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간호사 수천 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목숨을 잃었을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국제간호협의회(ICN)와 세계보건기구(WHO)가 잇따라 간호사와 의료 종사자들의 안전 대책을 각국에 촉구했다.

ICN은 WHO가 지정한 ‘세계 환자 안전의 날’을 맞아 지난 16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지난달 중순까지 코로나19로 인해 44개국에서 간호사 1000여 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또 이를 토대로 전 세계적으로 간호사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아네트 케네디(Annette Kennedy) ICN 회장은 “ICN의 최근 조사에서 간호사와 다른 보건의료인력들이 여전히 코로나19에 수천 명이 감염되는 등 희생이 잇따르고 있다”면서 “간호사를 저평가하고, 소모 가능한 인력으로 취급하고 있다”며 각국 정부가 이를 바로잡을 것을 촉구했다.

특히 하워드 캐튼(Howard Catton) ICN 사무총장은 “각국 정부가 코로나19를 간호사와 다른 의료 노동자들의 직업 질병으로 인식하지 않아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행동에 나서지 않고 있다”며 “이는 간호사들의 과도한 업무로 인한 피로를 누적시키고 정신건강 상태마저 악화를 불러와 인력 부족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WHO 역시 코로나19 확진자 7명 중 1명은 보건 의료 종사자라며 이들을 위한 안전 대책을 촉구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Tedros Adhanom Ghebreyesus) WHO 사무총장은 17일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WHO에 보고된 코로나19 확진자 중 14%는 보건 의료 종사자였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35%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진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노출될 뿐만 아니라 과도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와 사회적 차별, 폭력에도 노출돼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WHO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의료 종사자 4명 중 1명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우울증과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3명 중 1명은 불면증을 겪고 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우리는 의료진에게 엄청난 빚을 지고 있다”며 “단지 그들이 환자를 돌보기 때문이 아니라 목숨을 걸고 의무에 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료진의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 한 어떤 국가, 병원, 의원도 환자를 안전하게 지킬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간호사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