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안녕하세요 선생님^^인터뷰를 수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현재 근무하시는 근무지 소속, 진료과, 연차 순으로 말씀해주시면 됩니다.)

A1.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USC (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 대학병원 심장내과에서 근무하고 있는 10년차 Nurse Practitioner 입니다. 

 

Q2. 선생님께서는 간호사의 길을 선택하셨던 이유는 무엇이셨나요? 처음 신규간호사가 되고 난 후에 힘든 점도 많으셨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호사 하기를 잘했다 느끼셨던 적이 있으실까요?

A2. 솔직히 말씀드리면 안정적인 직장이 보장되는 학과에 진학 후 하고싶은 것을 마음껏 하라고 권유하신 부모님 덕에 간호대학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수학과 과학을 훨씬 좋아했던 100% 이과 브레인이었기 때문에 학과 공부, 실습을 하면서 은근히 잘 맞는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신규간호사는 힘들었지만, 전문의료인이라는 점, 그리고 꼭 필요한 인력이라는 점이 보람있게 다가와서 간호사를 하기 잘했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환자에서부터, 보호자, 호흡기치료사님, 물리치료사님, 의사 선생님 누구하나 빠짐없이 늘 담당 간호사를 찾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힘들지만) 느꼈습니다. 

 

Q3. 선생님께서 미국간호사가 되기로 결정하셨던 이유는 무엇이셨나요? 그리고 실제 미국에서 간호사로 근무하시면서 선생님께서 느끼시는 한국과 미국의 업무 또는 근무 환경의 차이는 무엇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A3. 지금 생각해 보면 20대의 철없음과 무모함이었던 것 같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미국간호사가 되겠다는 핑계로 도망을 온 거였어요. 사실 병원에서의 간호사 대우는 좋았습니다. 하지만 그만큼의 업무량이 있었고, 또한 사회초년생으로서의 사회생활의 미숙함, 그리고 아직까지 한국 사회에서 가지고 있는 간호사의 이미지 또한 불만족스러웠던 것 같아요.

 

한국과 미국의 근무 환경의 확실한 차이 중 하나는 공과 사의 구분 같아요. 미국에서는 근무를 같이 하는 동료가 아무리 친해도 역시 동료, 라는 구분이 있어서 오히려 편한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미국에서 결혼식을 할때 직장동료를 초대하지 않더라도 이상한 게 아닌 것처럼, 퇴근 후거나 휴가 중일 때는 절대적으로 그 시간을 존중해 주는 것도 차이점인 것 같아요. 

 

Q4. 현재 심장내과 NP로 근무하시는데, 심장내과 NP는 정확히 어떤 일을 하며 어떻게 하면 NP가 될 수 있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A4. 저는 Family NP 전공이기 때문에 , 외래클리닉을 맡아서 주로 진료 보는 일을 합니다. 고혈압, 고지혈증 관리에서 부터 판막/심장혈관 시술 컨설팅, 그리고 저희 병원 타부서에서 수술 전 심장검사 의뢰를 주로 맡고 있습니다. NP 대학원 졸업 후, 한국 중환자실 1년 경력 외에는 따로 심장과 경력이 없었고, 현재 병원에서 트레이닝을 토대로 지금 자리까지 올수 있었습니다. 

 

Q5. 선생님께서 그동안 간호사로 근무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5. 이 질문을 받을 때면 꼭 생각나는 에피소드는 사고친 에피소드입니다. 일하는 루틴이 있어서 환자의 알레르기는 꼭 먼저 확인 후 처방을 하는데, 그날따라 전자기록시스템도 다운이 되어서 저의 루틴이 깨진 하루였어요. 헬리코박터균이 나왔다는 검사 결과 듣기 위해 온 환자 진료중이였는데, 또 온 가족이 다 헬리코박터 양성이였어요.  그래서 온가족에서 동일한 항생제를 처방해줬는데, 같은 약이니 페니실린 알레르기가 있던 아빠 환자는 생각 없이 복용을 한거죠. 약국에서도 사실 한번 걸러주는데, 아마 약국도 온가족 (히스패닉 6명의 대가족이었어요) 처방전을 챙기느라 알레르기가 누락되지 않았나 싶어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알레르기 반응은 두드러기였어요. 이틀 후에 아빠환자가 다시 진료를 보기 위해 왔는데, 본인은 도저히 왜 두드러기가 낫는지 모르겠다는거에요. 챠트를 확인하니 페니실린 알러지라고 딱 써있는게 아니겠어요! 아나필락시스 반응이였으면 어쨌을까 심장이 철렁했어요. 사과를 몇 번이나 했는지. 저 때문에 환자 고생을 시켰잖아요. 그 후부터는 절대 알레르기를 빠뜨리지 않고, 알레르기가 없다고 해도 '페니실린 알레르기 같은 거 없으시죠?'라고 묻는 버릇이 생겼어요. 

