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특집] ②간호교육 이제는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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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특집] ②간호교육 이제는 바꿔야 한다
  • 특집기획팀
  • 승인 2019.12.09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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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 이론과 실무 따로따로 ‘신규간호사’ 현장 부적응 원인으로 작용

간호실습기관에 대한 규정 없어 간호대 교수들 병원 확보에 동분서주
입학정원 10년 새 두 배 이상 급증 … 실습생 10명 중 절반은 방학 이용

<포널스>는 창간특집으로 우리나라 간호의 현실과 문제점을 진단하고 국민건강증진을 위한 간호인력 정책에 대한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해 본다.

① 간호인력 정책 무엇이 문제인가?

②간호교육 이제는 바꿔야 한다

③간호인력 이제는 상생협력의 길로

 

대학에서 배운 이론을 임상현장에서 적용해 볼 수 있고 응용하는 기술을 익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간호실습기관이 부족하다. 또 이로 인해 간호실습교육에 대한 질이 저하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간호실습기관 부족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그 가장 큰 이유는 간호교육에 있어 실습교육기관에 대한 법과 규정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간호학과의 자연계열로 분류돼 설립 시 교육기관이 실습을 위한 부속병원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가 신설허가를 위한 필수조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간호학실습교육에 필요한 교육적, 물리적 환경 및 인적지원에 대한 기본지침조차 없다.

여기에다 지난 10여 년간 간호학과 신․증설이 증가하면서 간호학과의 입학정원이 2006년 1만932명에서 2016년 1만8702명으로 양적으로 급격하게 늘어났다. 이후에도 계속 늘어나 현재는 2만4552명에 달한다. 여기에다 간호사 부족을 이유로 4년제 교육기관의 경우 정원 외로 30%를 더 뽑을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어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이렇다보니 재학 중인 학생도 10만 명에 육박한다. 한 간호교육기관에 1700여 명에 달하는 대학도 있다. 당연히 같은 학과 학생들끼리도 잘 모른다.

특히 신설 간호학과는 대부분 부속병원이 없는 학교들로 임상실습병원을 확보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병원이 있는 간호교육기관을 살펴보면 비영리법인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곳은 14개가 있고 수익사업체로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곳은 4개 대학이 있다. 특히 부속병원을 가지고 있는 경우는 전체 간호교육기관의 20% 수준인 43개 간호학과에 불과하다<표1, 2, 3 참조>.

이로 인해 향후 간호학과 실습으로 인한 병원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에 간호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수들은 걱정이 앞선다. 실습병동이 많고 실습에 좋은 여건을 갖춘 곳이라 할지라도 한 병원에서 여러 학교와 협약한 경우 학교 별 교육목표에 따라 각각 학교의 학생들을 책임감을 갖고 집중적으로 지도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한다.

또 병원과 같은 시·도에 있지 않는 학교에서 실습을 나오는 경우가 간호교육기관 전체의 절반을 훌쩍 넘는다. 이들 실습생의 경우 타 지역 대도시의 병원으로 실습을 나가기 때문에 경제적, 시간적 비용도 만만치 않게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실습교육병원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최소기준이 제시될 필요가 있다고 간호교육전문가들은 말한다.

이에 정부도 간호대 학생들에 대한 임상실습 및 실기교육 강화를 통해 신규 간호사들의 병원현장 적응력을 높이고 의료의 질을 제고하는데 기여하기 위해 2018년 말부터 간호대학 실습교육 지원사업 수행기관을 선정해 운영해 오고 있다. 이 사업은 3년간 매해 총 28억5천만 원을 지원해 표준형의 경우 3대학을 선정해 대학 당 6억 원 범위 내외에서, 교육형의 경우 부속병원 없는 5개 대학을 선정해 2억 원 범위 내외에서 지원하겠다는 것을 주요 골자로 담고 있다. 그러나 도입 첫해부터 국공립 간호대학만을 위해 표준형과 교육형을 분리해 놓은 것인지 혼란만을 가중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 이유는 표준형 3개 대학으로 서울대, 전남대, 충남대를, 교육형 5개 대학으로 강릉원주대, 순천대, 안동대, 창원대, 한국교통대 등을 선정했기 때문이다. 국공립대학의 경우 일반 사립대와 비교해 교육여건 등이 월등하기 때문에 간호계로부터 실효성이 부족한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보건복지부도 첫 사업을 2019년 7월 31일까지 마무리하고 지난해 간호대학 실습교육 지원사업 수행기관으로 표준형 3개 대학에 아주대, 연세대 원주캠퍼스, 전북대를, 교육형 5개 대학에 경동대, 경복대, 경운대, 동의과학대, 세명대를 선정하는 등 전북대 1곳을 제외하고 대부분 사립대학을 선정했다.

