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여상은 수간호사입니다.

30년 전 간호사가 되었어요. 육아하느라 3년 정도 쉬고 종합병원에 입사해서 쭉 일하였습니다. 수간호사로 10년 근무 후에 간호과장으로 승진하여 4년간 근무하였습니다. 2019년 휴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퇴사하고 1년을 쉬었답니다. 아주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다시 종합병원 수간호사로 재입사하여 근무하였습니다. 간호사유니폼이 잘 어울리는 편이었던 터라 간호사라는 직업도 저에게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며 적응하였습니다. 항상 어떻게 하면 좋은 간호사가 될 수 있을까 생각하곤 합니다. 업무 때문에 후배간호사들에게 욕도 좀 먹기도 하지만 꼰대는 되지 않도록 애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2. 간호사가 되기로 결정하셨던 계기나 이유가 있으셨나요? 수간호사를 하시기까지 히스토리를 간략하게 부탁드립니다.

국문학과나 불문학과에 가고 싶었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 부모님이 바라는 대로 교육대학에 지원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입시에 떨어지고 말았어요. 어머니의 권유로 간호대학에 지원하게 되었지요. 원하던 대학이 아니었기 때문에 자존감이 좀 떨어졌어요. 첫 직장은 안과병원이었는데 일을 잘하고 인정받게 되면서 간호사로 자신감을 가지기 시작했어요. 3년차 때에는 산업 간호사로 근무해보기도 하면서 제게 맞는 곳을 탐색했던 것 같아요. 이후 종합병원에서 터를 잡았고 20년 이상 근무하였습니다.

 

수간호사가 되기 위해서는 업무의 숙련도와 리더십도 중요하지만 병원의 조직문화와도 잘 맞아야합니다. 저는 제가 다니는 병원의 가장 우수한 부분을 파악해서 자긍심을 가지고 배우며 열심히 일했고, 병원과 동료, 환자에게 좋은 간호사가 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3. 근무하시던 진료과들은 어떻게 되시며 가장 선생님과 잘 맞았던 진료과는 무엇이신가요?

안과, 신생아중환자실, 외과병동, 산부인과병동, 정형외과병동, 내과병동에서 근무하였고, 간호행정업무도 하였습니다. 저는 안과와 외과, 정형외과 등 외과계가 잘 맞았고 간호행정업무도 잘 할 수 있었습니다.

 

4. 선생님께서 근무하실 때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며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수간호사라는 자리에 앉으시기까지 굉장히 힘든 점도 많으셨을 텐데 포기하지 않고 계속 나아가셨던 원동력이 무엇이셨나요?

저는 걱정하던 것 보다 병원 일에 잘 적응 할 수 있었답니다. 일이 익숙해지고 동료들과 친해지면서 더 재미있게 일할 수 있었어요. 가장 힘들었던 점은 연이어 퇴사가 발생했을 때였습니다. 업무가 많아 퇴사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분만휴가와 육아퇴사도 중요한 이유였지요. 오래 근무한 곳이어서 다들 친하게 지내다보니 서로 도우며 힘든 시기들을 넘길 수 있었어요. 문제가 발생하면 서로 연대해서 이겨나가고, 상부에 보고해 빨리 해결 될 수 있도록 노력하였답니다.

 

퇴사를 줄이기 위해서는 간호법제정이 필수이지만 병원 내 조직문화도 중요해요. 기존 세대와 새로운 세대의 문화가 잘 어우러지는 조직이 되려면 서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출산 후 3년 정도 육아를 위해 경력이 단절된 시기가 있었어요. 다시 재입사해보니 저와 같은 그레이드의 간호사가 책임간호사가 되어있었고, 곧 수간호사로 승진하였지요. 그 빈 시간들을 따라가느라 좀 고생했답니다. 저는 그때 ‘실력 있고 좋은 간호사’가 되기로 마음먹은 상태여서 열심히 일할 수 있었어요. 나중에는‘지혜와 사랑으로 감동을 전하는 간호사’라는 캐치플레이즈를 만들어 부서에 걸어두기도 했었답니다.

 

5. 근무를 하시는 동안에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나 환자분이 있으신가요?

수많았던 환자분들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은 산부인과 암환자였습니다. 항암치료로 자주 입원하시던 분이었는데 저희를 딸처럼 동생처럼 대해주셨답니다. 결국 전이되어 대학병원에 계시다가 돌아가시게 되었어요. 그런데 장례 후에 남편분이 저희 병동에 찾아오셨어요. 슬픔이 가득한 모습으로 임종을 전해주시면서 그동안 감사했다고 말씀하시는데 정말 가슴 아팠답니다. 그리고 병동간호사 모두에게 식사대접을 하고 집까지 일일이 태워주셨지요. 그런 보호자의 마음이 감사했고 어서 슬픔에서 회복하시길 바랬어요. 그때 저희 병동 간호사들은 정말 최선을 다해 일했던 것 같아요. 그러한 마음을 환자와 보호자가 알아주시니 정말 감사했습니다.

