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본인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린다면?

A. 안녕하세요. 저는 분당서울대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 근무 중인 5년 차 간호사 이승진입니다. 신생아중환자실에 근무하며 원내 공모전, NCLEX-RN 등 꾸준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간호와 관련된 활동을 해오다 올해 대학원에서 좀 더 제가 관심 가진 분야를 공부하고 연구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신생아중환자실에서는 주로 어떤 업무를 하나요?

A. NICU, 니큐의 하루는 여느 부서와 다를 바 없이 정신없이 흘러가는 것 같아요. 제가 일하는 병원을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데이번의 경우 gas라고 불리는 혈액검사로 아침을 시작해요. 그 혈액검사의 결과로 인공호흡기의 값이나 수액을 가지고 있는 경우 수액의 조성을 조정합니다. 그리고 나면 기도삽관을 하고 있는 아기의 경우 아침에 목욕시간을 가져요. 따뜻한 증류수를 적신 솜으로 아기를 닦으며 피부 상태를 관찰하고 몸무게를 측정해요. 교환해야할 물건들을 교환하고 나면 아기들의 밥을 먹이는데요. 신생아 중환자실에서는 주로 3시간 간격으로 아기들의 밥을 먹고 혈당이나 아기들의 상태에 따라 간격을 좁혀 2시간 간격으로 먹는 아기들도 있어요. 그리고 나면 아침에 했던 혈액검사를 바탕으로 아기들의 수액을 교환하고 그리고는 또 3시간마다는 수유를 합니다. 수유를 하기 전에 장음을 들어보거나, 복부둘레를 측정하고, 기저귀를 갈아주고 하는 것들은 다 세트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이브닝 근무가 데이 근무와 다른 것은 TPN이라고 부르는 중심정맥영양을 교환하는 것이고, 나이트의 경우는 삽관을 하지 않은 아이들의 목욕시간이 있다는 것과 호흡기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 물 목욕을 시행한다는 것이 차이점이 있을 것 같아요. 짧은 글로 표현하기에는 너무도 많은 일이 일어나는 NICU의 하루이지만, 대략적인 업무는 그렇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근무하면서 성취감을 느낀 순간과 어렵고 힘들었던 순간을 꼽는다면?

A. 간호사로 근무하면서 내가 돌봤던 환자가 무사히 건강히 퇴원할 때가 가장 큰 성취감이 느껴지는 순간인 것 같아요. 그건 너무 당연한 거니깐 다른 대답을 하자면, 간호 이외의 것들에서 느끼는 성취의 순간이었던 것 같아요.

병원에 간호사로 일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익숙해지면서 일이 반복된다던가 약간은 무료해지는 순간이 왔어요. 사실 대학 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학업 한 가지에만 집중하는 그런 부류의 학생은 아니었거든요. 무엇인가 제가 관심을 가지고 흥미를 쏟을 어떤 부수적인 것들이 필요했어요. 대학 생활을 할 때는 그것이 대외활동이었지만 직장을 가지고 나니 또 3교대다 보니 정기적으로 어떤 활동을 할 기회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언제든 제가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것들에 관심을 두게 되었어요. 그런 것들이 그림 그리기나 병원 내의 공모전 참여 그리고 글쓰기였어요. 병원 내의 공모전 같은 경우는 내가 제안하는 것들이나 의문을 가졌던 것들이 나를 통해 변화할 기회가 된다는 것에서 매우 큰 뿌듯함이 있었어요. 물론 그 과정에서는 내가 왜 이런 것을 했을까, 너무 힘들다, 등등의 투정도 부리긴 했지요. 제가 한 고민들 생각들 그림, 글들을 SNS에 올리고 있는데 그런 것들에 대해 다른 사람들도 공감하고 좋아해 주실 때 성취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종종 중환자실 간호사이지만 오늘의 내 환자는 내가 감당한 아이이길, 그다지 심한 중환자가 아니기를 바라요. 매시간 매분 매초, 시시각각이라는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는 상황에서 해야 할 것을 나누고 시간을 분배하며 물밀 듯 밀려오는 그 아이에게 해주어야 할 것을 해결하며 어쩌면 나보다 그 환자를 더 많이 생각하는 그때. 하지만 시간이 주는 급박함 보다 그 아이를 책임지고 있다는 심적 부담감이 가장 큰 힘든 순간이자 고통인 거 같아요. 중환자를 간호하는 것은 누군가의 삶과 죽음 사이의 팽팽한 줄다리기의 시간을 삶으로 기울게 당겨주는 일이라 생각하지만 참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아요.

