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간단하게 본인 소개를 부탁드린다면?

A. 저는 현재 서울대병원 성인응급실에서 근무하는 4년차 간호사 이강용이라고 합니다. 병원 안에서는 주로 중증응급구역에서 환자를 보고 있고, 요즘같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험한 시기에는 음압격리실에서 환자를 보고 있습니다. 병원 밖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서는 ‘사진찍는 간호사’로 활동하고 있고, 졸업한 모교에서 학생들에게 졸업생이면서 응급실 간호사로 강의도 하고 있습니다.

Q. 간호사를 선택하게 된 이유가 있다면?

A. 20살이 될 때까지도 제가 간호사가 될 거란 생각은 정말 한번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고3 때까지 장래희망은 직업군인으로 공군사관학교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었는데, 신체검사에서 미세한 결격사유를 발견해 공군사관학교에 진학을 포기했습니다. 신체검사에서 발견한 정맥류를 치료하러 잠깐 강북삼성병원에 입원해 있었는데, 거기에서 일하시는 남자간호사님의 모습을 보고 멋짐을 느껴 ‘간호대학을 가야겠다’라고 다짐했습니다. 부모님께서도 적극적으로 제 의견을 존중해주셔서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Q. SNS에서 ‘사진찍는 간호사’로 활동하고 계신 데, 어떤 연유로 시작하게 되었는지요?

A. 어렸을 때 아버지가 카메라로 사진을 촬영하는 것에 영향을 받아 고1 때부터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게 되었습니다. SNS를 하다보니 간호사분들 중에 본업뿐만 아니라 다른 일을 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제일 자신 있는 분야가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사진찍는 간호사’로 활동을 하게 됐습니다. 아직 상업사진가로 활동하지 않지만, 나만의 브랜드를 갖고 싶어 올해 ‘사진찍는 간호사’라는 이름을 특허청에 상표를 출원했습니다.

Q. 개인 사진전을 연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주제의 사진전인가요?

A. 응급실에서 근무하던 도중 코로나19가 대구·경북지역을 초토화했을 때, 지원해서 경북 문경으로 의료지원을 나갔습니다. 문경생활치료센터에서 근무하면서 의료진들이 코로나19와 싸우는 숭고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게 됐고, 이 모습들을 일반 국민들에게 알리고 싶어 사진 개인전을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제목은 <코로나 바이러스 최전방에 뛰어든 간호사가 본 시선>이며 오는 6월 26일부터 7월 5일까지 인사동 마루아트센터에서 진행됩니다. 많은 분이 오셔서 봐주셨으면 합니다.
 

Q. 렌즈를 통해 본 한국 간호사의 현재 모습을 평가해 본다면?


A. 우리나라 간호사의 모습에 대해 얘기하면 정말로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그중에서 ‘인식’에 대해 얘기하고 싶습니다. 예전에 비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우리나라 간호사는 외국보다 아직 사회적 인식이 평가절하돼 있습니다. 정말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환자를 위해 자기를 희생하며 열심히 일하는데, 일부 환자 보호자들은 아직 간호사분들을 ‘아가씨’, ‘언니’로 낮춰 부르거나 쉽게 폭언과 폭행을 하십니다. 이러한 평가절하된 인식을 개선하고자 간호사의 사진을 찍는 간호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향후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

A. 앞으로도 응급실에서 계속 일을 하면서 임상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일하면서 아직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간호사의 숭고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습니다. 원래 계획은 작년 10월쯤 아랍에미리트로 파견근무를 떠나는 것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무산되었고 이 기회에 공부를 좀 더 해보고 싶어서 대학원 진학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공부와 더불어 ‘사진 찍는 간호사’로도 계속 활동할 예정입니다.
Q. 1년 미만의 신규간호사 이직률이 굉장히 높습니다.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A. 가장 중요한 것은 일과 개인 삶을 철저히 분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퇴근하면 병원에서 무슨 일이 있었든 간에 다 잊고! 온전히 나 자신을 위해 좀 쉬고 힐링하는 시간이 필요해요. 고생한 나를 위한 적절한 보상도 중요하고요. 저의 경우에는 입사 첫 6개월 동안은 병원 시스템을 익히는 데에 초점을 뒀고, 6개월 이후부터는 질병 관련 공부를 했습니다. 질병 관련 공부하는 데 큰 도움이 됐던 것은 미국 간호사 면허인 NCLEX였습니다. NCLEX를 통해 정말 실용적이고 환자에게 제일 필요한 first action과 질병의 전반적인 공부를 하게 됐습니다. 또 일 잘하는 간호사의 공통점은 환자 처방에 대한 이해가 완벽하다는 것입니다. 일하면서 그저 기계적으로 오더를 수행하는 게 아니라 이 처방이 왜 났고, 이 검사가 왜 진행하는 등 환자 치료에 대한 이해가 완벽히 되어야 합니다. 처음에는 좀 어려울 수 있지만 늘 궁금증을 갖고 찾아보고, 처방 낸 주치의에게 이 검사를 왜 진행하는지 물어보는 등 여러 방면으로 고민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성장한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Q. 간호사에게 요구되는 소양이나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A. 요즘 시대에 비추어 봤을 때 간호사에게 요구되는 소양과 자질은 사명감과 책임감이라고 생각합니다. 병원 안에서도 환자를 볼 때 내가 전문직으로서의 책임감으로 환자를 care하고 병원 밖이나, 국가적 차원에서 간호사의 도움이 필요할 때 사명감을 가지고 환자를 위해 힘쓸 수 있는 인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저에게 다시 한번 코로나 위험 지역으로 의료지원 의사를 묻는다면 1초의 망설임 없이 지원할 것입니다.

Q. 마지막으로 어떤 간호사가 되고 싶으신가요?

A. 전 세계적으로 감염병이 퍼지고 있는 지금, 많은 간호사분께서 국민들과 우리 간호사들에게 간호사로서 사명감이 뭔지, 전문직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시고 계셔서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저도 그분들을 잇고 다른 사람들에게 동기부여가 되는 간호사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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