 

Q6. 선생님께서 근무하시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며 어떠한 방법으로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A6. 간호사 때와는 다르게 NP 로써는 확실히 책임감이 무겁다는 점이에요. 요즘에는 환자들도 인터넷으로 검색까지 마치고 오시기 때문에 본인병명에 대해서 웬만한 지식을 다 갖고 있어서, 가장 좋은 치료 대책을 세워드리기 위해 늘 새로 나오는 가이드라인을 숙지하고, 학회참석도 게을리 하지 않는 방법밖에 없는 것 같아요. 또 성격상 일이 미뤄지는 걸 참을 수 없어서 그날 일을 그날 끝내야 하는데, 사실 외래 NP 의 일은 연속적이라 끝이 없어요. 그래서 우선순위를 정해두고 일과 삶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도 연습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 이건 미국인들이 워낙에 잘 지키는 규칙이라 환경상 자연히 극복이 되었던 것 같아요. 

 

Q7. 미국에서의 생활은 어떠하며 정착하기까지 간단한 과정(적응하기 어려웠던 점 또는 반대로 일상에서 즐거움)에 대해서 말씀 부탁드립니다.

A7. 미국에서의 생활은 NP로 일하고 있다는 점 외에는 한국에서의 생활과 비슷한것 같아요. 출근과 육아를 꿋꿋이 견뎌나가고 있는 워킹맘의 생활입니다. 다만 위에서 언급 드렸던 것 처럼 , 공과 사의 구분이 명확하고, 가정 중심의 미국 문화로 인해, 휴가를 낸다던데 아이 픽업을 가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눈치보는 일이 아니라 당연한 일임이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타지에서 다른 가족 하나 없이 처음 육아를 한 것은 어려웠고 하지만 또 반대로는 근무 외 시간은 우리 세 가족에게만 오로지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던 면도 있었던 것 같아요. 

 

Q8. 선생님께서는 2020년도에 <우리는 미국 전문간호사입니다> 라는 책의 집필에 참여하셨습니다. 어떠한 계기로 책을 쓰시게 되셨는지와 책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8. NP에 관한 질문을 많이 받기도 했고, 같이 책을 집필한 동기 작가분들과 저 또한 하지 않아도 될 고생을 많이 해서, 도움을 드리고 싶어서 블로그를 같이 시작했었어요. 또한 똑 부러진 한국간호사분들이 임상을 자꾸만 떠나는 것도 속상해서 혹시 NP라는 것을 알려드리면 간호의 길을 계속 가시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있었어요. 블로그에 같은 질문이 반복적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고, 거기서 Q & A 형식의 책 아이디어가 나오게 되었어요. 개인적으로는 그당시에 육아 5년 차 시점이었는데, 누구의 엄마가 아닌 다시 오로지 '정재이'라는 이름으로 무언가를 하고 싶었는데, 시기가 딱 들어맞았던 것 같아요. 

 

Q9. 미국간호사를 꿈꾸고 있는 간호학생, 간호사분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이 있으신가요?

A9. 지금 꿈꾸고 있는 것이 미국생활인지 ' 미국간호사'인지를 꼭 생각하셨으면 좋겠어요. 간호사 본질의 역할은 한국이든 미국이든 같거든요, 업무량과 대우의 차이는 있더라도 일 자체는 같아요. 또한 만약 미국간호사가 되기 위해서는 미국 문화에 스며들여야 한다는 생각도 안 하셨으면 좋겠어요. 환자와 동료를 이해하기 위해 미국 문화를 이해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거기에 나 자신을 끼워맞출 필요는 없어요. 저는 NP 라는 직업만 좋지, 그 외에는 세상 한국스러운 삶을 살고 있어요. 미국에서는 이런 인종의 다양성도 존중을 해주고, 존중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여기고 있어요. 

 

Q10. 선생님의 앞으로 계획과 최종 꿈은 무엇인가요? (장단기 등 간단하고 소소한거라도 말이죠.)

A10. 저는 ESTJ 라서 늘 계획을 세우는데요. 일단 NP 슈퍼바이저 역할을 맡은지 얼마 안 돼서 단기계획으로는 리더역할의 공부입니다. 그래서 병원 내 타부서 리더분들과 NP 만을 위한 행사/파티를 진행하고 있고, NP 주체의 학회도 시작해 보는 것이 계획이에요. 소소한 올해 목표로는 테니스를 배우는 것, 또한 책을 계속 쓰고 싶은 야심찬 목표도 있습니다. 단기 계획에는 강한데 장기 계획에는 약한 편이에요, 장기계획에는 늘 건강과 가족이 있는 것 같아요. 단기 계획을 계속 잘 세우고 수정하고 실천하다 보면 끝도 좋을 것이라고 믿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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