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인력이 부족하다는 얘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정부도 지난해 3월 간호인력 처우 개선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간호인력 부족사태를 해결하려면 간호인력에 대한 적정한 배치가 우선돼야 한다.

병원간호사회가 매년 발표하고 있는 ‘병원간호인력 배치현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간호사 평균 근무년수는 1년 이상에서 3년 미만이 22.3%로 가장 많다. 그럼에도 신규간호사의 이직률은 2014년 28.7%, 2015년 35.4%, 2016년 35.3%, 2017년 38.2%, 2018년 42.7%로 매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그 이유는 간호사의 높은 노동강도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은 간호사 1명이 평균 16.3명, 병원은 43.6명의 환자를 맡고 있다. 이는 미국(5.7명), 스웨덴(5.4명), 노르웨이(3.7명)과 비교해 적게는 3배 많게는 11배나 된다. 연봉이 2500만원이 안 되는 병원이 수두룩하고 3교대 등 격무에 시달리다 보니 그걸 감내할 사람이 적다. 열악한 근무 환경과 처우가 간호사를 병원 밖으로 내모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우리나라 의료법에 간호사에 대한 배치기준을 두고 있지만 사실상 사문화된 조항으로 전락된 지 오래다.

급기야 이도 모자라 간호사 10명 중 9명이 연장근로에 시달리고 있고 6명은 수당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게 오늘의 간호현장이다. 아무리 많은 인원을 매년 신규간호사로 배출하더라도 간호현장에 남지 못하는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제임스 뷰캔(James Buchan) 영국 퀸마가렛대 교수는 “간호사의 높은 이직율은 환자에게 부정적인 결과를 야기한다”고 말한다. 그는 “간호사에게 주어진 고강도 업무량과 열악한 근무환경은 의료사고 가능성을 높이므로 간호사의 이직을 줄이는 조치가 우선돼야 한다”고 충고한다. 대한간호협회도 19일 논평을 내고 간호사 이직 사유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간호인력 적정배치는 공염불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간호사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고 주 5일제 시행으로 충분한 간호인력 배치를 요구하다 오늘도 하늘에서 고공노성을 벌이고 있는 간호사도 있다. 그러나 정부는 국회에서 정책토론회나 간담회가 열리 때마다 공감한다는 뜻과 함께 해결책 모색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만 되풀이 한다. 이제는 정부가 보다 명확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 간호인력난에 대해 공감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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