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린다면?

A. 안녕하십니까.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응급실 간호사로 4년간 근무하다가 현재는 한남동 소재 홈스피탈 내과의원으로 이직 후 간호사 일을 이어가고 있는 김영웅 간호사라고 합니다.

Q. 간호사를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A. 학창시절 축구를 좋아하던 저에게 좋은 기회가 생겨 초등학교 5학년부터 중학교 1학년 말까지 운동선수 생활을 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왜소한 체격과 작은 키 때문에 항상 열심히 하지만 노력은 정말 열심히 했음에도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결국 축구를 그만두게 됐습니다. 이후 공부를 해야 했지만, 초등학교 때부터 체육특기생으로 공부를 거의 하지 않은 탓에 너무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운동보다 더 힘들겠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공부해 인문계 고등학교에 갔고 자연히 대학은 운동 관련된 과로의 진학을 생각하던 중 간호학과에 재학 중인 친누나의 조언으로 간호학과 진학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솔직히 ‘간호학과를 나오면 취업 걱정은 없다’라는 말이 선택에 영향을 주긴 했으나, 간호사라는 직업이 사람 대 사람으로 일을 하고 감정을 가지고 일을 하는 직업이라 사람을 좋아하는 제가 잘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선택하게 됐습니다. 현재까지 힘들지만 만족하며 간호사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Q. 의정부성모병원 응급실에 대해 소개해 주신다면?

A. 응급실은 트리아지 구역, 경증환자 구역, 중증환자 구역, 초진구역 이렇게 크게 4가지 구역으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현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근무 구역에 많은 변화가 있습니다. 응급실 간호사는 어떤 업무에 국한되지 않고 축구로 따지면 공격수, 미드필더, 수비수, 골키퍼까지 어디에서나 뛸 수 있는 all round player 같은 역할을 합니다. 한 듀티에 10명에서 11명 정도 근무하며 그날그날 근무자에 grade 별 근무 구역이 정해져 있어 어느 날은 경증환자 구역 근무를 하기도 하고 어느 날은 중증환자를 케어하는 구역 또는 트리아지 간호사로 근무합니다. 

Q. 남자 간호사의 장단점은 무엇일까요?

A. 우선 간호사라는 직업은 여성의 비율이 높아 여성의 직업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제가 응급실에 근무 할 때 남자 간호사만 10명 있었을 정도로 남자간호사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점차 남자간호사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지고 있다는 걸 환자분들을 케어하면서 많이 느꼈습니다. 그러나 연세가 있는 환자분들의 경우 아직까지 남자 간호사가 처치하려고 하면 여자 간호사를 찾기도 합니다. 

간호사라는 직업은 여자, 남자 할 것 없이 똑같은 일을 하기에 남자 간호사의 장단점을 생각해본 적은 따로 없지만, 장점을 생각해보면 일단 남자 간호사는 경호원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응급실엔 생각보다 술 취한 사람들이 많아 여자간호사들만 있는 경우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제가 1년 차 때 술 취한 사람에게 폭행을 당해 경찰서에 다녀온 적도 있으니까요. 제가 남자 간호사고 체격도 있다 보니 여자 간호사만 근무할 때보다 좀 더 조용히 대기한다고 느껴집니다. 그리고 환자 체위를 변경하거나 환자분 시트를 교체할 때 힘이 정말 많이 필요한데 이럴 때 여자 간호사보다 남자 간호사가 힘이 세다 보니 여성 간호사분들이 도움을 청하는 일이 많습니다.

단점은 여성 간호사보다 세밀한 부분에서 조금 부족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말을 청산유수처럼 못한다는 점이 아닐까요. 저를 포함한 남자 동기들 후배 남자 간호사들을 보면 인계시간이 일하는 것보다 어렵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입니다. 물론 아닌 남자 간호사분도 많이 계십니다. 남자·여자, 장단점을 나누기보단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면서 근무한다면 환자분들에게 좋은 간호를 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Q. 업무 중 성취감이나 힘들었던 순간이 있었다면?

