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린다면?

A. 안녕하세요 저는 남서울대 간호학과에서 2학년까지 마치고, 지금은 휴학 중인 석민희입니다. 배우고 싶던 것들, 하고 싶던 것들을 해보며 여러 경험을 쌓고 싶어서 휴학 결정을 했고, 최근 농인(聾人)분들이 병원에서 겪는 어려움을 알리기 위한 크라우드 펀딩을 오픈했습니다. 재학 중일 때도 크라우드 펀딩이나 프로젝트 등의 다양한 활동을 더 진행해보고 싶었으나 학교생활이 바빠서 실천하기 쉽지 않았는데, 휴학하고 나서는 하고자 하는 것들을 차근차근해보며 만족스러운 휴학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Q. 간호학과를 선택하게 된 동기가 있다면?

A. 고등학생일 때 진로 탐색을 하던 중 우연히 간호에 대해 접할 기회가 있었는데요, 간호학은 인간의 탄생부터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하며 삶 전체를 이해하는 학문이라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또 간호사는 환자의 가장 가까이에서 의학적 지식을 통해 치료하기도 하지만 넓게는 지역사회의 보건을 위해 일한다는 점이 존경스러워서 간호사에 대한 꿈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Q.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 중인데, 프로젝트의 주제는?

A. 아파서 병원에 갔는데 의료진과 말이 통하지 않거나 수술이나 치료,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면 어떨까요? 의료소통 문제와 인식 부족으로 정확한 진료와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농인들이 많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청각장애로 인해 말하지 못하는 언어장애를 가진 농인의 건강권과 그들이 의료 부분에서 겪는 어려움을 알리는 프로젝트입니다. 

Q. 의료수화통역에 대해 설명해 준다면?

A. 우선 수화에 관해 설명하자면, 농인에게 ‘수어’는 한국어나 영어, 스페인어와 같은 하나의 언어입니다. 한국수화언어법 제1장 제2조 1항에 명시되어 있듯, 한국수어는 대한민국 농인의 공용어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목소리 대신 손짓과 표정 등의 비수지 신호로 소통하는 언어입니다. 청인의 언어인 한국어를 농인의 언어인 수어로 통역하는 것이 수화통역이고, 의료 현장에서 진행되는 수어 통역을 의료수화통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의료수화통역은 생명과 건강에 대한 소통이 이루어지는 만큼 중요하며 생사를 좌우하게 되기도 합니다. 

Q. 이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된 계기는?

A. 농인이 병원에서 겪을 어려움에 대해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청각장애가 있으신 할머니께서 수술 때문에 입원하셨던 것을 계기로 문제에 대해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대부분의 의료진 선생님들께서, 보호자는 수화로 소통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시거나 농인은 모두 필담이 가능할거라고 생각하시더라구요. 원활하지 못한 소통으로 인해 몇몇 분들은 답답해하며 짜증을 내기도 하셨습니다. 그때 처음 할머니의 입장에서 생각해봤습니다. 병원에 왔을 때 얼마나 어렵고, 불편하고, 답답할지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습니다. 또 동시에 소통의 어려움으로 인해 치료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의료진분들의 답답함 또한 간호대생으로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부족한 의료수화통역 인력과 농인에 대한 인식은 환자와 의료진에게 좋지 않은 악순환을 만들고 있다는 생각을 했고 이렇게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기부금으로 인한 큰 변화보다는, 사람들이 이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지도록 하고 농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데에 가장 큰 목표를 두어 진행하고 있습니다.

Q. 보다 자세하게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해 준다면?

A. 청인은 아프면 의사에게 증상을 직접 말하고 치료를 받지만, 농인은 병원에서의 모든 과정이 어렵고, 전달이 잘못돼 오진이 나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수화통역사가 필요하지만, 병원에는 인력이 갖추어져 있지 않아 수화통역센터에 예약해야 합니다. 지역별로 통역사 1명이 적게는 100명에서 900명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상황인지라 통역사와 함께 병원에 동행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약 26만 명의 농인은 국민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의료적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이죠. 이런 문제점에 관심을 촉구하고 농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자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Q. 참여하려면 어떻게 하나요?

A. 참여는 크라우드 펀딩 주소( https://www.ohmycompany.com/reward/8463)로 들어가셔서 프로젝트에 대해 읽어보신 후, 참여하기를 통해 리워드와 금액을 선택하시면 됩니다. 더욱 자세한 프로젝트와 창작자에 대한 구체적인 소개, 프로젝트 진행 일정 등을 확인해보실 수 있습니다.

Q. 리워드 금액은 어디에 사용될 예정인지?

A. 리워드 제작비를 제외한 전액은 충청남도농아인협회 소속 충남 수화통역센터지원 본부에 전달해, 의료수화 영상 제작 등 농인분들의 의료혜택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프로젝트에 사용될 예정입니다. 기부가 완료되면 결과를 프로젝트 SNS 계정에 공개할 계획입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농인 환자분께 수어로 인사말이라도 건네어 불안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릴 수 있는 간호사가 되고자 학과 내에 ‘소리봄’이라는 의료수화동아리를 만들어 학우들과 수어 기초반 강의를 수강하고, 한국농아인협회 천안시지회의 은빛쉼터에서 농인 어르신을 위한 의료봉사 활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처음엔 서툰 수화실력으로 대화하는 것이 오히려 실례가 되진 않을까 조심스러웠지만, 농인 어르신들께서 적극적으로 수화를 알려주시고 반겨주시는 모습을 보며, 수어를 통해 소통하는 것은 어렵고 복잡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오히려 농인의 건강을 위해, 장애 인식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습니다. 혹시 수화통역을 봉사로 바라보고 계시거나, 농인을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라고만 바라보고 계시진 않으셨나요? 수화는 하나의 언어일 뿐이고, 농인은 수어를 언어로 사용하는 사람입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많은분들이 농인이 누려야 할 의료혜택과 의료수화통역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기회가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기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간호사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