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서 ‘유일하다’는 것만큼 최고인 것은 없다.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돼라!’는 말의 의미도 어쩌면 이 때문일지도 모른다.

주변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을 보면 남들도 다 할 수 있는 일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들은 자신만이 할 수 있는 것을 잘하는 사람이다.

내가 아는 J 씨는 플라워 컵케이크 비누 만들기의 전문가이다. 그래서 전국에서 J 씨에게 플라워 컵케이크 비누를 배우기 위해 몰려든다. J 씨가 그렇게 되기까지는 수많은 노력이 있었다.

J 씨는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그러다 늦은 나이에 결혼을 하고 빨리 아이를 가졌다. 그러면서 회사는 사직하였고, 아이를 돌보면서 할 수 있는 일을 찾게 되었다. 그러다가 J 씨를 사로잡은 것은 바로 천연비누였다. 손재주가 있어서 회사 다닐 때부터 동료들에게 직접 비누를 만들어 선물을 하곤 했었는데 그때의 손재주를 알아본 친한 동료가 천연비누 만들기를 해 보는 것은 어떻겠느냐는 조언을 해 주었다. 그것을 계기로 J 씨는 비누 만들기를 시작했다. 그러다 문득 케이크의 크림 꽃을 보며 비누도 저렇게 예쁘게 만들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 크림비누 만들기에 도전하여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J 씨만의 레시피가 완성되었다. 그리고 제빵 학원을 찾아가 직접 크림 짜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는 실제 꽃 사진을 보면서 비누 꽃 짜기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수년간의 노력 끝에 J 씨만의 꽃 짜기 비법이 만들어졌다. 그리하여 블로그를 통해 플라워 컵케이크 비누를 알렸고, 지금은 많은 사람들에게 플라워 컵케이크 비누를 전수하고 있다.

이렇게 나만의 노하우를 가지는 것은 굉장히 큰 힘을 가지고 있다. 나는 취미로 천연비누를 배우면서 많은 강사들의 다양한 노하우를 배웠다. 강사들마다 자기만의 특별한 레시피가 있다. 그런 레시피가 만들어지기까지는 강사 각자의 대단한 노력과 시간이 들어간다. 수많은 실패를 거듭한 끝에 자기만의 레시피를 만든다. 그래서 그러한 레시피들이 함부로 인터넷이 나오지 않고, 오직 그 강사를 직접 찾아가야만 배울 수 있다. 그래서 나는 경기도, 서울 등을 드나들면서 그들의 노하우를 배워 왔다. 그 레시피가 탄생하기까지의 어떤 피나는 노력이 있었는지 알기에 나는 기꺼이 찾아가는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나는 사진 꾸미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병원에서도 동료들과 사진을 찍으면 원본은 모두 나에게 보내 준다. 그리고는 다들 예쁘게 꾸며서 다시 보내 달라고 한다. 그러한 말을 들을 때면 나는 기분이 좋다. 내가 꾸민 사진을 받으면 사람들이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꾸며 준 사진을 자신의 프로필 사진으로 바꾼 것을 볼 때 정말 희열을 느낀다. 그렇다고 내가 디자인을 전공한 것도 미대를 나온 것도 아니다. 그저 아마추어 수준이지만 그들의 기대를 받다 보니 나 역시 자꾸 연구하게 된다. 더 예쁘게 꾸며 주고 싶은 욕심에서이다. 그래서 나의 꾸미는 실력도 점점 늘어간다.

소소한 사진 꾸미기에 재미를 붙이다 보니 이제는 블로그를 꾸밀 때에도 실력을 발휘하게 되었다. 블로그 마케팅을 시작하면서 사진을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올리기 위해 나만의 비법으로 조금씩 꾸며 준다. 그냥 사진만 올리는 것이 밋밋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주변에서 블로그에 올리는 사진은 어떻게 예쁘게 꾸몄냐고 질문을 해오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가르쳐 달라고 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조금씩 개발해 나가다 보니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게 되었다.

‘남을 돕는 일을 하자’는 비전을 가지고 살았던 것처럼 병원에서도 의사의 어시스트로 일하는 것이 나에게 더 맞았다. 그것을 깨닫게 된 것은 안과에서 일할 때였다. 안과 수술실에서 일하면서 수술 시 의사에게 필요한 기구를 건네주고 각 수술 단계마다 필요한 것을 미리 생각하는 것이 재미있었다. 그래서 그때는 ‘어떻게 건네주면 원장님이 더 수술하기가 편하실까.’ 하는 고민도 많이 했었다. 그래서 더 잘하고자 많은 노력도 기울였다. 시야가 가려질 때는 원장님이 말씀하시기 전에 물을 뿌려 시야를 확보하고 물이 많아서 시야가 가려질 때는 석션(suction)을 하는 등 원활한 수술을 위한 다양한 시도도 했었다. 그렇게 해서 수술이 무사히 끝나면 정말 내가 수술한 것 같은 쾌감을 느꼈다. 그때부터 수술실 전담을 하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다행히 대학병원에 다시 입사한 후에도 내시경실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내시경실 역시 수술실처럼 의사들과 호흡을 맞추어야 했다. 환자들의 불평과 불만을 들어 주고 해결해 주는 일보다는 시술에 집중하는 것이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시경실에서도 수술은 아니더라도 치료적 내시경으로 시술이 자주 있다. 그래서 마치 수술실처럼 교수님들에게 필요한 기구를 전달하는 등의 조력자 역할을 해야 한다. 그래서 치료 내시경을 준비할 때는 필요한 기구를 미리 챙겨 놓는다. 그리고 여유가 있을 때는 어떤 부위에 어떻게 시술을 할 것인지 미리 차트를 보면서 알아 둔다. 미리 알아 놓고 시술에 들어가게 되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예상이 되기 때문에 훨씬 마음이 놓이고 편한 마음으로 임할 수 있다.

처음에는 시술 환자가 많지 않아 친한 후배간호사와 환자들의 차트를 보면서 미리 시술을 예상해 보고 끝난 다음에는 어떻게 했는지 등의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그렇게 서로 시술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공부도 되었다.

내가 만약 처음에 내시경실이 아닌 병동으로 발령이 났다면 또 어떻게 되었을지 모른다. 환자들의 싫은 소리와 수많은 요구들을 감당하는 것이 나에게는 큰 스트레스를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또 어떤 간호사는 병동이 자기 자신에게 잘 맞는다고 한다. 나는 병동보다는 시술 어시스트하는 것이 더 나답게 할 수 있는 일이었기에 4년이 넘게 일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렇게 간호사들이 일하는 분야도 다양하다.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일한다면 큰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또한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일을 하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공부하고 또 더 연구하게 된다. 그러면서 스스로 성장하는 것이다.

성공한 사람들은 대단한 사람들이 아니다. 그저 자기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그것에 몰입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보통의 사람들은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아니라 안정적인 것, 또는 사회가 인정하는 것을 찾아간다. 그것은 나의 인생이 아닌 사회의 기준에 맞춘 인생을 사는 것이다.
 
그러니 이제부터는 가장 ‘나답게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자. 작은 것이라도 된다. 그리하여 자신만의 행복한 인생을 시작해 보라. 나답게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다.(『꿈을 간호하는 간호사』 중에서)
 
 

 

저자 조원경
발행 포널스출판사
300쪽
판형 128*188
가격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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