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인스타그램 운영하는 ‘간호사 하이’
상태바
[인터뷰] 인스타그램 운영하는 ‘간호사 하이’
  • 오경헌 기자
  • 승인 2020.10.13 14: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간호사 프리셉터들의 프리셉터가 되는 것이 장기 목표”

Q. 간단하게 본인 소개를 해준다면?

A. 안녕하세요. 인스타그램 <간호사 하이>를 운영하는 간호사 하이입니다. 지난 2015년 3월부터 현재까지 대학병원에서 병동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는 6년 차 간호사입니다.

Q. 간호사의 길을 가게 된 계기가 있다면?

A. 장래 희망이라는 개념이 생기기 시작했던 아주 어린 꼬마 시절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줄곧 ‘선생님’ 이라는 꿈을 갖고 노력해왔습니다. 하지만 고등학교 3학년이 되니 교대의 높은 입학 기준과 좁디좁은 임용의 문이 정말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현실에 부딪혀 내 성적에 갈 수 있는 곳, 그중에서도 취업이 잘 되는 곳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고민했던 곳이 물리치료학과나 임상병리학과와 같은 보건 계열이었습니다. 담임 선생님과 진로 상담을 하던 중 이런 고민을 말씀드렸더니 선생님께서는 저에게 간호학과를 추천해주셨습니다. 어렸을 땐 병원 놀이를 가장 좋아했고, 평소 의학 드라마나 다큐멘터리를 즐겨 보기는 했지만, ‘선생님’의 꿈을 꾸며 문과로 진학했던 저에게 간호학과는 다소 생소한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추천받은 후 이것저것 검색하고 알아보니 정말 매력 있는 직업이었습니다. 아픈 사람을 도울 수 있기도 하고, 취직도 다른 직업에 비해 쉬운 편이고, 연봉도 괜찮은 편이라는 게 제 눈에 간호학과라는 콩깍지를 씌워주었습니다. 간호학과에 진학한 후에도 이어진 간호학 이론 및 실습 수업, 병원 실습 등 학기를 거듭할 수록 더욱 매료돼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었습니다.

Q. 간호사의 길을 걸으면서 가장 힘들거나 후회됐을 때는 언제인지?

A. 3년 차쯤 되었을 때 장염에 심하게 걸려 열흘 정도 이온 음료만 마시면서 근무하고, 퇴근 후엔 동네 병원에 들러 수액 맞으며 누워있던 때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내 몸이 아파도 교대 직업의 특성상 근무를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 서러울 때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겐 평범한 일상이 나에겐 없다는 것도 조금 섭섭하기도 합니다. 불금에 즐기는 치맥이라던지, 황금연휴라던지, 가족과 함께하는 명절 등등은 저에겐 없거든요. 하지만 평일 낮에 한산한 백화점 쇼핑을 즐기거나 대기 없이 맛집 투어를 하는 것들은 이런 섭섭함을 없애주는 교대 직업의 또 다른 매력인 것 같습니다.

Q. 인스타그램 <간호사 하이>를 운영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A. 사실 인스타그램을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올해 7월 30일이 제 인스타그램 계정에 첫 게시물이 올라간 날입니다. 올봄 첫 취업 후 회사 생활을 하던 동생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코로나 때문에 일상이 더 무료해졌다는 이야기를 하게 됐습니다. 그때 마침 동생이 “언니 그림 귀엽게 잘 그리니까 혼자 그리지만 말고 어디 한번 올려봐”라며 갖고 있던 아이패드를 빌려주었습니다. 평소 같으면 그저 혼자 끄적이고 지우기를 반복했을 텐데 어디서 어떤 힘이 나왔는지는 잘 몰라도 ‘뭐 그리면 좋을까요?’라는 첫 게시물로 시작해 하루하루 늘어가는 팔로워에 재미를 느껴 지금까지 오게 됐습니다. 초반의 컨셉은 ‘대학병원 간호사로 살아가는 평범한 일상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병원 생활 중 있었던 에피소드를 풀어놓기도 했지만, 하다 보니 6년 차 간호사로서 3년째 프리셉터를 하며 쌓아온 소소한 간호지식을 나누는 컨셉으로 바뀌었습니다. 간호사 생활을 하며 있었던 일들을 그림으로 그리는 널스툰 작가님은 이미 많이 계시기도 하고, 그런 이야기를 푸는 것보다는 설명하며 가르쳐주는 것이 더 제 적성에 맞는 것 같아 앞으로 당분간은 이 컨셉을 유지할 계획입니다. 더 나은 게시물을 보여드리려면 저도 더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Q. 현재 진행하고 있는 일은?

A. 그저 취미로 시작했던 인스타를 통해 여기저기서 제의가 들어와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그중 처음으로 함께하기로 결정한 곳이 포널스출판사입니다. 올해 포널스출판사에서 개최한 ‘제2회 간호사 문학 공모전’에서 은상에 입상한 유세웅 선생님의 수기를 시작으로 현재 두 번째 책에 실을 삽화 작업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간호사의 글에 간호사의 그림이 더해진다면 더욱더 좋은 책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요. 저의 삽화를 통해 글 작가님의 글이 더 친근하고, 더 이해가 잘되도록 도와드리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Q. 3년차 간호사를 위해 본인만의 병원 적응 노하우를 소개해 준다면?

A. 왜 ‘3년 차 병동 간호사’라고 콕 집어 질문하셨을까?하고 곰곰이 생각하던 중, 아하! 하고 깨닫게 됐습니다. 병동 간호사라면 3년 차가 날아다닌다고 할 정도로 이미 액팅에는 익숙해져 본인 일은 본인 스스로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 연차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연차가 쌓여가며 부담감이 생기기도 하는 시기입니다. ‘막내 자리는 이미 뺏겼고, 이젠 모르는 것도 윗 선생님께 쉽사리 묻자니 혼날 것 같고, 그렇다고 계속 모를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할 때가 3년 차 즈음부터인 것 같습니다. 아직 늦지 않았으니 다시 되짚고 넘어가야 할 때입니다. 공부는 하지 않고 발만 동동 구르며 ‘어떡하지! 어떡하지!’ 하다 보니 저는 6년 차가 되었습니다. 액팅에 노하우는 좋지만, 잔머리는 굴리지 않으면서 간호지식도 다시 재정비해두면 연차가 더 쌓여 프리셉터나 책임 간호사가 되어서 본인의 역량을 더욱 잘 발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향후 목표나 계획은 무엇인지?

A. 우선 삽화 작가로서의 간호사 하이와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6년 차 간호사로서의 저 사이에서 균형을 잘 맞추며 상호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입니다. 간호학을 가르치는 대학교수가 되고 싶었던 예전과 달리 지금은 병원 내 교육 부서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터라 나중엔 병동이 아닌 교육팀과 같은 부서에서 일해보고 싶습니다. 병동에서 프리셉터로 3년간 일한 경험을 살려 더 많은 간호사를 교육하거나 프리셉터들의 프리셉터가 되는 것이 장기 목표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