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사람을 간호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존중받고 박수받아야 마땅하다.

자신과 피가 섞인 가족들이 아픈 경우에도 끝없이 병이 지속되면 결국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 마련인데,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환자들을 밤을 새워 간호한다는 것은 얼마나 대단하고 거룩한 일인가. 일면식도 없던 사람이 환자라는 이름으로 그들 앞에 놓인 순간, 알고 있는 지식과 경험치를 모두 동원하여 자신이 맡은 환자의 상태를 최상으로 올리기 위해 이리저리 분주히 뛰어다니는 것이 바로 간호사다. 따라서 간호사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누구보다 당당해야 한다. 이 말은 대들고 반항하라는 것이 아니다. 소신껏 맞다, 아니다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간혹 병원에서 이루어지는 행사 때 병원장 및 의사들 앞에서 선정적인 옷차림으로 무대 공연을 한 간호사들의 기사를 보게 된다. 어느 특정 병원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알게 모르게 여러 가지 모습으로 이와 같은 일이 발생되고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경합을 벌이다 보니 간호사들이 자진하여 열심히 하다가 벌어진 헤프닝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시작부터 잘못되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행사에 간호사들이 동원되는 행태가 이제는 다행히 없어지는 추세이지만 ‘남자는 의사, 여자는 간호사’라는 공식 아래 수동적으로 순종하는 모습이 마치 좋은 간호사의 롤모델로 자리잡는 것은 멈춰져야 한다. 물론 간호사와 의사의 협업은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는 의사에게 무조건 순종해야 하는 ‘오더리’가 아니며 그들이 우리에게 급여를 지급한다고 해서 우리 삶이 그들에게 귀속되는 것이 아니다.

언제까지 간호사는 실패자로, 힘들고 어렵고 불쌍하기까지 한 직업으로 생각되어야만 할까. 전문인이 아니라, 많은 문제들만 산재해 있는 집단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은 대체 누구의 잘못일까.

집단지성(集團知性)이라는 말이 있다. 요즘과 같이 인터넷 발달로 인해 온라인 커뮤니티로 의사소통을 하고 국회에 청원을 넣기도 하는 세상에서는 집단지성이 더욱 빛을 발한다. 사회적인 지위가 없어서 발언하기 어려웠던 사회 소외 계층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모여 의사소통함으로써 개성과 색깔이 뚜렷한 문화가 양성되고 현실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일이 가능해진 것이다. 여기에 발맞추어 우리도 이제는 집단지성을 발휘해야 할 때이다. 다양한 SNS의 발달로 인해 간호사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는 것은 참으로 반가운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이렇듯 하루 빨리 당당한 간호사의 이미지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우리 스스로가 움직여야만 한다.

기억하라. 자존감은 내가 가지고 있는 카드가 많을수록 높아지기 마련이다. 내가 왜 간호사가 되려고 하는지, 무엇을 해내고 싶은 건지, 나의 미래상은 무엇인지 최대한 많이 생각하며 정확히 바라보려 노력하라. 그리고 깊이 있게 삶을 돌이켜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아내어 자신만의 색깔을 끄집어내야 한다. 바로,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간호사는 간호사라는 단어 자체로 ‘브랜드’가 되어야 한다. 위풍당당한 간호사의 이미지를 위해 우리가 만들어 가고 반드시 추구해야 할 방향이 바로 이것이다. 우리가 비록 똑같은 유니폼을 입고 같은 프로세스에 의해서 환자를 대할지라도 각자 다른 모습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므로 그 안에서 자신만의 특수성을 살리고 자신의 색깔과 강점을 녹여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그 형상을 구체화시켜 서서히 키워 나가는 것만이 우리가 잘 살 수 있는 길이다. 이것을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자신의 일에 자신감이 생기는 것과 동시에 주변에서 인정도 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또다른 모습으로 선순환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학생 때부터 스스로를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고 자신을 더욱 돋보이게 할 수 있는 마케팅 방법에 대해 공부하고 연구해야 한다. 이것은 우리의 인생이 걸린 문제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저 성실하게 환자를 대하는 것만으로 만족과 평안과 행복을 얻는 간호사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간호사의 이직률을 살펴보면, 만족감으로 충만한 간호사의 숫자는 많지 않은 듯하니 아직 겪어 보지 않았다면 심사숙고하여 미래를 준비하길 바란다.

차곡차곡 쌓아올리지 않은 삶은 쉽게 무너질 수 있다. 우리는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니므로, 스스로 자신의 삶을 책임지기 위해 하나씩 준비해 나가야 한다. 행복한 삶을 바란다면 절대 잊지 말자. 나라는 상품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뿐이라는 것을. 그 시작은 바로 ‘지금부터’가 정답이라는 것을!(『널스브랜딩』 중에서)
 
 

 

저자 김명애
발행 포널스출판사
302쪽
판형 148*210
가격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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