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호복을 입고 처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를 처음 대면했을 때 미묘한 두려움이 갑자기 다가오는데 제가 이런 감정을 느낄 줄은 몰랐습니다. 안 무섭다면 거짓말이죠.”
대구지역 코로나19 경증환자 169명이 지난 12일부터 입소해 있는 전북 김제시 소재 삼성생명 전주연수소(생활치료센터)에서 환자 간호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김진선 간호사(28)는 환자를 첫 대면했을 때의 순간을 이렇게 말했다.
그가 대구·경북지역 코로나19 환자 간호에 지원한 것은 의료진이 부족하다 기사를 읽고 나서였다.
김 간호사는 “무섭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가야겠단 생각이 먼저 들었다”며 “막상 내려가는 기차 안에서는 정말 수많은 생각이 교차하면서 사실 좀 두렵기도 했다”고 당시 심정을 털어놨다.
그는 “선별진료소와 확진환자간호 파트를 선택해서 지원할 수 있었는데 자신의 내과 경력으로 실질적으로 환자를 가까이서 간호하고 싶어서 확진환자 간호파트로 지원하게 됐다”고 생활치료센터에 지원하게 된 동기에 대해 설명했다.
환자 간호 중 코로나19에 감염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대해서는 “안 무섭다면 거짓말”이라며 “하지만 함께 있는 환자들도 두려움을 느낄 것”이라며 “환자들 곁에는 언제나 자신과 같은 의료진이 있어야 하고 지금 자신이 마땅히 있어야 할 곳에서 해야 할 일을 하는 것 같아 하루하루가 힘들어도 도울 수 있다는 생각에 오히려 감사하다”고 말했다.
생활치료센터에서는 김 간호사 외에 5명의 간호사가 3교대로 근무하며 한 근무당 간호사 1~2명이 전체 환자를 간호한다. 환자 검체 채취는 의사와 함께 2인 1조로 방호복을 입고 들어간다. 그 외 시간에는 환자 라운딩을 돌고 필요한 환자는 활력 징후를 측정한다. 또 증상에 따라 약을 투약하고, 환자들이 호소하는 증상에 따라 적절한 간호중재를 시행하고 있다.
김 간호사도 입소한 환자들과 함께 격리생활을 한다. 쉬는 날을 비롯해 절대 외부로 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배달과 택배도 어려움이 따른다. 그럼에도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를 잘 알고 있기에 오늘도 김 간호사를 포함한 이곳 모든 의료진은 지침을 따르고 있다.
힘들고 어려운 점은 없느냐는 질문에 김 간호사는 “힘든 점은 한 번 검체 채취와 라운딩에 들어가면 3시간 이상씩 방호복을 착용하는데 땀이 흐르고 N95 마스크로 인해 볼과 콧등이 쓸려 아플 때”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간호사는 이 보호구가 자신을 지켜준다는 생각에 묵묵히 이겨내고 있다.
김 간호사는 “생활치료센터에서는 각자의 역할과 역량이 중요하다”며 “이곳에서 서류작업을 하고 환자를 간호하는 데 있어 자신이 가진 임상경험이 도움이 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하지만 아무래도 격리생활을 하다보니 환자들이 심리적으로 힘들어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이야기를 들어드리고 공감해주며 함께 이겨내고 있다는 사실에 지원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김 간호사는 아울러 “이곳에서 근무하며 자신 외에도 다른 의료진들의 노고가 크다고 느낀다”며 “지금 격리되어있는 분들도, 의료진도, 국민들도 많이 힘들겠지만, 함께 노력하면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