보건복지부가 이처럼 신규 간호사들의 병원현장 적응력을 높이는 사업에 나서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신규 간호사의 높은 이직률 때문이다. 신규간호사의 평균 이직률은 매년 높아져 40%에 육박한다. 이는 일반간호사의 이직률인 20.4%의 2배에 이른다. 간호대학 학생 수의 증가에 비해 간호학 임상실습교육을 위한 교육기관의 실습학생 수용능력은 크게 증가하지 않아 교육현장에서는 임상실습기관 확보의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실습교육기관에 대한 법과 규정이 없다보니 간호교육기관과 실습기관의 불균형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간호교육 인증평가기준을 보면 졸업시점까지 1000시간 이상의 실습을 이수해야 하며, 이 중 10%를 제외한 900시간은 3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 특화병원 또는 시설, 지역사회기관에 해당하는 시설이어야 한다. 또한 부속병원이 없는 대학의 주 실습기관은 3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이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대도시는 병원 수가 교육기관 수보다 많아 상대적으로 실습기관을 확보하는 어려움이 적은 편이나 지역으로 갈수록 교육기관 수에 비해 병원 수가 현저하게 적은게 현실이다. 이들 지역으로는 강원, 충북, 충남, 경북, 전북 지역을 들 수 있다. 간호교육기관과 간호실습기관의 불균형으로 대학별로 실습기관 확보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습지 확보 등의 문제로 10개 대학 중 4개 대학 이상이 방학 중에도 간호실습을 운영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역별 상급종합병원을 포함한 종합병원의 총 병상 수를 산출하면 전국적으로 약 14만6천여 병상으로 병동별 평균 40병상으로 계산하면 약 3600여 개의 병동으로 추산 가능하다. 그러나 한해에 임상실습에 참여하는 간호학과 학생 수는 매해 2만 명씩 2개 학년으로 대략 4만 명에 이르고 효율적인 실습을 위해 병동별로 8명 이내의 학생을 배치해서 실습하도록 권장하고 있는 기준을 고려할 때, 4만 명이 동시에 실습하려면 산술적으로 5000개의 병동이 필요하다. 이러한 간호실습기관 부족을 현실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방학 중 실습이나 원거리실습 등을 통해 실습시간을 보충하고 있지만, 이는 실습 지도교수의 실습 지도시간의 효율성을 저해하고 실습 내용의 질마저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

여기에다 대학과 병원에 소속돼 환자를 진료하는 임상교수가 직접 학생실습을 지도하는 의과대학과 달리 대학에만 소속되어 있는 간호학과 교수는 실습현장에서 적극적인 실습 지도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간호실습에 대한 많은 부분을 임상실습 현장지도자에게 일임하고 있다. 그러나 실습생 10명 중 절반가량은 실습 지도간호사로 임상실습을 지도하는 간호사가 위촉되는 것이 아니라 간호부서장이 위촉돼 실습이 간호현장과 괴리되는 문제를 낳고 있다.

간호학 실습교육 발전을 위한 기초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간호학과 교수의 평균 임상경력은 7.6년이지만 임상을 떠난 기간은 평균 14.39년에 달한다. 여기에다 간호교육기관에서 사용되는 교과서마저 1990년대 이전에 쓰인 게 대부분이다. 30여 년 전에 쓰인 간호이론 서적에다 실습마저 부실화되고 있는 것이 신규간호사들의 현장 적응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지적하기 위해 대한간호협회가 나서 임상전담교수제를 도입하고 간호실기교육 강화를 목적으로 시뮬레이션랩실 설치를 각 간호교육기관에 요구하고 있으나 큰 효과를 보고 있지 못하다.

따라서 이론과 실무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간호교육기관에서 사용하고 있는 교과서를 임상현장에 맞게 전면 개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학습자에게 단계적 학습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교수역량 개발을 위해 단계적 간호교육 모델 개발 및 교수 훈련 프로그램을 서둘러 개발해야 한다. 이와 함께 실습비를 현실화하고 실습현장에 지침서를 간호교육기관과 실습기관인 병원이 함께 개발해 실습생 지도에 활용해야 한다. 정부도 간호대 학생들에 대한 임상실습 및 실기교육 강화를 위해 시범사업 차원이 아닌 적극적인 예산지원에 나서야 한다. 또 현장 간호사가 임상실습을 지도할 수 있도록 임상실습기관에 대한 예산지원에도 나서야 한다. 그럴 때만이 매년 높아지는 신규간호사들의 이직을 막고 간호전문직이 자긍심을 갖고 현장을 지킬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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