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전국 전공의가 집단휴진에 들어간 7일 오전 대구 북구 엑스코(EXCO)에서 열린 '2020 젋은의사 단체행동' 참석자들이 발언을 듣고 있다. 이날 행사에 대구·경북 전공의와 의대생 등 1600여 명이 참석했다. 2002.8.7/뉴스1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전국 전공의가 집단휴진에 들어간 7일 오전 대구 북구 엑스코(EXCO)에서 열린 '2020 젋은의사 단체행동' 참석자들이 발언을 듣고 있다. 이날 행사에 대구·경북 전공의와 의대생 등 1600여 명이 참석했다. 2002.8.7/뉴스1

전공의들이 7일 집단휴진과 집회 등 단체행동에 나선 가운데 대한의사협회가 “젊은 의사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는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의협은 이날 호소문에서 “오늘 전국의 젊은 의사들이 거리로 나왔다”면서 “이들 전공의들은 전국 200여개 병원에서 전공과목을 수련받고 있는 의사들로 병원과 상급자의 지시에 따르지 않을 수 없는 위치에 있으며 불합리한 일이 있더라도 참을 수밖에 없는 철저한 '을'의 입장”이라며 “그렇기에 상식적인 환경이라면 의사 2∼3명이 해야 할 일을 전공의 한 명이 해내는 믿기 힘든 환경이 수십 년간 이어져 왔다”고 말했다.

또 “고통스러운 이 길의 끝에 전문의 자격증 한 장을 받아 OECD 최저수준의 의료수가, 동네의원과 대형병원이 경쟁하는 무너진 의료전달체계, 무한경쟁이 기다리는 ‘강호’로 던져져 각자도생해야만 한다”며 “이것이 보통 의사의 일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병원은 대한민국 거의 대부분 의사의 젊은 한때를 마치 일회용 건전지 마냥 ‘연료’로 삼아 세계에 유례가 없는 기형적인 몸집 불리기를 통해 저수가로 대표되는 모순투성이의 의료제도를 아슬아슬하게 우회(迂廻)하며 생존해 왔다”면서 “정부는 의사양성의 과정이, 오직 대형병원의 생존을 위한 도구적 활용에 맞추어져 있는 모순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이를 개선하기보다는 오히려 묵인하고 방조하면서 복마전이 되어버린 대한민국 의료의 장점인, 적은 비용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는, 이른바 ‘가성비’의 열매만을 취해온, 최대의 수혜자였다”며 정부를 비판했다.

아울러 “오늘 젊은 의사들이 분개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면서 “취약지역과 비인기 필수분야의 의사 인력이 부족한 까닭은 국가적인 의사 양성과정이 오직 의사를 도구처럼 활용하는 데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이라며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사회의 유지를 위해 필수적인 분야에 그에 걸맞은 지원과 대우를 하기보다, 그저 일회용 건전지로 잠시 활용하기 위한, 얄팍한 미봉책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의협은 따라서 “젊은 의사들의 파업에, 모든 의사들은 모든 지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면서 “젊은 의사들이 비운 자리는 교수와 전임의(전문의)들이 채우고 있다”며 “전공의들이 환자와 국민에 대한 송구스러움으로 움츠려들지 않고 당당하게 목소리 낼 수 있도록 조금의 공백도 생기지 않도록 오늘 하루는 우리가 책임지겠다고 다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정부가 시키거나 병원의 방침 때문이 아니라, 의사들 스스로 우리 사회의 버팀목인 필수의료 기능은, 설령 우리가 파업에 나서는 순간에도 유지해야만 한다고 누구보다 깊이 생각하고 있다”며 “의사는 기득권이며 의사의 단체행동은 집단이기주의, 밥그릇 지키기라는 편견을 잠시 접어두시고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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