Q. 신생아중환자실에서 근무할 때 무엇이 필요할까요?

A.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는 따뜻한 마음과 손길 그리고 빠른 판단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요새 선·후배 간호사 선생님들을 보며 많이 느끼는 건, 정말 NICU에 따뜻한 마음을 가진 그리고 사랑을 주는 방법도 받는 방법도 아는 선생님들이 많다는 건데요. 저마다 표현의 방식은 다르지만 한 번씩 제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을 느낄 때가 있어요. 예를 들면, 사실 신생아중환자실에 아기가 입원하면 입원 절차를 보내야 하거든요. 설명해 드려야 할 것도, 안내해야 할 것도 많고, 해야 할 일도 많으니 사실 업무적인 게 먼저 해결해야 할 일이기도 하고 또 신생아집중치료실이다 보니 아기 상태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도 하고 처음 아기를 마주하는 상황이다 보니 저는 설명할 때 말을 굉장히 아끼는 편이에요. 그런데 어떤 후배 선생님이 보호자에게 가장 먼저 한 말이 바로 아기의 탄생 축하였어요. 진짜 별거 아닌데 사실 가장 축하받아야 할 순간이잖아요. 그 후배간호사 선생님이 멋져 보였어요. 그것뿐만 아니라 아기를 예뻐하며 아기를 위한 가장 좋은 간호를 고민하고 해주는 동료 NICU 선생님들과 함께 일해서 저는 감사하기도 하고 배울 점도 많아 만족하고 있어요.

그리고 판단력은 시시각각 순간순간 상태가 변하는 중환자를 보다 보니 그 순간이나 아기의 객관적인 검사결과와 상태들을 파악하고 변화를 판단하는 게 중요한 게 NICU 간호사의 기본역량인 것 같아요. 저도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점인데요, 괜히 아기의 상태가 안 좋아지면 내가 잘 간호하지 못해서일까 아니면 아기가 보내는 시그널을 내가 읽지 못해서일까? 마음이 안 좋아지거든요. 사실 아기들을 예뻐하는 건 일반인들도 느낄 수 있는 감정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NICU 간호사라면 아기를 예뻐하는 것뿐만 아니라 아기의 상태를 빠르게 판단하고 섬세하게 간호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신생아중환자실에 지원하려는 예비 간호사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A. 슬프지만 보통 간호사의 경우엔 희망부서를 반영해주기보다 병원 사정에 따라 간호사를 배정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약간의 운명처럼 대부분 간호사는 처음 부서를 맞이하게 되는 것 같은데요. 대부분 서류나 면접에서 가고 싶은 부서를 어필할 수 있었던 기회가 있었던 것 같아요. 그때 NICU에 가고 싶은 이유 던 지 혹은 아동과 관련된 활동들을 한 적이 있다면 그것과 연관 지어 NICU 간호사로서 자신의 역량을 잘 풀어 적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대학생 생활 동안 교육이나 통역 활동을 좋아해서 그것과 관련된 활동들을 많이 했었는데요. 다문화 멘토링 활동이나, 월드비전 번역 활동을 비롯해 평창 스페셜올림픽이나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등 스포츠 대회에서 통역 활동하면서 어쩌면 마주한 대상들의 연령이 어렸던 것 같아요. 그런 대상자들과 자주 마주한 경험들과 그 속에서 저도 배우고 성장한 이야기들을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어필하면서 이곳에 온 것 같아요. 

Q. NCLEX-RN 면허를 취득하신 계기와 공부 방법을 알려주신다면

A. 영어를 좋아하기도 했고 해외에서 공부하거나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해왔어요. 그래서 병원 해외파견에 대해서도 관심이 있었고 해외간호사나 유학에 대해서도 관심이 있어 NCLEX-RN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워낙 서류 기간도 길고 비용도 들고 무엇보다도 일하면서 공부를 병행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어 고민했지만 역시나 하고 싶은 건 해야겠더라고요. 다시 학생 때 국가고시를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NCLEX 정석 교재라고 하는 사운더스를 한번 쭉 읽으면서 국가고시를 공부하면서 정리했던 자료들을 훑어봤고 모의고사라고 불리는 유월드 문제를 풀면서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준비 기간은 길지만, 본격적으로 공부한 기간은 두 달 조금 안 되는 시간이었고 그 기간에는 정말 공부만 했어요. 데이 근무 후, 이브닝 근무 전, 나이트 근무 전 모두 다 공부하려고 노력했고 유월드 문제에서 나왔던 부분들을 공책에 정리하고 계속해서 반복해서 봤어요. 비슷한 유형의 문제들은 하나로 묶어서 정리했고 추가되는 내용을 계속 덧붙여가며 공부했습니다. 나만의 노트 한 권을 만든다는 마음으로 공부하시면 좀 더 편하실 것 같아요.

Q.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A. 저는 꾸준히 성장하는 간호사가 되고 싶어요. NICU에 근무하다 보니 점점 신생아에 대해 아직도 공부하고 알아가고 싶은 게 많은 존재라는 것을 느껴요. 신규시절 저를 가르쳐주셨던 프리셉터 선생님이나 NICU에서 10여 년이란 긴 시간 동안 아이를 간호한 선생님들께 배우며 나의 지금의 손길이 그 아이의 평생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을 배웠어요. 따라서 아이를 섬세하게 간호하거나 지금의 간호에서 부족한 점을 보완할 방법들을 계속 공부하고 연구하고 싶어요. 제가 신생아를 공부하면서 좋아하는 말이 있는 대요. 바로 ‘소아는 성인의 축소판이 아니고 신생아는 소아의 축소판이 아니다!’란 말이에요. 그만큼 신생아는 그 자체의 존재로 간호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일이 힘들고 휴식의 달콤함이 유혹함에도 익숙함에 나태해지지 않도록 꾸준히 성장하는 간호사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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