이 있었어요. 그 여인이 한 달 정도 병원에서 치료받고 나온 상태였는데 상처에서 썩어 들어가는 냄새가 날 정도로 심한 상태였어요. 들판에서 텐트도 없이 누워 있는 그 여인을 보는데 정말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더라고요. 한국에 아는 의사분들께 조언도 구했는데요. 모두 3도 화상이고 병원에 가지 않으면 상태가 심각해 죽을 수도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어떻게든 병원에 데리고 가고 싶었는데 여러가지 이유로 환자가 병원 가기를 거부하는 거예요. 결국은 병원에 보내지 못하고 그녀가 사는 들판 텐트를 방문하며 의사 선생님들의 지시에 따라 거의 매일 소독해주고 약을 발라 주었습니다.

저희가 한 것은 기도하고 기본적으로 항생제를 제공하고 소독과 연고를 발라주는 것 뿐이었거든요.

그런데 그 여인을 방문한 지 한 달 조금 되지 않았을 때 정말 하나님의 은혜로 상처가 낫고 새살이 돋아 올라오기 시작하는 거예요. 그 여인의 상처를 처음 봤을 때가 제 인생에서 가장 충격적인 날이었다면 그 여인의 상처가 회복되는 모습을 본 때가 제 인생에 가장 기뻤던 날이었던 것 같아요.

그 일이 있은 후로 집시들이 저희를 바라보는 눈도 많이 달라졌어요. 전에는 돈을 바라는 사이였다면 이제는 서로의 마음을 알고 진심이 통하는 사이가 된 거죠.

그렇게 2019년부터 지금까지 계속 집시들과 인연을 맺고 있습니다.

참, 올해 2023년 1월에는 화상 당했던 그 여인이 아이를 낳았어요. 1월 10일 수요일이었는데요. 음식을 전해주러 갔었는데 들판에서 예쁜 공주님을 출산했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는 데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제가 그 사람들의 살아가는 방식을 완전히 바꿀 수는 없지만 옆에서 지켜보며 도울 수 있는 것들을 돕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그 사람들을 돕고 있다고 생각했는데요. 돌아보니 제가 그분들을 통해서 받는 것이 더 많더라고요. 그분들을 도우며 더 행복해하는 저를 보면서 느꼈습니다. 역시 봉사는 제가 주는 것 보다 받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Q8. 쉽지 않은 길을 걷고 계시고 타국에서 힘든 순간도 많으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힘든 순간에 어떤 것을 할 때 선생님에게 가장 힘이 되었나요?

저는 신앙인이고 선교사이기 때문에 가장 큰 힘은 매일 새벽 기도를 통해 얻었어요. 매일 아침 말씀 묵상이 제 힘들었던 하루 하루를 일으켜 준 것 같아요. 그리고 두 번째는 글을 쓰면서 힘을 얻었어요. 인도에 와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요. 브런치에 글을 올리면서 제 마음도 또 제가 살아가는 모습들도 기록하고 정리할 수 있어서 힘이 되었고 또 글 쓰는 행위 자체가 위로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저에게 글쓰기는 빼놓을 수 없는 삶의 한 부분이 되었답니다.

 

Q9. 선생님처럼 해외에서 봉사하거나 NGO 활동을 하는 것을 꿈꾸는 분들에게 해주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요?

저는 대학 중에 일년을 필리핀에 학생 선교사로 다녀왔었는데요. 그 경험이 저의 삶을 이렇게 바꿔 놓은 것 같아요. 해외에서 봉사하기를 원하시는 분들이 계신다면 짧은 기간이라도 해외 봉사에 먼저 참여해보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맛보아 알지어다!’ 이런 말도 있잖아요. 해외 봉사의 매력을 맛본 사람들은 알거든요. 이 일이 얼마나 보람되고 기쁜 일 인지를요. 일단 관심을 가지고 국가나 여러 단체들이 운영하는 해외 봉사 소식을 자주 찾아보면서 기회를 잡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또 간호사로 환자를 돕는 일뿐 아니라 저처럼 음악을 가르치거나 영어 또는 한글을 가르칠 수 있는 기회도 많이 있으니까요. 다양한 방면으로 꿈꿔 보세요. 그리고 도전해 보세요. 마지막으로 해외 봉사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지금부터 영어 회화를 준비해 보세요. 토플이나 토익 같은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면 더 좋겠지만 저는 그보다 실생활 영어를 준비하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결국은 자신감 있게 의사소통하는 것이 해외 봉사의 시작이니까요.

 

Q10. 선생님의 직업적인 목표나 원하시는 삶의 모습 있다면 무엇일까요?

가장 소박한 꿈은 인도에 살면서 만난 사람들과 그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글로 쓰는 작가가 되고 싶고요. 또 가난한 사람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더 찾아서 돕는 자원봉사자가 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음악을 배우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피아노와 리코더뿐만 아니라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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