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인의 당뇨병 발병에 영향을 주는 유전적 원인이 규명됐다.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유전체센터는 제2형 당뇨병 발병에 영향을 주는 61개 신규 유전요인을 발굴해 이 분야 최고 학술지인 네이처(Nature, IF 43.07) 2020년 5월 호에 게재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약 9.8만 명), 중국(약 9.6만 명), 일본(약 19만 명) 3개국 중심으로 약 43만 명의 유전체 정보를 분석해 당뇨병 유전요인과 특성을 규명했다. 이는 동아시아인 대상 연구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기존 유전체연구의 약 80%는 서양인 중심으로 수행되어, 동아시아인에 적용하는 경우 당뇨병 등 질병 예측의 정확도가 50% 수준까지 낮아지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따라 동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유전체연구의 필요성이 대두됐는데, 이번 연구는 규모면에서 서양인 대상 연구와 대등한 수준이다.

연구결과 동아시아인 당뇨와 관련된 61개의 유전요인을 새롭게 발굴했다. 특히 신체의 알코올 신진대사에 관련돼 있으며, 알코올(술)의 부산물인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하는 효소인 알데히드 분해요소2(ALDH2) 유전자는 남성 특이적으로 당뇨병에 영향을 주었다.

ALDH2는 알코올 분해효소로 남성에서 빈도가 높은 음주 등 생활습관과 상호작용하여 당뇨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예상된다.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유전체센터는 이번 연구결과로 미래의학인 환자 맞춤형 정밀의료 기반 정보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연구결과를 국립보건연구원이 보유한 인구집단 코호트 약 10만 명에 적용했을 때, 유전적으로 당뇨병 발병 위험이 큰 상위 5%의 고위험자는 나머지 일반인보다 당뇨 발병 위험이 약 3배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유전 정보는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게 되는 개인의 고유한 질병 위험인자이므로, 당뇨병 발생이 증가하는 40대 이전에 유전 정보를 이용해 당뇨병 고위험자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유전적 고위험자는 조기 발견을 통해 생활습관 중재 등 맞춤형 치료로 예방할 수도 있다.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 원장은 “이번 동아시아인 대상 당뇨병 유전체연구 성과는 국내 유전체연구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며 “그 학술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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