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해야할 일"…격리시설 마지막까지 지킨 의료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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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해야할 일"…격리시설 마지막까지 지킨 의료진들
  • 포널스
  • 승인 2020.02.21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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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허단비 기자 =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니까요."

20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소촌동 광주소방학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격리됐던 36명의 환자와 보호자가 격리 2주만에 모두 퇴소했다.

의료진의 '맏언니'인 33년 차 간호사 김선미 광주보훈병원 간호부장도 2주 동안 환자들을 돌보며 동고동락했다.

김 부장은 "그래도 누군가 해야 하는 일이고 윗 연차 선생님들이 솔선수범을 보이면 자연스럽게 아랫 연차 선생님들도 동참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의료지원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광주보훈병원에서 소방학교에 의료지원을 온 간호사들은 김 부장을 비롯해 1년 차부터 20년 차까지 다양했다.

의료진은 보훈병원에서 의사 1명과 간호사 8명, 시립요양병원에서 간호사 3명 등으로 이들의 헌신으로 16번·18번 환자와 같은 병원에 입원했다 광주소방학교에 격리된 환자 전원이 모두 건강하게 격리에서 해제됐다.

김 부장은 의료진들의 팀워크가 '최상'이었다고 했다.

가족같은 분위기를 보여주 듯 환자들이 모두 퇴소, 텅 빈 소방학교 생활관에는 의료진만 남아 '격리된 2주'에 대한 이야기꽃을 피웠다.

오전 11시 퇴실 시각이 다가왔지만 간호복을 채 갈아입지 않은 간호사들은 하나같이 "홀가분하지만 아쉽다"며 발길을 떼지 못했다.

"그래 그 환자분도 처음에 힘들어하셨지", "방에서 1만보씩 걷던 분, 마지막에 표정이 좋아보이셔서 다행이다", "다리 다친 할아버지는 누가 데려오셨었나?" 라며 환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갑자기 터진 코로나19 '재난 상황'에 의료진들도 적잖이 당황했다고 했다. 집단격리가 시작된 처음 2~3일은 '혼돈' 그 자체였다고 설명했다.

김 부장은 "처음에는 의료시설이 아닌 곳에 환자들을 격리하다 보니 의료물품이나 시설 같은 것이 미비한 점이 많았다. 체계가 갖춰 있지 않아서 의료진은 물론 환자들도 많이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한 환자분이 '나라에서 우리를 여기에 내쳐버린 기분이 든다'고 말씀하실 때는 정말 너무너무 가슴이 아팠다. 남은 2주동안 환자 분들이 그런 생각을 하지 않으시도록 신경쓰고 노력했던 것 같다."

의료진들은 환자들의 걱정과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한 갖은 노력을 기울였다.

방마다 병원 벨을 설치해 응급상황이나 물품 지원, 소독 요청 등을 받도록 했고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하던 것을 점심에는 직접 봉사자들이 와서 밥을 지어 배급하도록 했다.

매일 아침 식사는 선택식으로 바꿔 격리된 환자들이 가장 기본적인 욕구인 '먹는 기쁨'으로 잘 버텨주시길 간절히 바랐다.

의료진과 봉사자들이 마음이 통했을까. 환자들은 점차 적응해나갔고 격리 초반과 달리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

김 부장은 "격리 첫날 '나라에서 우리를 여기에 내쳐버린 것 같다'고 말한 환자분께서 '이제 선생님들께 보호를 받는 느낌이 든다'며 고생 많으시다고 말해주실 때는 간호사로서 느끼는 자부심과 뿌듯함을 느꼈다. 정말 잊을 수 없는 말"이라며 웃었다.

몸이 불편한 환자들이 16번째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하루아침에 격리가 돼 다양한 사연들이 있었다.

그는 "환자분 중에 12살, 10살, 7살의 아들을 키우는 어머님이 계셨다. 어머님이 격리되면서 아버님이 출근을 하고 나면 12살 난 첫째가 동생 둘을 돌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어머님이 아이들 걱정에 마음 고생을 정말 심하게 하셨다. 그 상황이 너무 안타깝고 도와줄 수 없는 현실이 마음 아팠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가족들과 매일 통화하면서 서로 적응해나가고 환자분도 마음을 추스르고 치료와 격리 생활에 잘 적응해주셔서 감사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지난 2주를 김 부장은 "힘들었지만 감사한 날들이었다"고 했다.

김 부장을 포함한 의료진 12명은 이제 각자의 병원으로 돌아가 업무에 복귀하게 된다.

한 의료진은 "직업적으로든 개인의 인생을 놓고 보고든 정말 값진 경험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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