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인권으로 한 걸음』은 폭력의 시대를 건너는 아이들에게 어른들이 들려줘야 할 새로운 대답과 25년차 보건교사인 저자의 체험과 문제의식, 그리고 노하우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성 인권 교육서이다.

이 책이 지향하는 성 인권 교육은 아이들을 성적 자기결정권이 있는 주체로 인정해 그들이 마음으로 잘 받아들이게 하고 자신과 타인의 성 인권을 존중하게 하며, ‘피해자 되지 않기’가 아닌 ‘가해자 되지 않기’에 초점을 맞춘다. 

아이들을 변화시키기 전에 먼저 변해야 할 것은 어른들이다. 특히 교사나 학부모의 성 인지 감수성은 교육을 통해 아이들에게 내면화되므로 그들의 성 인권 인식 개선은 매우 중요하다. 이 책이 학교의 현실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성 고정관념, 성차별, 성폭력, 성 문화를 심도 있게 다루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이들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성 고정관념이 팽배하고, 성차별이 만연하며, 성범죄자를 제대로 처벌하지 않는 우리 사회의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 어른들의 인식이 변할 때 비로소 아이들이 피해자와 가해자로서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으로서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책은 아이들을 위한 책이기 이전에 어른들이 자신을 먼저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다. 엄주하 지음, 을유문화사 펴냄, 364쪽,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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