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란, ‘도와주거나 보살펴주려고 마음을 쓰는 것’을 말하며 영어로는 돌봄이나 보살핌을 뜻하는 ‘Care’로 흔히들 번역한다. 학자들은 ‘나와 남의 요구(needs)와 바람(wants)을 충족시켜주는 일’ 또는 ‘다른 사람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을 배려라고 말한다. 이 같은 의미로 볼 때 배려란 사람을 중심에 두고 돌보고 보살피는 일이다. 이를 통해 타인의 성장과 자신의 성장까지 이루는 것을 뜻한다. 다시 말해 누군가를 돕기 위해 하는 생각과 행동이 결국 자신의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배려라 할 수 있다.

간호의 정신이 돌봄(Care)이라는 점을 놓고 보면 배려라는 단어가 간호사들에게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에 상륙한 지 4개월여의 시간이 지나면서 간호사들이 더욱 지쳐가고 있다. 여기에다 이태원 클럽 발(發) 코로나19 확산로 지역사회에 퍼지면서 피로 누적과 감염 우려 등 심리적 부담마저 커지고 있다.
 
이제 더위와도 한바탕 전쟁을 치러야 한다. 코로나19 첫 환자가 나온 것은 지난 1월은 겨울이었다. 하지만 곧 본격적인 여름철로 접어든다. 특히 코로나19 최전선에서 환자 치료에 전념해 온 간호사들은 한겨울에도 방호복 탓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제 코로나19와의 기나긴 싸움에서 간호사들이 또 다른 복병을 맞게 됐다.

간호사들은 방호복 입는 시간에 식사도 거른 채 물도 먹지 않는다. 가능하면 대소변을 안 보기 위해서다. 혹여나 대소변을 참지 못하고 화장실에 가게 되면 방호복을 벗어야 한다. 또 방호복을 한번 벗으며 다시 쓸 수 없고 이로 인해 동료에게 일이 전가되기 때문에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오늘도 대소변을 참아야 한다. 아니 참을 수밖에 없다.

끝도 모르는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이기는 길은 이처럼 지쳐가는 간호사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지난 12일 제49회 국제간호사의 날(International Nurses Day)을 맞아 코로나19 현장에서 소명을 다하고 있는 간호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한 바 있다. 그러나 이제는 그냥 감사(thank)가 아니라 ‘간호사는 누가 간호하느냐’는 현장 간호사의 절규처럼 이들을 보호하고 배려하려는 정부의 정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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