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와 함께 한 김중경 교수(사진 우측)

Q.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린다면?

A. 안녕하십니까! 저는 2006년 건양대학교병원에 입사 후 임상간호사로 근무하다 지금은 김천대 간호학과 교수로 있는 김중경입니다. 전공은 성인간호학이고 현재는 간호관리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Q. 간호학과를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A. 결정적인 계기는 제가 중학생 때 동생이 교통사고로 수술하게 됐습니다. 맞벌이하셨던 부모님을 대신해 마침 방학 중이었던 제가 간병을 하게 됐습니다. 당시 막연히 주사 놓는 이미지로서의 간호사만 알았던 제게 전문적이고 체계적이지만 다정했던 간호사의 모습은 인상적이다 못해 감명 깊었습니다. 수술 직후 담당 의사가 자주 찾아왔지만, 안정기에 접어든 이후엔 하루에 한 번도 오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담당 간호사는 수시로 동생의 상태를 살폈고 바쁘게 뛰어다니는 상황 속에서도 항상 웃는 얼굴로 환자들을 대했습니다. 유년 시절에 읽었던 위인전집 중 나이팅게일 편에 나왔던 ‘병은 의사가 치료하고, 사람은 간호사가 치료한다.’는 글귀를 병원 생활 내내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IMF로 인해 사회가 어려워지니 안정적이며 보장적인 직업을 갖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고 거기에 병원에서 느꼈던 호감이 작용하여 자연스럽게 의료·보건계열의 길로 접어든 것 같습니다.
  
Q. 임상간호사로 있을 때 하던 일은?

A. 저는 군 병원에서 ICU에 배치받아 약 2년간 근무했고, 이후 대전에 소재한 건양대병원에서 9년 6개월간 대부분 수술실 간호사로 근무했습니다. 소속은 수술실이었지만 특정 진료과를 전담하는 PA로 활동했고, 대부분 PS, URO 관련 수술 및 검사를 전담했습니다. 

PS에서는 주로 Amputation 환자들의 미세접합수술과 피부이식, Skin & Muscle Flap, Facial bone Fx 수술을 주로 담당하다가 지난 2009년 상처장루실금 전문간호사과정을 이수하고 병동에서 Deep Wound Care를 위해 Dressing의 업무도 같이 했습니다. URO에서 주 업무는 Kidney Transplantation이나 Radical retropubic Prostatectomy과 같이 큰 수술을 담당했고, 그 외에는 ESWL, VCUG, Cystography등의 특수 검사와 병동 환자를 중심으로 근무했습니다.

기억이 나는 환자는 80세 정도 되신 남자 환자분으로 전신 3도 화상을 입으시고 입원하셔서 전담으로 Dressing을 약 1달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나중에 환자분이 돌아가시고 안타까운 마음에 장례식에도 참석했습니다. 그때 당시 환자 가족분들께서 제 손을 꼭 잡으시고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하시는 모습에 간호사는 환자만 간호하는 것이 아니라 보호자에게도 위로가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Q. 업무 중 가장 성취감을 느낀 순간과 가장 어렵고 힘들었던 순간은?

A. 아무래도 저를 기억하시고 찾아주시는 환자를 볼 때 가장 성취감을 느낍니다. 한번은 수술 중에 응급 콜이 울려서 확인해보니 비뇨기과 외래에서 내려올 수 있냐는 콜이었습니다. 저는 수술 중이라 나중에 내려가겠다고 했는데 나중에 확인해보니 Prostate cancer로 수술을 받으시고 퇴원하신 분이었습니다. 비뇨기과 외래에 내원하는 김에 저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기 위해서 계속 기다리셨습니다. 불편한 몸으로 몇 시간을 기다릴 만큼 제가 그분에게 위로가 되었다는 사실에 큰 성취감을 느꼈습니다.

Q. 교수님이 되신 계기가 있다면?

A. 제가 간호사로 근무할 때 가장 머리에 남는 말이 “세미닥터보다 슈퍼널스가 되어라.”라는 말입니다. 처음부터 교수가 되겠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맡은 일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마음이 컸습니다. 그러한 마음가짐이 자연히 학업으로 이어졌고, 지난 2015년도에 대전과학기술대 겸임을 하면서 저를 잘 따라주는 학생들, 저를 롤모델로 삼는 학생들을 보면서 누군가의 진정한 멘토가 돼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행히 적성에도 맞아 임상간호사에서 대학교수로 전향하게 됐습니다. 대학병원 간호사로 근무하면서 겸임교수를 하던 시절이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가장 뿌듯한 것 같습니다.

Q. 김천대 간호학과를 소개해 주신다면? 

A. 김천대 간호학과는 지난 2011년도 신입생 31명으로 시작했습니다. 2015년도와 2019년도에 실시한 간호교육인증평가에서 2회 연속 5년 인증을 획득했고, 2019년도와 2020년도 연속 졸업생 간호사국가고시 합격률 100%을 실현했습니다. 2020년도 6월에는 간호학과 내 <심폐소생술응급처치교육센터>를 개소하고 경상북도로부터 심폐소생술 관련 일체를 위탁받아 운영할 만큼 역량과 내실이 튼튼한 대학입니다. 

Q. 올해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수업이 어려웠는데?

A. 저는 이번 학기 온라인 강의와 실시간 온라인 수업을 병행하고 있는데 가장 문제는 임상실습 교과목입니다. 현재는 임상실습 교과목을 실시간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간호학과 학생들이 간호사 면허를 취득하기 위해 임상실습 1000시간 이상의 실습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현 상황에서 임상실습은 진행하기 어렵고 교육부나 간호교육인증평가원에서는 확실한 방침 없이 학교 규정과 상황에 맞게 진행하라고만 하고 있습니다. 학교 또한 처음 겪는 펜데믹 상황에서 학과 교수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제가 책임을 지는 것으로 끝나면 다행이지만 혹시나 학생들에게 피해가 될까 많이 걱정이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Q. 동일한 분야로 진출을 원하는 후배들에게 한 말씀해 주신다면?

A. 현재 대한남자간호사회 산하 한국남자간호교수협의회가 지난 2016년도에 발족해 약 30여 명의 남자간호사 출신 교수님들이 함께 간호학 발전에 공헌하고 계십니다. 뜻이 있는 남자간호사 후배님들이 생생한 임상경험과 함께 학문적 소양을 갖춰 남자간호대학생들에게 롤모델이 되어주고 간호학 발전에 함께 공헌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함께 간호학 발전을 이끌어갈 남자간호사 교수님들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Q. 앞으로 새로운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

A. 처음 간호사복을 입었을 때 간호사다운 간호사가 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임상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간호사 흉내라도 내기가 얼마나 어려웠는지 그리고 주변에 얼마나 많은 도움을 받아야 하는지도 몰랐던 것 같습니다. 부모님, 동료들, 선후배들, 은사님들, 그중에서도 같은 병동에서 함께 근무하며 많은 위로와 지지가 됐던 지금의 아내에게 감사하며 현재 세 아이의 아빠와 남편으로서 자랑스럽고 싶은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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