A. 가장 성취감을 느끼는 순간은 간호사라면 딱 한 가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환자를 살려 그 환자분이 정상적인 상태로 퇴원하는 모습을 보는 것’, 그 부분에서 가장 성취감을 느끼며 ‘간호사 하길 잘했다’라고 느끼실 거에요. 저는 응급실에서 근무하다 보니 빠르게 환자분을 케어하고 난 뒤 환자분이 점점 좋아져 중환자실이든 일반병실이든 올라가는 모습을 보면 뿌듯한 마음과 함께 성취감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어려웠던 순간은 정말 많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70대 할아버지께서 응급실에 내원해 경증 구역에 계셨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약을 드리려 할아버지를 찾았을 땐 맞고 계시던 수액만 덩그러니 있었습니다. 정황상 탈원한 것으로 보여 원내를 보호자와 안전요원과 함께 찾았지만 결국 할아버지는 찾지 못했습니다. 보호자 분은 할아버지가 평소 "살아서 뭐하냐"라는 말을 자주 하셨다며 많이 불안해하셨죠. 근무가 끝나고 인사를 돌려고 할 때 DOA 상태로 내원을 한 환자분이 들어왔고 접수하려고 보니 이미 접수된 환자라며 트리아지 선생님께서 절 찾으셨습니다. 가보니 찾지 못했던 할아버지께서 hanging을 시도해 돌아가신 상태로 구급차에 실려 오신 거였습니다. 바로 보호자에게 연락을 드리자 할머니께서 "응급실이 폐쇄 병동도 아닌데 간호사분이 어떻게 하겠냐, 죽겠다는 마음먹은 환자를 막을 수 없지 않냐"라고 말씀을 하면서 신경 쓰지 말라고 해주셨습니다. 그래도 간호사로서 환자분을 더 주의 깊게 살폈어야 했는데 죄송한 마음이 컸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장례식장에 가서 조문을 드렸습니다. 이때가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기억됩니다.

Q.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간호사들의 역할에 대해 말씀해준다면?

A. 요즘 확진자 수가 점점 줄다가 조금씩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로 인해 간호사분들이 힘들게 일하고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특히 응급실 간호사분들은 최전선에서 처음으로 환자분들을 보기 때문에 더욱 보호구도 철저하게 착용하고 근무해야 합니다. 날씨가 더워지는 만큼 앞으로가 더 걱정되기도 합니다. 저도 대구·경북지역에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어났을 때 지원했었습니다. 하지만 결과가 나오기 전에 근무하고 있던 병원에서 확진자가 나와 환자들을 레벨 D 근무복을 입고 돌봐야 했습니다. 정말 힘들더군요. 저에게 이번 사건은 간호사라는 직업에 대한 사명감과 자부심을 다시 느낄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지금도 현재 대한민국 어디선가 각자에 위치에서 고생하고 있을 간호사분들과 의료진분들이 지친 하루 속에서 조금이나마 휴식을 가지면서 환자분들을 돌보셨으면 합니다. 본인이 지치지 않고 건강이 우선이 되어야 환자를 케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간호사분 최고입니다.

Q. 최근 이직을 하셨는데, 어떤 계기로 이직을 결심하셨나요?

A. 이직하게 된 이유는 바로 ‘사람’입니다. 같이 일해온 신장·내분비 이경표 교수님께서 환자가 중심이 되는 병원을 만드실 거라며 함께 하자는 제안을 주셨습니다. 그 제안을 듣고 정말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큰 병원에서 동네 작은 의원으로 이직하는 것에 망설여 졌고 신생병원이기에 잘 될지 안 될지 모르는 상황이기에 결정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교수님이 추구하는 병원이 제 평소 생각하던 병원과 비슷했기에 함께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설렘과 벅참으로 환자가 중심이 되는 병원을 만드는 중입니다.

Q. 홈스피탈 내과의원 소개 부탁드립니다.

A. 홈스피탈 내과의원은 이름 그대로 홈(Home)과 병원(Hospital)에 합성어로 환자들이 ‘내 집’으로 생각하는 병원을 만들고 싶은 이경표 원장님에 철학과 비전이 들어간 이름입니다. 한남동에 있으며 원장님, 간호사 2명, 임상병리사 1명 이렇게 총 4명에서 시작하는 아직 작은 의원입니다. 환자는 돈 버는 사업장의 손님이나 고객이 아니라 병원의 가족이자 주인이라고 생각하며, 의료인은 이윤을 추구하는 사업가가 아니라 생명을 수호하는 공업가라는 생각을 가진 병원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환자분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는 병원입니다. 시작은 작은 의원이지만 이런 생각을 가지고 환자분들에게 마음으로 다가간다면 앞으로 미래가 밝을거라 생각합니다.

Q. 앞으로 새로운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

A. 새로운 계획은 아직 없습니다. 지금 하는 일이 새로운 계획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난 6월 30일 의정부성모병원을 퇴직하고 하루도 쉬지 않고 바로 다음 날인 7월 1일 새로운 시작을 했습니다. 응급실에서 40개월이란 시간 동안 정말 최선을 다해서 환자분을 대했고 병원에 도움이 되고자 했습니다. 

앞으로는 간호사들의 처우개선 및 열약한 근무 환경을 바꿔보고 싶은 생각을 항상 마음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간호사로서 근무하는 동안 간호사가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습니다. 또 간호사분들이 조금이라도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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