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지역을 중심으로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정판정이 이어지고 있다. 또 의료진의 피로도 누적과 면역력 저하로 확진자에게 감염될 위험이 높아지면서 의료시스템이 붕괴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23일 오후 8시 현재 청도대남병원 간호사 5명, 경북대병원 간호사 1명, 한마음창원병원 의사와 간호사 각 1명, 대구가톨릭대병원 의사와 간호사 각 1명을 포함 14명으로 늘어났다. 이 중 간호사는 12명이다.
 
이를 병원별로 보면 먼저 대구가톨릭대병원에서는 지난 20일 간호사에 이어 전공의까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전공의는 확진 판정을 받은 간호사와 같은 병동에 근무하다가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병원은 확진자와 접촉한 의사 13명과 간호사 47명을 모두 자가격리 조치됐다.
 
경북 청도대남병원에서는 지난 21일 간호사 5명이 집단 감염됐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의료진의 집단 감염이 일어난 첫 사례로 꼽혔다.
 
또 같은 날(21일) 경북대병원 외과병동에 근무하는 간호사 1명이 감기 증세를 보여 자체 진단 검사 결과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왔다. 이에 따라 해당 간호사와 함께 식사를 한 동료 간호사 등 모두 6명을 자가격리됐다.
 
22일에는 한마음창원병원에서 주로 수술실을 담당하는 간호사 1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 또 간호사와 접촉한 의사도 23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구 소재 광개토병원·토루맨남성의원·MS재건병원·삼일병원 등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4명도 23일 추가 확진됐다. 이에 따라 환자와 밀접 접촉하는 의료인의 2차와 3차 감염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의료계는 “의료진 감염 문제는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절대적 변수”라고 진단하고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 의료진의 피로도가 축적돼 면역력 저하로 확진 환자에게 감염이 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에 앞서 대한병원협회와 대한간호협회도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의료진들의 피로도 누적을 지적한 바 있다.
 
병협은 지난 7일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일선 의료기관 의료진들의 피로도가 누적되고, 인력 부족으로 환자 진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선별진료소의 정상 운영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의 행정 인력과 공공 의료인 지원을 정부에 요청했다.
 
간협도 지난 20일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확진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의료기관의 현장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한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한 결과, 코로나19 확진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현장 간호사 상당수가 업무과중으로 인한 체력적, 정신적 소진으로 자칫 현장을 지킬 수 없을 정도로 우려할 만한 상황이 가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4일 국내 16번째이자 광주·전남지역 첫 확진 환자가 나온 광주21세기병원이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이후 첫 코호트 격리가 이뤄진데 이어, 100명 이상의 코로나19 확진자와 3명의 사망자가 나온 경북 청도대남병원이 지난 22일 코호트 격리됐다.
 
또 한마음창원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던 환자 12명이 23일 코호트 격리되면서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의 잇따른 감염과 함께 의료시스템마저 붕괴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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