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김효선입니다. 저는 현재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PI팀장으로 일하고 있고, 대한환자안전질향상간호사회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Q. 많은 직업 중 간호사를 선택하게 된 이유가 있다면?

A. 여성으로서 평생 일할 수 있는 전문가가 되고 싶었는데, 당시에 교사나 간호사가 취업이 잘돼 여성 전문직으로 인기가 있었습니다. 저는 다른 사람들을 돕는 의료 지식과 기술을 배우고 싶어 간호사가 됐습니다. 

Q. 대한환자안전질향상간호사회에 대해 소개해 주신다면?

A. 대한환자안전질향상간호사회는 처음 한국QI간호사회로 출발했습니다. 지난 2019년 회의를 통해 법인화를 추진하던 중 질 향상 활동의 궁극적 목적인 환자안전을 강조하기 위해 환자안전질향상간호사회로 변경하게 됐습니다. 이름처럼 환자안전과 질 향상 업무를 전담하는 간호사들을 대표하는 단체이며, 질향상 업무를 전담하지 않더라도 질 향상에 관심있는 간호사는 누구든지 가입할 수 있습니다. 현재 2000여 명의 회원이 학술, 연구, 교육, 자문, 의료 질 향상 정책개발 참여 등의 다양한 활동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Q. 현재 한국 간호는 어느 수준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대한민국의 간호수준은 세계 일류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간호학과, 간호사의 자격관리, 평생교육과정 등 전문 간호직의 질 관리를 위한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습니다. 이에 비해 간호수가 미개발, 간호법 미제정 등 미흡한 점을 고려할 때 병원간호사가 독립적인 전문가로서 사회적 인정을 얻기 위해서는 아직 적지 않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Q. 대한환자안전질향상간호사회의 앞으로의 목표와 계획이 있다면?

A. 환자안전과 의료 질 향상의 주체로서 불완전한 의료시스템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환자 안전측면에서 환자의 대변자로서 일할 수 있는 간호전문가를 양성·지원하는 사업을 계획 중에 있습니다. 궁극적인 활동목표는 의료오류를 최소화하고 효율적인 의료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하는 국가의 목표에 발맞춰 환자안전목표를 달성하는 것입니다.

Q.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에서 얼마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진환자가 나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실제 현장 상황은 어떠했나요? 

A. 경보발령 후 병원은 총력을 기울여 감염 경로 차단을 위한 병원 입·출입관리, 진료 동선과 프로세스 점검, 병문안 전면금지, 의료인의 자가관리, 병원 환경관리 등을 강화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 3월 29일 코로나19 양성 환자 발생에 이어 집단감염이 발생해 병원 당국은 환자와 간병인을 포함한 보호자, 직원 전원에 대해 PCR검사를 시행했으며, 감염확산 차단을 위해 선제적 자체 폐쇄라는 자발적인 조치를 결정했습니다. 

이후 병원의 방역체계, 질병관리본부와 보건소의 현장지원, 지역사회의 후원에 힘입어 병원시설의 전면적인 방역과 더불어 원내 재원 환자의 코호트 격리, 비접촉 재원 환자들의 이송 및 전원 등을 단계적으로 실시했습니다.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던 모든 영역에 대해 과산화수소 훈증멸균을 시행함과 동시에 매일 2회 이상 1000ppm의 락스를 사용해 치료영역과 생활공간, 공용하는 모든 물품과 손이 닿는 모든 곳을 반복적으로 매우 열심히 소독했습니다. 그리고 각 치료영역에 맞는 보호구를 완벽하게 착용하기 위해 반복적인 교육을 했으며 병원 모든 영역에서 코로나 균이 검출되지 않음을 확인한 후, 지난 4월 16일부터 단계적으로 재개원했습니다.

이번 일을 통해 병원 외부 감염원으로부터 환자와 교직원을 보호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실감하게 됐고, 간병인, 보호자를 포함한 병원 입·출입자에 대한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절감했습니다. 병원 재개원 이후, 이러한 노력을 지속하고자 ‘환경안전감시단’을 발족해 병원 경영진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단기간 내에 원내 감염상황을 종료할 수 있었던 것은 응급환자 진료에 대한 지역사회의 절실한 요구와 방역을 위한 직원들의 피땀 어린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각 개인이 청소·소독, 손 위생, 보호구 착용 등 표준주의라 불리는 감염관리 기본 원칙을 준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감염예방 활동이라는 것을 다시 인식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의정부성모병원의 사례가 각 병원의 코로나 예방과 관리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Q.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코로나19 방역대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질병관리본부를 중심으로 각 지자체와 보건소, 국가지정격리병원과 의료기관의 역할이 명확하게 설정돼 있고 매뉴얼에 따라 일사 분란하게 협업하고 있어 감염확산을 효과적으로 막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자가격리지원앱과 보건소의 모니터링을 통해 격리대상자의 관리도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앱 사용에 미숙하고 스스로 자신의 증상을 표현하지 못하는 고령노인의 경우에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어 걱정이 됩니다. 자가격리지원 관리관들은 매뉴얼대로 판단하도록 훈련되었기 때문에 매뉴얼에 없는 중요한 환자 소견을 놓칠 확률이 높습니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세계가 칭찬하는 K-방역 시스템이 헌법이 보장하는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고 생존권을 위협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입니다. 가령 격리대상자가 병원 진료가 필요하면 보건소 담당관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는데, 이 경우 담당관들은 매뉴얼에 기재된 코로나 증상이 아니면 의료기관 방문이나 코로나 재검을 위한 보건소 방문을 승인해주지 않습니다. 그러나 승인 없이 병원을 방문하면 공적이 되고 벌금을 물어야 하는 상황이 되니, 자가격리자들이 몰래 병원을 방문하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또한, 119응급의료서비스를 요청하더라도 관할 보건소에서 국가지정격리병상을 조회해 지정해 주지 않으면 응급치료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 사이에 소중한 생명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이는 의료대란 예방과 의료시스템의 질서유지, 효율성에 초점을 둔 K-방역 시스템이 갖는 불가피한 그림자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외면할 수도 외면해서도 안되는 인권침해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효율성을 위해 소수 약자의 인권이 도외시 되지 않도록 고령노인을 위한 별도 관리체계가 시급히 필요합니다.

Q. 지금도 코로나19 현장에 계신 간호사 분들께 한마디 해 주신다면?

A. 간호사는 참으로 고귀한 직업이라 생각합니다. 돈과 명예를 쫓는 사람들은 간호사로 일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죠. 간호사는 따뜻한 관심과 명석한 판단으로 환자의 생명을 밤낮없이 지키는 사람이기 때문에 냉철한 이성과 열정이 동시에 필요합니다. 모든 간호사의 롤모델인 나이팅게일은 탁월한 과학자이며 통계학자이자 연구자였고, 데이터를 활용해 의료정책을 바꾼 최초의 의료인입니다. 그러면서도 밤을 새워 환자를 돌보았기에 나이팅게일의 등불은 고통으로 잠들지 못하고 있는 병사들의 희망이었다고 전해집니다. 

코로나19로 혼란한 의료현장 최일선에서 환자를 지키고 있는 나이팅게일 여러분, 우리의 간호지식으로 채워져 있는 머리와 환자를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철저한 청소와 소독, 환경관리를 함께 실천한다면 이것이야말로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가장 소중한 일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은 코로나19로 힘든 나라의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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