 

6. 선생님께서 느끼시기에 신규간호사들이 간호사로 근무하면서 가장 적응하기 힘든 점은 무엇이며 어떻게 극복하면 좋을지 간단한 노하우나 방법에 대해서 공유 부탁드립니다.

신규간호사가 적응하기에 어려운 점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전문적인 간호업무를 배워야하고 환자에게 간호를 직접 실행해야하고, 환자와 의료진간에 대화도 진행해야합니다. 전반적인 시스템도 익혀야하지요. 그 중 어떤 것이 가장 힘들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고 더 힘들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모든 것들을 간호사면허를 취득한 간호사라면 누구나 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미리 걱정하고 두려워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처음에는 누구나 생소하고 적응에 부담을 느낍니다. 1년은 버틴다고 생각하고 배우고 적응하는 마음가짐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1년을 넘기셨다면 3년은 충분히 일할 수 있고, 어느새 중견간호사가 되어있을 것입니다.

 

7. 최근 간호법 제정과 관련하여 지속적인 소식을 볼 수가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생각하시기에 간호법 제정의 필요성은 무엇이며 현장에서 가장 절실한 간호법은 무엇인가요?

1. 필요성 - 간호법은 우리나라 의료현장에서 불분명한 간호업무의 경계를 정하여 간호환경을 개선하고 전문적인 간호로 국민의 건강을 증진시키고자 하는 법입니다. 임상현장의 업무는 간호사에게 과중하게 편중되어있고 현재 의료법이 의사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면허소지자의 절반이 임상에 근무하지 않고, 퇴사가 빈번해 우수한 경력간호사 비율이 낮아지니 우수한 간호를 제공하지 못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잘 정비된 간호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 필요한 간호법

1) 간호업무의 경계를 정하는 법입니다. 의사와 약사 등의 업무와 간호조무사의 역할을 명확히 할 필요 가 있습니다. 과중한 업무를 조절하고 우수한 간호를 제공할 수 있도록 업무의 체계를 정비하기 위해서 입니다.

2) 적정의 간호사를 배정할 수 있는 법입니다.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 간호사당 환자 수가 가장 많은 나라에 속합니다.

3) 간호사의 급여, 근로조건 등 처우를 개선하는 법입니다. 간호사는 현재 업무의 질과 양, 요구하는 자질과 자격 등에 비해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4) 신규간호사 교육과 경력간호사를 위한 재교육 등 교육시스템이 정착화 되어야 합니다. 신규간호사는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현장에 투입하기 바쁘고, 경력자나 지도자를 위한 교육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5) 조직 내 갈등을 해소하고 태움을 근절할 수 있는 제도와 감정노동자인 간호사를 위한 상담시스템 제도화가 필요합니다. 문제가 해결되기보다 피해자가 힘들어 퇴사하는 경우는 없어야 합니다.

 

8. 선생님께서 최근에 빠진 취미생활이나 힘들 때마다 하게 되는 활동이 따로 있으신가요?

평상시 시간이 나면 책읽기를 좋아합니다. 집안에 가만히 있는 체질이 아니라 드라이브하기도 좋아합니다. 친구랑 수다떨기도 좋아합니다. 그래서 도서관까지 드라이브해서 책을 읽고 빌려오기도 합니다. 그리고 요즘 인스타그램 하기에 빠져있는 것 같네요 ^^

 

9. 선생님께서는 책도 출간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책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2019년 1년간 쉬는 동안 ‘수간호사 어때?’라는 수필을 포널스출판사를 통해 출간하였습니다. 병원에서 근무하는 동안의 감상과 에피소드들이 담긴 책입니다. 간호사인 우리가 우리를 돌보고 간호하기, 힘들었던 일과 감사했던 일, 동료애와 즐거웠던 일, 간호사와 환자를 위해 개선되길 원하는 바램 같은 내용들이 들어있습니다. 제 책을 통해 자신을 사랑하고 돌보며 간호사인 것이 행복한 일이 되길 바랍니다.

 

10. 선생님의 앞으로의 계획과 최종 꿈은 무엇인가요?

제 직업은 간호사입니다. 거기에 작가라는 직업도 성실히 살아내고 싶습니다. 매년 책 1권을 출간하는 목표를 세워보았습니다. 쉽지 않겠지만 해보고 싶습니다. 제 본 직업과 추가 직업이 바뀌는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습니다. 간호사작가로서 간호사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들을 할 생각입니다.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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